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뼈다귀감자탕 점심에 제격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저녁으로 부는 바람도 속살을 파고 들 만큼 제법 쌀쌀하다. 이럴 땐 뜨끈뜨끈한 국물에 쫄깃쫄깃 씹히는 뼈다귀살, 여기다 입에 착 감기는 잘 익은 감자가 어우러진 뼈다귀감자탕만한 것이 없다.

마산시 해운동 한백마이존 1층 ‘정하 닭갈비와 막국수’(대표 김인순)는 닭갈비와 막국수.수육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손님 중에 한때 식사거리로 뼈다귀감자탕을 찾는 이들이 적잖다.

김 사장이 몇 달 전부터 식사용으로 내놓은 뼈다귀감자탕이 입소문을 타고 제법 많이 알려졌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강원도에 살았던 김 사장은 고향의 맛을 그대로 살린 뼈다귀감자탕에 홍천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내놓기 시작했다.

홍천뼈다귀감자탕은 뭐니뭐니해도 푸짐한 고기와 시원한 국물이 제격이다. 돼지고기 등뼈를 푹 고아낸 국물과 된장에 고추장이 적절히 어울려 만들어진 국물맛은 들깨가루까지 곁들여져 묘한 맛을 낸다.

여기에 배추시래기와 갖은 채소들이 곁들여져 얼큰시원한 홍천뼈다귀감자탕으로 태어난다. 특히 뚝배기를 한가득 채운 뼈다귀와 뼈다귀사이사이에 붙은 고기들은 언뜻 보기에도 푸짐하다. 더러 손님들이 ‘쪼~옥쪽’ 소리를 내며 먹는 모양이 더 맛깔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정하 닭갈비와 막국수’라는 기다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뭐니뭐니해도 정하의 대표요리는 닭갈비와 막국수다. 메밀로 반죽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인 막국수는 제철은 지났지만 여전히 정하의 대표요리다.

닭갈비는 정작 춘천이 고향인 사장이 운영하는 춘천닭갈비집이 드문 것과는 다르게 강원도가 고향인 김 사장이 춘천닭갈비 맛의 비법대로 만들어 손님들에게 인기다.

우선 두께가 어른 엄지손가락 굵기는 될 평평한 무쇠불판에 고기를 구우면 춘천닭갈비의 본래 맛이 난다. 여기에 25가지가 넘는 양념으로 만들어낸 소스는 닭갈비맛을 결정하는 비법. 고향마을 친정아버지가 대주는 감자와 고구마와 파.양배추 등 갖은 야채가 곁들여져 환상적인 맛을 낸다.

닭갈비를 익힐 때 소스와 무쇠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적인 즙이 고기맛을 더 감칠나게 만든다. 육수를 따로 써 맛을 내는 일은 없다. 취향에 따라 우동사리나 라면사리 혹은 공기밥을 척 껴 얹고 김과 참기름을 둘러 달달 볶아 먹는 철판야채볶음밥은 또 다른 별미다.

8개의 테이블에 40명이 들만한 아담한 공간. 벽에는 이효석은 〈메밀꽃 필무렵〉에 등장하는 글귀가 적힌 하얀 메밀밭 그림이 붙어 더 강원도 스럽고 또 다른 벽면에는 작지만 정성스럽게 ‘우리집 음식 100배로 즐기기’란 푯말이 걸려있는데 주인의 정성이 작은 곳에서도 느껴진다.

그 마지막에는 ‘모든 음식은 대관령에서 춘천까지, 강원도 정통의 맛입니다’라는 글귀가 눈에 쏙 들어온다. 정하에는 뼈다귀전골과 장터수육도 있는데 그 맛은 다른 것과 다를 바 없이 맛있다. (055)222-5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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