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 이홍기 거창군수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처음 거창군정을 맡은 이홍기(54·새누리당) 거창군수가 강조한 말이 있다. “안 될 공약은 안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민선 5기 2년이 돼가는 지금, 그의 약속은 얼마나 지켜졌을까. 거창의 슬로건으로 내건 ‘매력 있는 창조도시’는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 교육, 농업, 관광 분야 사업도 기본 토대는 쌓았다. 현재 그에겐 ‘마케팅 전도사’라는 닉네임이 적확해 보인다.

-민선 5기 군정을 맡은 지 2년이 다 돼 간다. 취임 초기 내세웠던 공약이 많이 있었는데, 성과는 무엇인가.

“시책 중에서 복지 문제에 우리가 많은 돈을 쓴다. 그래도 불쌍한 사람 계속 있다. 600명 정도가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다. 거창이 무상급식도 제일 먼저 하고, 복지 정책을 해보니까 고마운 걸 모르더라. 능력 되는 분들은 조금씩 기부를 하자, 거창 사람 전체가 사람을 돕는 거창을 만들어보자 해서 ‘거창 1004운동’을 시작했다. 확산 잘 되고 있다. 1계좌에 1004원인데, 한 사람이 1만 원 내면 10계좌 해봤자 10만 원밖에 안 된다. 무상급식 혜택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이 1년에 68만 원 받는다. (1004운동 참여하면)어린 애들부터 고등학생까지 남을 위해 봉사를 했다는 마음 갖게 되고, 학교폭력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다. 거창의 새로운 복지시책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나머지 공약 20여 건은 상대 후보가 내놓은 것, 시민단체가 내놓은 공약을 선택했다. 그중 27건은 완료했고, 38건은 추진 중이다. 한 건 거창 실버 레포츠타운 조성사업이 잘 안 되고 있다. 전반적으론 진행은 잘 돼가고 있다. 공약 점검을 참모들과 해봤는데 98% 공약이 진행되고 있다. 농업, 교육, 경제 분야도 그런대로 잘되고 있다. 기업 유치도 80%, 경남서 처음으로 하는 학교급식센터도 잘 만들어졌다. 교육도시연합에도 가입해서 교육 분야도 잘 진행되고 있다.”

이홍기 거창군수./박일호 기자

-아쉬움은 없나?

“국가 예산은 다 결정되고 했으니까 시간이 되면 잘 될 거다.”

-예산 많이 가져오는 노하우가 있나.

“중앙부처 인맥도 좀 있고, 룰 있는 사항이니까 시기 안 놓치고 예산 따는 시기에 잘 치고 들어가서 예산 따오면 된다.”

-명품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은 잘 실천되고 있나.

“입시 위주 거창 교육브랜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다. 매년 자율고 졸업생 40% 이상이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평생학습도 정착화 돼 있고…. 시설 면에서도 거창읍 전체를 캠퍼스화 하자 해서 주변에 학교가 9개 모인 곳을 학교아카데미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학교랑 협의해서 다 좋다고 해서 거창초등학교는 공원화해서 야간에는 시민들이 사용하고…. 지난해 방학 때 스탠퍼드 학생 초청해서 여름 캠프 열었는데 효과가 있었다. 중국 학생들과 영어로 주고받기, 그런 사업들이 시작돼 앞으로 교육 분야에 상당히 성과 있을 거다.”

이홍기 거창군수./박일호 기자

-‘매력 있는 창조도시’를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도 낯설다. 거창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인식이 돼 있는지 궁금하다.

“거창에 1960년대 건물이 살아있는 곳이 있다. 도시 재생사업으로 선정돼 새롭게 바뀔 거다. 그동안 어르신들하고 리더아카데미를 했다. 6주 동안 아카데미를 하면서 “있는 자원을 상품화를 못한 거다. 거창에 사람이 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랬더니 “그러면 우리도 꽉 찼다” 그러면서 창조도시 개념을 인식하더라. 창조할 수 있다는 개념은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서 분야별로 접근하는 거다. 농업도 생산만 할 게 아니라 마케팅 쪽으로 접근한다. 어떻게 포장해서 많이 팔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 찾아서 효과적으로 마케팅하는 거다.”

-창조도시 차원의 사업 중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나.

“합천댐 수몰지구 테마랜드 사업이 있다. 농민들 땅이 30만 평 되는데, (이 사업에)공감해주고 협의해줘서 시행한다. 전선 지중화 등 도시재생사업은 올해 끝내고. 농촌에서 정주 인구 늘리는 건 한계가 있다. 스토리 만들어서 유동인구를 늘려서 도시를 살리자는 개념이 창조도시다.”

-거창국제연극제도 있고, 거창 하면 문화·관광 분야를 어떻게 가져가는가가 관건인데.

“여름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 거창국제연극제는 질적 향상과 내실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승대에서만 하는 공연을 시가지나 전통시장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올해는 봄엔 거창 국제무용제가 열리고, 가을엔 다양한 축제를 통합해 농산물, 예술, 체육 등이 함께 어우러진 지역축제를 열어 관광객을 오게 할 생각이다. 또 문화 관광 인프라 확충에 신경 쓰고 있다. 국민여가 캠핑장 조성이라든지 우륵 콘텐츠 개발 같은.”

이홍기 거창군수./박일호 기자

-승강기대학은 여러 문제점도 있었는데, 승강기밸리 사업은 지금은 어찌 됐는지.

“거창 승강기밸리 사업은 기업과 대학, R&D 지원센터라는 3개 핵심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승강기대학은 학교법인 운영 과정상 문제점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의혹이 제기됐던 부분은 정리됐다. 대학의 안정적 재정확보를 위해 군수와 승강기대학 총장이 직접 참여하는 범군민 대책위가 구성돼 조만간 새로운 육영 사업가를 영입해 정상화될 거다.”

-부패제로 청아림 동아리가 눈에 띄는데.

“거창은 청렴도가 작년 도내 6위다. 이래서는 약하다, 같이 만들어보자 그런 개념에서 직원 스스로 올해 초 만든 게 청아림 동아리다. 6급 이하 직원들 중심으로. 공감하는 구조로 출발해 전체로 확산되게 하는 동아리다. 감시 역할, 정화 역할 하겠다는 것이다. 청렴에 대한 토론도 하고, 그 외에 청렴다짐대회, 청렴교육도 한다. 군 직원이 650명인데 한 사람이 문제 되면 전체가 문제가 된다. 직원회의 때 깨진 유리창이 자신이 되지 말자고 얘기했다.”

-남은 임기동안 구상하시는 계획은.

이홍기 거창군수./박일호 기자

“계획돼 있지 않은 스토리 측면에서 민자 유치 부분은 가조온천 개발 문제가 있다. 거창으로선 큰 잠재력인데, 민자 유치해야 되니까… 지역에서 꼭 해야 하는 일 찾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군정을 맡은 후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아무래도 ‘아림 1004 운동’이다. 민간 위주로 추진됐고, 많은 군민이 공감한 운동이라 가장 보람 있다. 작년에 준비해서 올해 모금화 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1650명, 1만 308계좌, 4427만 원 정도 모금됐다. 또 하나는…어려운 예산 확보한 일도 힘들었지만 기쁜 일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 SNS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장점과 단점은 뭔가.

“SNS는 선거 때부터 트위터 쪽으로 해오다가 페이스북 생기고는 페이스북 활동 많이 하고 있다. 거창군 자체로도 여러 가지 많이 한다. 소프트한 걸 많이 찾으려고 한다. 블로그 기자단 2기 활동 시작했는데, 효율적으로 이용을 잘하고 있다. 우리 지역을 알리고, 농산물 알리고. 호박 같은 거 농사짓고 나면 폐물되는 게 많은데, 모아서 7000만 원 팔아줬다. SNS 통해서. 어려운 사람 있을 때, 소프트한 일들 할 때 활용하면 아주 효과적이다. 직원 간부들도 SNS 다들 잘하고 있다. 내가 SNS 활동 활발하면 내부적으로 힘이 들고, 별로 안하면 외부에서 왜 안하냐고 그러고 ㅎㅎㅎ.”

-민선 6기 때도 군정을 이어갈 생각이 있나.

“아직 말할 사항은 아니고…. 약속한 사항 열심히 하고, 군민들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때 생각해보겠다.”

이홍기 거창군수./박일호 기자

-거창은 사과가 유명한데, 농업 마케팅 분야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것 같다.

“농업정책을 다르게 해온 게 있다. 지금까지 농업 보니까 정부에서 생산 위주 전업농 위주 지원을 많이 해줬다. 근데 불쌍한 농민은 그대로 있다. 가만히 살펴보니 나이 많고, 소작농이고, 벼농사밖에 못 짓는 농민이 80%다. 아무리 정책 지원을 해도 그런 농민들은 늘 똑같다. 그래서 개인의 농사에서 공동의 농사로 가자, 맞춤형 기업으로, 귀농하는 사람 모집하자, 농협과 행정이 농사지은 거 팔아주겠다 했다. 농산물은 어느 정도 계약재배가 돼야 판매가 된다. 맞춤형 마을기업 정착되면 상당히 새로운 농업정책 될 거다. 한 곳은 고사리 짓는 마을로 출발해 잘 되고 있다. 농사지을 때 인건비 받고, 장구 등 문화 활동도 하게하고, 소작농 문제 해결도 되겠더라. 마케팅 쪽 투자 많이 한다. 복합유통센터, 학교급식센터 체계 갖춰서 농업 유통구조시스템 바꾸고 있다. 대기업농은 다 먹고산다. 맞춤형 마을기업이 잘되면 농민 복지 사각지대 해결할 수 있다.”

<일문일답-이홍기, 그는 어떤 사람?>

-성격의 장단점은.

“내 생각에... 좀 역지사지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런 거, 합리적인 결정하려고 하는 것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 아주 깊이 있는 것까지는 챙겨주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술, 담배는 어느 정도 하나.

“담배는 안 하고, 안 한지 오래 됐고. 군대 갔다 와서 끊었다. 학교 다닐 때는 많이 폈는데. 스스로 술이 좋아서 (술자리에)가는 적은 없고, 분위기상 마시면 소주 반 병? 과음하면 부대낀다. 술 없는 세상이 있으면 좋겠다. 한 잔만 마시면 얼굴 빨개지고 (술) 못하는 체질이라…”

-최근 읽은 책 중 인상 깊었던 책은.

“자주 읽지는 못하고. 계기가 되면 급하게 읽기도 한다. 최근 주말에 한 권 다 읽었다. 거창에 사는 소설가 표성흠 선생이 함양 연암문학상 5000만 원 공모에 선정됐다. 연암 박지원이 안의 현감으로 와서 4년 동안 현감 생활하는 내용인데, 중국 열하까지 갔다 온 거 정리했더라. 안의에서 물레방아도 만들고. <뿔뱀>이란 책이데, 소위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면 용이 되는데 못 물면 뿜뱀이 된다는 거다. 연암은 더 큰 역량 있었지만 결국 뿔뱀이 되고 말았다. 안의 물레방아 만드는 얘기가 재미가 있다. 책장이 잘 넘어가고 재밌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지방선거 나올 때도 (존경하는 인물로)이순신 장군 꼽았는데…. 이순신의, 어려운 위기를 잘 극복한 삶들이 존경스럽다. 공직자 분 중에는 진주부시장도 하신 김계연 거창군수, 현지에 맞는 공직자상으로 좋아한다.”

-취미와 특기는 뭔가.

“특기랄 건 없고 이것저것 걸치고 있긴 하다. 음악, 영화도 기회 되면 보고. 기타도 쳐보고 하모니카고 불어보고. 잘하지는 못하고…”

-스트레스 해소법, 건강관리법은.

“친구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위로도 받고. 편한 사람들과 만나 자문도 받아보고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건강관리법은 아침에 일찍 목욕하러 간다. 주말에 헬스도 하고 산에도 가고. 아침 목욕으로 건강 관리하는 편이다. 일반 대중목욕탕에 가는데, 읍 전체 목욕탕 돌아가면서 가 본다. 거기서 민심 탐방도 하고, 못 한다 잘 한다 얘기도 듣고…”

-최근 본 영화는.

“SNS 번개모임에서 <하울링> 봤다. 송강호 나오는 거. 재미가 괜찮더라.”

-텔레비전에서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뉴스 접할 수 있으면 본다. 주말에 개그콘서트 본다. ‘애정남’도 괜찮고, ‘네 가지’ 모자라는 친구들 걔들도 재밌더라. ‘궈래?’ 하는 김준현, 얼마 전 투르 드 코리아 조인식 할 때 홍보대사로 와서 내 옆에 앉았다. 개콘 ‘감수성’ 팀들 왔는데 김준현은 진짜 땀 많이 흘리더라.”

-가족, 형제관계는.

“어머님 모시고, 아내, 딸, 아들 있다. 둘 다 대학생인데 1학년. 4학년 올라간다. 2남 4녀 중 장남이고 형제들은 거의 다 서울 등 외부에 있다. 남동생은 마산 경남은행 본점 뒤쪽 상가에서 제과점 하고 있다.”

-가족에게 몇 점 받을 것 같은지(남편, 아빠로서).

“집사람한테는 점수 별로 못 받을 것 같다. 군수 출마 자체도 안했으면 싶은 입장이었고, 군청, 도청 있을 동안 자기 혼자 부모님 모시고 있었으니까 직장생활 하고 애들 키우고 힘들었다. 집사람은 정적인 사람이니까 많이 힘들어한다. 애들은 엄마가 안 해주는 것 아빠가 다 해주니까 좋아할 거다.

-좌우명은.

“가훈은 ‘위하는 마음’이다. 애들한테 할머니 입장에서,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봐라 늘 강조한다.”

-직원들에겐 어떤 상사인가.

“일을 많이 시켜서 골치 아픈 군수라 생각할 것 같다. 지시 사항 이런 게 앞 군수 때보다 배로 많아졌다. 거창군에서 10년 전 일할 때보다 현재 다른 지자체보다 많이 쳐져 있더라. 우리가 녹을 먹는데 이 정도는 맞춰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올해는 체계가 잡히고 있어서 시스템이 나아질 거다.”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가.

“어려운 거 해낼 때, 결과를 가지고 상대 분들이 고마워할 때 가장 보람이고 즐겁다. 숙원적인 사항 해결될 때. 최근 연말에 두 건 어려운 것 있었다. 법조타운, 3만 명 서명도 받고 예산 지원됐다. 국도 3호선 확장사업도 예산 결정 돼서 상당히 기분 좋았다.”

-평소 군정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책에서도 많이 느끼고, 지역개발 쪽 다른 사람들이 쓴 책 많이 본다. 언론에서도 많이 얻고, 각 분야 지인들에게 자문도 얻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