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 최용석 사천시의원(통합진보당)

사천시의회에서 ‘뉴스메이커’로 떠오른 최용석(통합진보당·34) 의원은 노동운동가에서 시의원으로 진로를 바꾼 인물이다.

‘집행부의 저승사자’라고도 불리는 최 의원은 9년 전부터 노동자들의 삶의 질과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다방면에서 활동을 했다. 사천휴게소 노동조합를 설립하고, 민주노총 일반노조 사천휴게소 지회장을 맡았다. 그리고, 민주노총 일반노조 서부경남 지부장도 함께 맡았다. 최 의원은 13년 전 사천휴게소에 입사했는데, 부당한 대우때문에 힘들어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노조를 설립하였다.

그런데, 회사 측에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114일 간의 파업에 돌입했다. 최 의원은 지금까지 살아온 동안 이 때가 마음고생이 가장 심했고,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파업을 하는 동안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됐고,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단 한 푼의 월급도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조합원이 하나 둘 늘어났다. 조합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최 의원을 믿고 하나로 똘똘 뭉쳐 난관을 헤쳐나갔다. 결국, 부당하게 해고당한 동료들이 돌아왔고, 근로조건도 개선됐다. 물론, 노조도 인정을 받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대우도 사라졌다. 이 때부터 최 의원은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말을 좋아한다. 아들 재영(16) 군과 딸 원지(12) 양에게 늘 하는 이야기다.

최용석 사천시의원./박일호 기자

최 의원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시나 군에 요구해 본들 담당 과장 1명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다. 노조를 설립할 수밖에 없었다”며 “노동운동을 통해 많은 것을 이뤄냈는데, 파업기간 동안 1명의 낙오자도 없이 완주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당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앤 공로로 전태열 열사상 후보까지 올랐는데, 아쉽게도 상을 받지는 못했다”고 귀뜸했다.

이후 최 의원은 노동운동을 통해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노동 환경과 노동자의 삶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로 인해 지방의회 선거에 과감히 나서게 된 것이다. 부모님의 반대가 엄청 심했다. 그러나 그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특히, 선출직 출마에 가장 어렵다는 ‘마누라 공천’은 의외로 쉬웠다고 한다. 그는 부인이 ‘언제나 남편을 믿고, 적극적으로 밀어준다’며 은근히 어깨에 힘을 팍팍 준다. 동갑내기 부인인 원성현 씨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럴만하다. 그는 3명의 의원을 뽑는 가선거구(사천읍·정동면·사남면·용현면)에서 당당하게 1등을 차지했는데, 2등과의 표 차이가 엄청났다.

최 의원은 “젊은 후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젊어서 좋다. 일 잘해서 좋다’며 목이 터져라 외치며 지역주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것도 있지만, 부인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며 “부인을 가장 좋아하는 점이 제가 하고자 하는 일에는 언제나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것”이라고 아내자랑에 여념이 없다.

“의원해외연수 테마가 있는 방향으로…”

최 의원은 ‘뉴스메이커(뉴스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초선 의원이지만, 의회에 입성함과 동시에 산업건설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초선의원으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그러나 젊은 패기를 앞세운 거침없는 행동, 날카로운 지적, 해박한 지식 등으로 베테랑 의원 못지않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그에게는 항상 뉴스거리가 뒤따르고, 기자들이 늘 몰려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최 의원도 1년간은 시의원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잘 몰라 버벅거렸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서민에게서 ‘사막의 오아시스’를 발견했다. 바로 ‘서민들의 애로 해소가 곧 생활정치다’는 해답을 찾은 것이다. 최 의원은 “처음 등원했을 때는 무엇을 해야 할 지 막막했다. 그러나, 시민들과 몸으로 부딪치면서 해야 할 일을 저절로 깨닫게 됐다”며 “주민들과 부대끼다 보니 (바르고 옳다면)내가 못할 일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최용석 사천시의원./박일호 기자

특히, 노동운동가답게 집행부를 향한 감시의 눈초리는 매우 날카롭다. 먹잇감을 눈앞에 둔 독수리와 같다고 할까. 그런 그를 일부 집행부 관계자는 ‘저승사자’라고 부른다. 실제, 사천시 어린이 영어도서관과 관련된 그의 활동은 한마디로 대단했다. 사천시의회 사상 두 번째로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의회의 출석요구에 불응한 정만규 시장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린이 영어도서관과 관련한 공무원들의 문책도 잇따랐다. 총무국장에게는 주의, 담당 부서장에게는 훈계 조치, 담당 공무원 2명에게는 불문 경고 조치했다. 이 뿐만 아니다. 부당하게 징수한 연회비(3만)도 124명의 회원에게 전액 환불 조치하도록 하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더구나, 서민들의 발인 시내버스의 요금 단일화도 이뤄냈다.

최 의원은 현재 사천시의회에서 남성 의원으로서는 막내다. 여성 의원들까지 모두 합쳐도 거의 막내에 가깝다. 같은 통합진보당 소속인 여명순 의원보다 겨우 5살 많다. 하지만, 어리다고 얕봐서는 절대 안 된다. 현재 사천시의회는 한나라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비롯해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무소속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더구나, 3선 의원이 2명이나 있고, 재선 의원들도 있다. 하지만, 막내에 가까운 막내인 최 의원이 이들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동료 의원들은 당리당락을 떠나 지역발전에 무게중심을 두기 때문에 화합과 단결할 수 있도록 조정을 잘 이끌어 낸다고 입을 모은다.

최용석 사천시의원./박일호 기자

지난해 사천시의회는 해외연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전국적으로 공무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해 ‘외유성 관광’이라는 비난이 거세지면서 의원들간에도 ‘가자’는 의견과 ‘가지 말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 때 최 의원이 ‘한 방’에 해결한 것. 사천지역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나라를 방문해 그들의 문화와 풍습, 그리고, 생활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존의 틀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지만, 모든 의원들이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언론들도 특별한 해외연수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의원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문화가정의 살아가는 모습 등을 촬영한 것은 물론 편집까지 한 뒤 다문화가족들에게 보여줬다. 눈물의 바다로 변할 정도로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며 “올해 의원 해외연수도 테마가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행부와 함께 호흡하는 의원이 되고 싶다는 최 의원은 ‘지방자치도 경영이다’는 생각으로 요즘 주경야독에 푹 빠져 있다. 경남과기대에서 벤처경영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배움의 열정이 서민을 위한, 노동자를 위한 의정활동으로 이어지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