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배종갑 (주)비티엑스 대표이사

(61) (주)비티엑스(BTX) 대표이사는 3년 전부터 경남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여성취업지원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최근 '퍼플잡'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퍼플잡(유연근무제)'은 직역하면 '보라색 일자리'로, 파란색과 빨간색이 만나면 보라색이 만들어지듯이 가정과 일이라는 두 영역이 양립할 수 있게 하는 일자리를 뜻한다. 직장인들이 육아, 임신 등의 이유로 근무 시간과 형태를 조절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 출퇴근제', 일을 몰아서 하고 나머지는 가정을 위해 쓰는 '집중 근무제' 등이 그 예다.

일과 가정 모두 지킬 일자리 창출

배 대표이사는 태림산업(주), 현대산기(주), 동산전자, 대건테크, 솔엠시스텍(주) 등과 함께 경력 단절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2011년 여성가족부 공동협력사업인 '퍼플잡' 확산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그는 분기마다 여성 취업과 관련한 회의를 연다. 경남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차원에서 정책을 입안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모델 등을 만들어나가는 작업이다.

배종갑 (주)비티엑스 대표이사/우귀화 기자

배 대표이사는 "출산, 육아기를 거친 여성 노동자가 육아, 직장을 병행해서 일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퍼플잡'은 유능한 경력 단절 여성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질적으로 더 향상되고 튼튼한 것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비티엑스에서는 현재 식당에서 근무할 여성 노동자를 출퇴근 시간을 조정한 형태로 채용할 계획이다. 여성 노동자가 아이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낸 후 출근할 수 있게 오전 10시에 출근하고 오후 7시에 퇴근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비티엑스는 어떤 회사일까. 지난 1987년부터 차단기, 변압기 등의 중전기 밸브를 제조해 국내 시장을 석권했고, 최근에는 미국, 러시아, 일본, 대만 등 4개국에 밸브를 수출하고 있다. 국내, 국외 통틀어 한해 매출이 70억 원에 이른다.

경남대 무역학과 72학번인 배종갑 대표이사는 창원공단의 한 회사에 수출입 관리담당으로 입사해 관리과장으로 일을 하다가, 밸브 기술자와 함께 특수 밸브 회사를 세웠다. 밸브 시장이 종류가 다양하고 규모가 크다고 판단, '블루오션'을 찾아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기술 개발을 하던 초창기에 어려운 상황을 겪으며 혼자서 회사를 운영해야 했다. 경영도 경영이지만 기술 영업을 위해선 기술 연마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최근에는 큰딸을 해외영업 담당으로 영입해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 대표이사는 '명품 경영'이 지금의 비티엑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명품 경영'이라는 말이 흔하디 흔한 말이 됐지만, 15년 전부터 회사 사훈을 '명품 경영'으로 정해서 쓰고 있다. 명품 사원이 만든 명품 제품이 명품 회사를 만들어서 사회에 봉사를 하자는 뜻으로 정한 것이다."

이업종 교류는 중소기업 생존에 필수

배종갑 (주)비티엑스 대표이사/우귀화 기자
배 대표이사는 경남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여성취업지원협의회 회장뿐 아니라 사단법인 중소기업이업종 경남연합회 회장, 경남범죄피해자보호센터 부이사장, 경남경총노사대학 동문회 회장 등의 직함으로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009년부터 주력하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이업종 경남연합회 회장 활동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참 약하다. 경제가 나빠지거나 하면, 쉽게 경영이 악화한다. 그런 약한 구조에서 서로 다른 업종끼리 기술 융·복합을 하면 새로운 강한 재질의 기술이 탄생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소기업이업종 경남연합회는 19년째 융복합 사례 발표, 토론회, 전시회 등을 열어 서로 자극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애쓰고 있다.

배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 기업만의 특징을 가질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현재 중소기업 대부분이 대기업 납품협력회사로 형성돼 있다. 당연히 대기업이 납품회사를 다른 회사로 바꾸면 금세 어려워지게 된다. 지속적으로 중소기업이 발전하려면 자신만의 것을 갖고 있는 회사로 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튼튼한 중소기업이 많아야 질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중소기업 지원도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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