[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을 찾아서] (3) 사천 토마토피아 강종석 대표

"관행 농업을 탈피하고 싶었습니다. 차별화된 농업을 하려고 연구와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1일 열린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사천 '토마토피아' 대표 강종석(55) 씨.

1993년 귀향한 강 대표는 본격적인 농사에 앞서 농촌 적응과 관행 농업 탈피를 위해 하나하나 준비했다. 마을 이장을 맡아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한편, 사천농업기술센터에서 기초적인 컴퓨터 교육과 전자상거래 교육 등을 받았다.

강 대표가 본격적으로 전자상거래에 뛰어든 지 약 8년째. 지금 토마토피아에서 생산하는 토마토 거래의 65%가 전자상거래로 이루어진다.

높이 6.5m의 비닐온실에서 강종석(오른쪽) 씨 부부가 토마토를 살피고 있다. /김구연 기자 

"전자상거래는 특히 소비자 신뢰가 중요합니다. 상품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바로 리콜을 합니다. 또, 홈페이지·블로그·카페·카카오스토리 등 SNS를 이용해 고객과 소통하고 농장 현황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결국 '소통'이 중요하죠."

강 대표의 부인 문경자(53) 씨는 틈틈이 토마토가 자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려 소식을 전한다.

토마토 포장 상자 한 면에는 강 대표 부부 사진이 큼지막하게 있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부부 사진을 넣어 디자인했다.

전자상거래와 더불어 강 대표가 관행 농업을 탈피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양액재배이다. 양액재배란 작물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수용액으로 만들어 공급, 재배하는 방법이다.

"부모님이 토경재배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작다 보니 생산량도 적고 경쟁력이 없었죠. 그대로는 농촌에서 사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재배방법을 고민하고 문의하다 양액재배를 접하게 됐습니다. 도 농업기술원에서 2년간 교육 받았죠. 전문가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한 것이 성공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현장에서 양액 재배 방법을 보고 '토마토에 필요한 기술'이라고 확신했다. 네덜란드 연수도 2번 다녀왔다. 이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적용했다.

토경재배는 수확기간이 4개월 정도에 불과하지만, 하우스 안에서 양액재배하면 9~10개월 동안 수확할 수 있다. 그만큼 수확량이 늘어난다.

2007년 온실을 지었다. 유리온실과 비닐온실 중 비닐온실을 선택했다. 시설비 때문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비닐온실에 비해 유리온실은 3배가량 시설비가 많이 들었다. 비닐온실의 단점은 높이였다.

"당시 비닐온실은 이 정도(6.5m)로 높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태풍 때문이죠. 하지만, 4계절 수확을 다 하려면 온실이 높아야 합니다. 낮으면 공기 유동이 되지 않습니다. 일본에 견학도 하고 고민도 많이 했죠. 결국, 지금의 모양·높이로 결정했습니다."

강 대표의 부인 문경자 씨는 토마토가 자라는 모습을 틈틈이 사진으로 찍어 SNS에 소식을 전한다.

주위에서는 사천에 바람이 많이 분다며 1m만 낮추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생산량에서 엄청난 손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높이를 유지하는 대신 바람에 잘 견딜 수 있는 형태로 제작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온실을 유지하고 있다.

강 대표는 토마토를 '코코 슬라브'에 심는다. 코코 슬라브는 야자수 열매껍질을 가공해서 만든 것으로, 재배가 끝난 폐 슬라브를 처리하는 비용이 들지 않아 생산비 부담을 덜 수 있다.

강 대표는 관행 농업 탈피를 위해 농업 경영 컨설팅도 3년간 받았다. 국가보조 50%, 자부담 50%로 재배와 경영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배웠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e비즈니스를 접하고 농촌진흥청에서 3년간 배웠다. 하지만, 그걸로 만족하지 않고 강 대표는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 농촌진흥청의 마케팅·재배 교육을 1년에 최소 2~3회 꾸준히 받는다. 농업 마이스터 대학에도 2년째 다니는 중이다.

농업기술센터 등과의 유기적인 관계, 그리고 끊임없는 교육과 기술 도입을 강 대표는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강 대표의 시설하우스 경영 규모가 다소 작은 것이 약점이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온실을 이용한 양액재배로 수확량을 늘리고 전자상거래로 유통체계를 개선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전자상거래로 판매하면 도매시장을 통하는 것보다 40% 정도 수익이 높다.

현재 강 대표는 520㎡(1600평) 규모 온실에서 연간 160t가량의 토마토를 생산, 전체매출이 4억 원에 달하고 있다. 소득의 10% 정도는 매년 재투자한다. 강 대표는 앞으로 농장 규모를 2300㎡(700평) 정도 더 늘리고, 전자상거래 비율도 90%까지 올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강 대표는 현재 사천시 사이버연구회 회장, 한국 사이버농업인 중앙연합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추천이유

△ 장상권(사천시 농업기술센터 원예특작담당) 씨 = 토마토피아 강종석 대표는 배움에 대한 욕구가 많고, 시대적인 흐름을 잘 파악해서 농업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농작물에 정밀하게 정성을 다해 제품화해 상품성을 최상으로 유지하려는 마케팅 마인드가 뛰어납니다. 많은 농가에 성공 모델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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