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 이수경이 만난 사람-김채용 의령군수

6월 1일은 지난 2011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의병의 날’이다. 의령군은 국가기념일이 된 후 두 번째 의병의 날을 맞아 5월 초부터 준비에 한창이다. 김채용(63·새누리당) 의령군수는 호국 정신을 계승하려는 의병의 날의 의미에 큰 방점을 찍었다. 또 공장이 많이 들어서기보다는 전원도시, 자연도시로서 의령군이 전국적으로 사랑 받기를 원했다. 김 군수는 ‘토요애 유통’을 통해 싱싱한 산지 농산물을 외국에 수출하는 토대를 마련했고, 의령군을 사통팔달 도시로 만들고자 정부 계획보다 2년 앞당겨 2014년에 남부내륙철도를 착공할 수 있도록 동분서주하고 있다.

올해 초 ‘의병 정신 깃든 굿빙(good being) 도시’를 의령군 미래상으로 선포했다. 6월 1일 의병의 날 행사에 어떤 뜻이 담겨 있나.

김채용 의령군수./박일호 기자

“의령 초등 4~6년 학생들 600명으로 호국 의병 소년단을 만들었다. 호국 정신을 계승하자, 호국 정신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5월 30일 전야제에서는 의령 정암진 전투를 재연한다. 강변에 무대 설치하고 의병 모습을 연기한다. 관람객은 강 건너에서 의병 활동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정암진을 전적 성지화시켜 재연하는 건데, 강변을 관광화하는 거다. 그 옆에 백사장을 만들어 청소년 마당으로 활용한다. 자전거 도로도 다 돼 있다. 남강 줄기 정암에서 시작해 화정까지 마라톤 풀 코스도 개발하고 있다. 옛 땅도 살리고 뱃길도 살리면서 휴양 관광지, 나루터, 의병 얼 담는 교육장으로 의병 문화 발상지 메카를 만든다.”

‘토요애 유통’이 농산물 유통 선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농업 부분 계획은.

“의령군 농사 캐치프레이즈가 ‘생산은 농민, 판매는 군수’다. 판매하는 유통회사를 군수가 만들었다. 이름이 ‘토요애’. 산지 농산물을 생산해서 공급하는 데가 의령농협, 동부농협 두 군데다. 의령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들을 이마트 등 대형마트로 유통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가 500억 원이고 2015년까지 1500억 원 목표다. 점차 성공하리라 보고, 국외 수출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작년에도 올해도 ‘토요애’가 상 받았다. 의령 농산물은 오염되지 않고 싱싱하다는 걸 전국에서 알아준다. 파프리카, 새송이 버섯, 오이 등 물건이 딸릴 정도로 잘 나가고 있다. 그동안 진주, 마산 수출단지로 해서 국외에 수출했는데 의령유통센터 수출부로 유통하도록 전환할 계획이다. 의령 하우스를 유리온실로 바꿔 수출 전제로 한 농사로 전환시켜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또 하나는 농촌 노령화로 농사 못 짓는 노인이 있다. 실제 모내기를 하고 논을 가꿀 입장이 안 되는 70세 이상 농가엔 군에서 모를 만들어 갖다 준다. 모를 육묘로 해서 모체를 갖다 준다. 올해 처음 시작했다. 다음은, 축산 농가. 76개 축산 농가가 HACCP(식품위생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 받았다. 의령 칡한우는 위생적이고 관리 철저하다는 것 보여주고 있다. 돼지 농가는 문제가 있는데, 지엽적일 수 있지만 농촌 매력은 좋은 공기, 기분 좋은 상쾌함인데 돼지 축산 농가 똥 냄새 때문에 망치면 안 된다. 오염 없도록 해나가려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

김채용 의령군수./박일호 기자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어찌 돼 가고 있나.

“남부내륙철도 관련된 시·군은 경북 김천시, 성주군, 고령군, 경남 합천군, 의령군, 진주시, 거제시다. 7개 시군 합동으로 반드시 12월 대통령 선거 공약에 (조기 착공을)반영토록 하자고 건의하고 있다. 정부 계획은 2016년 착공인데, 당겨서 2013년 국가 예산에 설계비 넣어서 설계하고 2014년 전반기에 착공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왜냐 하면, 마산·창원 경남 중심으로 철도가 돼 있어서 의령에서 서울 가려면 대구 통해 갔다. 이번 남부내륙철도는 경남도 국책사업으로 해야 한다. 도에서 중앙에 건의했는데 국책사업으로 절실하게 말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7개 시군)가 절실한 거지. 2014년 착공하면 6년 만에 완공될 거다. 군 중에 섬 빼놓고 고속도로 안 난 곳이 의령이다. 이번에 (철도)들어오면 천지개벽 한다. 함안에서 서울 가려면 군북, 진주 거치지 않고 의령 타고 가면 바로 간다. 통일 대비해서도 평양까지 가려면 정 가운데를 관통하는 남부내륙철도 꼭 필요하다.”

행정구역 통합 문제로 경남이 시끄럽다. 통합 문제 어떻게 생각하나.

“가장 관심 있는 사항인데, 내 개인적인 문제나 공무원 입장에서 보면 통합 안 하고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나라 입장이나 지역 발전적으로 볼 땐 작은 한 지역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고 있지 않나 싶다. 행정 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 동질성, 역사성, 행정 생활이 같은 구역은 통합시키자, 의령의 경우 함안, 의령, 합천, 창녕과 통합해도 괜찮다. 옛날 아라가야권이다. 창녕은 대구권이라 하지만 4개 지역에 행정 수장도 나오고 국회의원 나오면 허례허식 없애고 적은 비용으로 지역 다스릴 수 있다. 농촌에 가뜩이나 손이 없는데, 도시나 농촌이나 문화사업도 해야 되고 체육사업도 해야 되고. 군 지역 도민체전 가봤자 함안 들러리 서는 것뿐인데 뭐. (잠시 생각하다가)창녕 빼고 함안, 의령, 합천만 통합해도 된다. 지금 함안이 창원과 합치려고 하는데, 창원은 지금 광역시가 돼야 한다. 내 생각엔 창원시는 진해 일부 부산으로 떼어 줘버리고, 함안은 독자적으로 하면 아무 꿇릴 게 없는데 뭐하려고 창원과 통합하려 하나. 집값 올리려고 하나? (함안은)그냥 독자적으로 있거나 의령, 함안, 합천을 합치는 게 훨씬 낫다. 함안이 창원 간다 하니까 나보고 의령은 어쩔 거냐고 그러는데, 함안 때문에 내가 스트레스 받는다. 창원은 지금 있는 것만 해도 포화 상태다.”

김채용 의령군수./박일호 기자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 생가를 개방하고 있는데, 이 회장 생가를 관광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접목시킬 방안은 있나. 지난해 10월엔 ‘의령 홀대하는 삼성’에 섭섭함을 표하기도 했는데.

“(삼성에)건의를 많이 했다. 근데 요즘 같아선 거기서 돈 1원 안 받은 게 잘했다 싶다. 형제 간에 싸우는 것 보니까 참…. 형이 바보든지 어쨌든지 형 보고 그런 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형도 동생한테 마찬가지고…. 군수가 돼서 생가 개방시키자 했더니 (삼성에서)개방 안하려 했다. 억지로 개방하게 됐는데, 주차장도 군에서 닦아줬다. 한 마디 반응이 없다. 홍라희(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부인) 씨 왔다갔다. 생가 문 열기 전에. 국가에서 왜 (지원)안 해 주느냐 그런 생각도 있는 것 같더라고. 대구에서도 이병철 생가를 살려 대구 제일모직 재단과 함께 대구 경제 활성화 모색할 생각이 있더라. 대구시장도 관심 갖고 대구 학생 투어도 하고 그랬다. 그것도 (삼성 지원 받는 데는)소용도 없고. 성우회(삼성그룹 관계사 퇴임임원 동호회)도 왔다가고, 전경련에서도 왔다가고 했는데, 삼성에선 반응이 없다. 아 이게 아니구나, 너무 구걸하다 보니 기분이 나빠지더라고. 에라 욕은 못하겠고.”

김채용 의령군수(좌측).

공약 사업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군정 계획은.

“공약사업은 53건이었는데, 8건은 완료됐고 54건은 추진 중이다. 인구 3만 명인 의령을 공장에서 연기가 나는 도시보다 전원도시, 교육도시로 만들 생각이다. 얼마 전에 관정 이종환 선생이 의령고등학교 수준을 높이라면서 한 달에 1000만 원 주던 장학금을 1000만 원 더 올려주겠다, 군수가 신경 써서 의령고 수준 높여라 그러더라. 지난 5월부터는 의령고에 1000만 원 더 혜택 준다. 의령고 학생 도회지 진학 많이 시키도록 노력할 거다. 현재 의령 학생 20~30%가 서울로 진학하고 있는데, 서울 4대 대학 진학 5~6명 선에서 20명으로 늘려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도지사 중도사퇴와 단체장 도미노 중도사퇴 문제에 대한 생각은.

“김두관 지사가 도지사 그만 두고 대선 출마한다고 하던데, 그 사람 인품 잘 안다. 인간성, 사회적인 면, 야망 알기 때문에 도지사 그만두고 간다 하는 것 찬성한다. 도지사 하다가 대통령 될 사람은 12월 선거 있으면, 국민들이 저 사람 할 만하다 싶다는 생각 한다고 판단되면 결단의 시점에 나가면 된다. 김문수 경기지사처럼 미리 그럴 필요는 없다. 경상도에서 대통령 출마하는 것 괜찮다고 본다. (도민이나 단체장들에게)하나의 희망 심어줄 수 있으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 도미노 사퇴는…저마다 높은 자리 하고 싶지만 자기가 판단해서 내가 재목이다 싶으면 나오고 안 된다 싶으면 스스로 나오지 말아야 한다. (도지사 선거에는)둘 정도 나오면 좋은데… 최근에 거제 도민체육대회 때 갔더니 마침 원탁에 누구누구 다 앉아 있어서 ‘야~ 이거 도지사 후보들 다 모였구나’ 내가 그래서 한판 웃었다.”

김채용 의령군수(좌측).

<일문일답-김채용 군수의 모든 것>

성격의 장단점은.

“일을 두고 그냥 가지 않는다. 단적으로 예전에 학교 숙제를 내줘도 다 해놓고 놀아야 했다. 단점은 일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주변 얘기 많이 들어야 하는데… 독선적이다 그런 말 듣는다. (미소를 지으며)공무원들이 ‘참, 갈구지도 못하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

술, 담배는 어느 정도.

“경남도에서 알아주는 술이었는데, (건강 때문에)요즘은 소주 반 병 정도. 전에는 소주 3병 먹었는데… 원래 (집에서)양조장 해서 담근 술 좋아하고, 집안사람 다 술 잘 먹는다. 담배는 29살 때 끊었다. 하나의 비밀인데, 오늘 비밀 다 털어놓네 하하. 내무부 있을 때인데, 윗사람이 찾을 때가 있다. 찾으면 빨리 가야 하는데 담배 피우느라 주변 사람들이 ‘없습니다, 어디 갔습니다’ 해야 되더라. 또 담배 피우고 윗사람한데 가면 냄새가 나고, 해서 윗사람이 싫어하겠다 싶어서 끊었다. 담배는 24살 때 처음 피웠으니까 4~5년 정도 피웠다.”

최근 읽은 책 중 인상 깊었던 책은.

“책은 많이 못 읽는다. 근래 읽은 것 중에선… 나는 역전을 좋아한다. 제일 감동 받은 책이 〈역전의 리더 검은 오바마〉. 악조건인데도 자기(오바마)가 전부 소화해서 엮어내는 것 보면 너무 감동적이다. 살아온 길이…. 특파원이 쓴 책인데, 역전, 꾸준히 자기 단점을 메우기 위해 노력했던 점이 감동적이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다산 정약용 선생. 공직생활 할 때부터 심취했고, 또 공무원은 그리 해야 되고. 공무원 직업 선택은 100% 만족한다. 9급 면서기 출신인데, 직업이 나쁘다 생각한 적 없다. 원래 꿈은 아니었는데. 꿈은…지금 얘기하기가… 파이다.”

취미와 특기는.

“운동을 좋아한다. 전공은 축구였고. 탁구, 정구, 야구, 배구. 구 자 달린 것 다 좋아한다.”

스트레스 해소법, 건강관리법은.

“건강 관리는… 탁구 치러 간다. 의령 남산초등학교 안에서 탁구 친다. 전국서 남산초 탁구 유명하다. 내가 후원자다. 화, 목요일 저녁 8시쯤 가서 한 시간 친다.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땐 술도 못 마시니깐 논둑에 한 시간 앉아 있으면 다 풀린다. 자연을 보러 나가는 게 최상책이지. 스트레스 풀려고 얘기하다 보면 더 스트레스 받게 되더라고.”

영화는 즐겨 보나.

“좋아하긴 한다. 의령에 극장이 없어서 못 본다.”

즐겨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사극 좋아한다. 사극 중에서도 멜로사극 좋더라. 〈해를 품은 달〉 좋더라. 왕조에 대한 이야기 다 좋아한다. 앞으로 의병에 관한 사극, 영화 만들면 좋겠다 싶다. 곽재우 장군 얘기. 의병의 날 행사 때 연극도 하고.”

가족, 형제관계는.

“아내와 아들 하나, 딸 하나. 둘 다 출가했다. 아들은 회사 다니다가 대학원 갔고, 딸은 전도사가 목표다. 사위는 목사. 둘 다 서울 산다. 그래서 필요 없어~. 우리 딸은 그래도 잘하는 편이다. 군수는 원래 종교 없다. 전통적으론 불교인데, 집안에 기독교도 많다. 형제는 5형제 중 네 번째다. 둘은 밖(외국)에 나가 있고, 고향엔 셋째 형하고 동생이 부산 있다 고향 와 있다. 일주일 한 번은 형님 집에 간다. 어릴 때 부모님 돌아가셔서 형수나 형님이 부모처럼 그렇다.”

가족에게 몇 점 받을 것 같은지(남편, 아빠로서).

김채용 의령군수./박일호 기자

“내가 평가하기론 80점인데, 안에서 보기엔 60점? 나는 가정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내는 그리 생각 안 한다. 경상도에서 보면 너무 징그럽다 싶을 정도로 (아내한테)하는데, 경기도 강화 태생인 아내는 탐탁지 않아 하는 것 같다. 구석구석 자상하지가 않다고 한다.”

좌우명은.

“옛~날부터 최선을 다하는 것. 진인사 대천명.”

군정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행정 경험이 많은 편이다. 옛날에 기록해 둔 것 본다. 신문 지방지는 꼭 다 본다. 도내 나오는 신문, 큰 거(기사) 작은 거 다 본다. (신문 보면서)우리 군보다 잘하는 것 있나, 본받을 것 있나, 잘못하는 것 챙겨야겠다 생각한다. 다른 군 잘 안 되는 행정, 우리도 있을 수 있다 생각하니까. 한 가지 못하는 게, 서로 아이디어 교환할 수 있는 집단이 (의령에)없다. 전문인, 학교 교수를 만나기 어렵다. 한 달에 한 번 서울 가서 여러 가지 얘기 듣고 온다. 중앙 소식. 전에 군수 임명제 때는 도청 지시만 받으면 되는데, 선거직 되면서 새로운 소식 누가 안 열어 준다. 서울서 국비 따오는 문제도 중앙 소식 누가 더 빨리 듣느냐가 관건이다. 향인, 공무원들 많이 만난다. 간담회 하고, 예산 확보 정보 수집하고.”

군수 그만 두면 뭘 하고 싶은지.

“고향에서 봉사활동 할 거다. 사회복지사 자격 있다. 제일 좋아하는 종목이 노인복지사업. 의령 복지관도 있어서 힘없는 노인들 도와주는 일 하고 싶다. (도지사 생각은 없냐고 물었더니)도지사에 도전할 생각은 없다. 능력 부족…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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