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 김종완(34)·강우미(32) 씨 부부

창원 성산구 상남동에 사는 김종완(34)·강우미(32) 씨 부부는 지난 2010년 결혼했다. 햇수로 3년차 부부다. 이 부부는 오는 8월 만날 건강한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이 한참 설레는 부부가 처음 만난 것은 10년 전, 2002년 9월이다.

"아내가 2002년 같은 과로 편입하면서 얼굴을 처음 봤지요. 당시 교수님이 과제를 내주면서 6명씩 묶어 한 조를 만들어줬는데, 아내와 같은 조가 됐어요. 좋은 감정이 생긴 것은 그때부터입니다."

종완 씨 보기에 우미 씨는 여성스럽고 예쁜 사람이었다. 함께 과제를 준비하면서 봐도 매사 맡은 일을 열심히 처리했다. 처음에는 낯선 친구 정도였던 우미 씨에게 점점 좋은 감정이 생겼다. 눈에 자주 띄었고 그만큼 마음은 다가갔다. 하지만, 종완 씨는 선뜻 나서지 못했다. 차라리 가까이서 자연스럽게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았다. 괜히 고백을 하다가 오히려 더 멀어질 수 있겠다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드러내지 못했다 뿐이지 일단 생긴 마음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짝사랑은 그렇게 시작됐다.

"고백할 생각은 없었어요. 더 어색하고 멀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래도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계속 신경을 썼지요."

   
 

상대가 전혀 선물 또는 관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범위에서 계속 신경을 쓰는 것. 종완 씨가 구상한 전략(?)은 그 정도였다. 음료수를 종종 사준다거나 필기구를 써보라고 준다거나 상대가 부담 없을 물건을 편하게 건네곤 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면서 종완 씨와 우미 씨는 서로 편한 관계가 됐다. 거기까지는 종완 씨가 바랐던 것이었고, 문제는 한 발 더 나가야 하느냐 마느냐였다. 이를 선택할 계기는 느닷없이 생겼다.

"함께 밥을 먹었지요. 아내는 물냉면을 먹고 저는 비빔냉면을 먹었어요. 마침 아버지 차를 빌릴 수 있어서 함께 차를 타고 가포(창원시 마산합포구)에 갔지요. 그리고 차를 한 잔 했습니다."

도심지를 벗어난 카페 분위기가 좋았다. 마침 카페에는 종완 씨가 좋아하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영화 〈약속〉에서 제시카(Jessica)가 불렀던 'good bye'. 종완 씨는 분위기에 취해 그만 묵혔던 마음을 고백하고 만다. 그렇게 갑자기 고백하고 어색했던 종완 씨는 화장실로 잠깐 자리를 옮겼다.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입 주위를 보니 비빔냉면 양념 때문에 붉어져 있더라고요. 이 사이에도 고춧가루가 끼어 있고…. 그렇게 어렵게 고백을 했는데 많이 황당했어요."

조금 어색하게 둘은 헤어졌다. 우미 씨는 바로 답을 주지는 않았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지나서 우미 씨와 종완 씨는 진주에서 만났다. 진주는 우미 씨 본가가 있는 곳이기도 했다. 종완 씨는 처음 고백한 날짜와 우미 씨가 마음을 받아준 날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내가 만나자고 해서 진주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받아주더군요. 딱히 내세울 것은 없어도 결격 사유도 별로 없었나 봐요. 늘 학교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하고 그러다 보니 마음을 열어 준 것 같습니다."

편한 선·후배 관계가 연인으로 바뀌었지만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종완 씨와 우미 씨는 대부분 시간을 함께 공부하며 보냈다. 2005년까지는 함께 공부하고 2006년부터는 우미 씨는 서울, 종완 씨는 창원에서 공부했다. 안부는 주로 전화로 주고받았다.

"연애 기간이 8년 정도면 상당히 긴 편인데, 실제 연애 기간은 길지 않아요. 따로 공부했을 때는 2주에 한 번 정도 만났고요. 오히려 그래서 오랫동안 사귈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오랜 연애 기간은 결혼을 생각하게 했다. 비슷한 가정환경 덕에 양가 부모님도 불편한 감정 없이 둘이 합치는 것을 쉽게 받아들였다. 종완 씨 아버지는 교육자, 우미 씨 아버지는 교육 공무원이었다. 게다가 서로 한 다리 정도 건너면 아는 사이였다. 종완 씨와 우미 씨 연애는 자연스럽게 결혼을 전제로 한 것처럼 됐다. 시험을 준비하던 종완 씨와 우미 씨는 둘 중 한 명만 자리매김하면 바로 결혼을 진행하자고 약속했다.

2010년, 종완 씨는 그해 3월 정식 교사 발령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 결혼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 2010년 4월, 종완 씨와 우미 씨는 결혼을 한다. 교사 발령받자마자 결혼부터 준비한 셈이다.

"목표는 빨리 아이 한 명 더 낳아서 식구 4명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내와 늘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내보다 욕심이 많은 편인데, 큰 욕심 내지 않고 행복하게 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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