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11시 콘서트' 새로운 몸짓들…더욱 다채로워지는 '오전 음악회'

도내 문예회관 '11시 콘서트' 전성시대가 열렸다. 김해문화의전당, 창원 성산아트홀 등 기존에 운영해 오던 곳은 물론, 창원 3·15아트센터가 잠시 접었던 것을 다시 부활하고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이를 도입했다.

저마다 '미래 관객 개발'과 '지역 내 새로운 문화 향유 기회 제공' 등 다양한 이유를 내세우는 '11시 콘서트'들. 이들 프로그램의 공연장별 특색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운영되며, 이를 재밌게 즐기는 방법은 뭘까?

지난 2004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처음 시도돼 지역 문예회관으로 점차 이식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도내에서는 2005년 개관한 김해문화의전당이 '아침의 음악회'로 첫선을 보였다.

이를 창원 성산아트홀이 '모닝콘서트', 2008년 개관한 3·15아트센터가 '브런치 콘서트'란 이름으로 속속 도입했다. 완전한 정착까지는 3년이 걸렸다.

하지만 이도 잠시, 3·15아트센터가 지난 2010년 브런치 콘서트를 내렸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서다. 연주자 섭외보다 '브런치'라는 이름에 걸맞게 매번 외부에서 식음료를 들이는 데 따르는 비용 부담이 컸다.

이랬던 3·15아트센터가 올해 '해설이 있는 아침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콘서트를 부활시켰다. '브런치'를 빼고 순수 음악회만으로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까지 정기기획공연 외 마케팅에 소극적이던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이 '리버뷰(River view) 모닝콘서트'를 신설했다. 다시 도내에 '11시 콘서트'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달 17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리버뷰 모닝콘서트'. /경남문화예술회관

이들 공연장이 선보이는 11시 콘서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과 창원 3·15아트센터가 일반적으로 유럽에서 '마티네 콘서트'라 불리는 낮 공연인 반면, 김해문화의전당과 창원 성산아트홀은 '브런치 콘서트' 개념이다. '브런치 콘서트'는 '마티네 콘서트'에 간단한 다과와 커피 등이 곁들여진 데 따른 신조어라고 볼 수 있다.

도내 마티네 콘서트들은 무료다. 반면 브런치 콘서트는 유료다. 김해문화의전당이 1만 8000원, 창원 성산아트홀이 1만 5000원이다. 유료 공연만 있던 예전에 비하면, 관객 선택 폭은 더욱 넓어졌다.

유·무료의 차이는 연주단체와 다과의 유무에서 차이가 난다. 마티네 콘서트가 창원시향 또는 실력있는 도내 연주단체를 바탕으로 꾸려진다면, 브런치 콘서트는 서울 등에서 활동하는 인기 있는 연주자들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인기 연주자들과 다과를 내놓으면서도 브런치 콘서트 티켓 가격이 2만 원을 넘지 않는 것은 스폰서십 덕이 크다. 성산아트홀 모닝 콘서트는 동성모터스가, 김해문화의 전당 아침의 음악회는 최안과의원이 각각 협찬한다. 덕분에 순수하게 공연장을 찾는 유료관객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접할 수 있게 된다.

공연장별 특성도 제각각이다. 도내에서 11시 콘서트를 가장 오래 운영해 온 김해문화의전당은 시리즈별 구성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이러한 콘셉트가 많이 퇴색된 모습이다. 반면 클래식, 뮤지컬, 오페라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연주자들이 많이 찾는다. 다과로는 샌드위치와 커피 또는 녹차 등이 제공돼 간단히 점심 해결이 가능하다.

창원 성산아트홀 모닝콘서트는 정통클래식 특화로 이름나 있다. 양성원, 앙상블 새바, 색소포니스트 이정식, 조윤범 등이 단골 출연한다. 이밖에 필라델피아 콰르텟, 서울 스트링 콰르텟 등 실력 있는 실내악단을 통해 클래식의 맛과 멋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데 노력한다.

최근에는 아카펠라 레드소울, 방송인 이다도시가 전하는 샹송, 마당극 등 클래식 범주를 넘어선 색다른 시도도 눈에 띈다. 다과로는 성산아트홀 내 성산뷔페에서 커피와 쿠키를 제공한다.

   
 

창원 3·15아트센터 '해설이 있는 아침 음악회'는 창원시향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지역에서 활동하는 성악가 또는 정통 클래식 연주자 등과 연계해 깊이를 더한다. 음악회를 통해 지역 클래식 마니아층을 두텁게 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리버뷰(River view) 모닝콘서트' 역시 첫 무대를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전문 음악단체 공연으로 꾸미면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방점을 둔 편이다.

회관은 또 전국의 문예회관 중 유일하게 강변에 위치하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어둡고 딱딱한 공연장이 아닌, 남강이 보이는 로비에서 밝고 화사한 분위기 속에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공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도내 6월의 '11시 콘서트'>

△모닝콘서트 코아모러스의 탱고음악 '여인의 향기' = 12일 오전 11시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 균일 1만 5000원, 055-268-7900.

△아침의 음악회 '뮤지컬 갈라 박정표의 <빨래>' = 14일 오전 11시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 전석 1만 8000원, 055-320-1234.

△해설이 있는 음악회 '모차르트 음악이야기' = 26일 오전 11시 창원 3·15아트센터 소극장, 무료, 055-286-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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