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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채소·생고기만 고집…그래서 더 담백하다

[경남맛집] 진주 일반성면 오리고기전문점 '종가집'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2012년 05월 30일 수요일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 통. "제가 맛집을 몇 군데 아는데, 독자들에게 추천을 해주고 싶어서요. 취재하러 오이소."

고영실 진주외국어고등학교 교장은 스스로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라고 말하며 오리고기전문점 '종가집'의 오리 샤부샤부를 추천했다.

샤부샤부를 파는 곳은 많다. 체인점도 워낙 많을뿐더러 고단백 저칼로리 건강식으로 이름이 나 찾는 이도 많다.

근데, 오리 샤부샤부는 새롭다. 흔치 않은 메뉴다.

"뭐 할라고 이곳까지 왔습니꺼?"

주인 이나영 씨는 부담스럽다며 손사래를 쳤다. 혹시나 맛없다고 하면 이곳을 추천해준 분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 씨의 마음은 고왔다.

   
 

일본어로 샤부샤부는 고기를 끓는 물에 데칠 때의 모습을 묘사하는 의성어다. <음식잡학사전>에 따르면 샤부샤부라는 명칭은 1910년 일본 오사카에 문을 연 '수에히로'라는 식당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고기를 살짝 데쳐 먹는 요리를 개발했는데, '샤부샤부'라는 메뉴로 서비스를 하다가 1955년 상표 등록을 하면서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샤부샤부는 몽골제국의 칭기즈칸 군대에서 유래했다. 13세기 칭기즈칸이 유라시아 대륙을 점령하던 시절, 그들은 밥 먹는 시간을 줄여야 했고 투구에 물을 끓여 얇게 썬 고기와 채소를 데쳐 먹었다. 전쟁터 음식이었던 것이다.

이 씨가 오리 샤부샤부를 선보인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 볼 수 없고, 건강에도 좋기 때문.

   
 

"보약은 안 먹어도 독은 먹으면 안 되지 않겠습니꺼? 오리 고기만 빼고 채소와 밑반찬은 모두 텃밭에서 기른 것들입니다. 딱 봐도 못되게 생겼지예?"

초보자는 못되게(?) 생긴 채소를 싱싱하지 않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찌그러지고 못생긴 채소들이 더 싱싱하고 맛나다. 식탁에 떡하니 펼쳐진 오리 샤부샤부를 보니 화장을 하지 않은, 뽀얗고 깨끗한 여인의 민낯 같았다. 복잡하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음식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 요리였다.

샤부샤부 국물 색깔은 진했다. 함양 출신인 이 씨는 친정어머니께 기본기를 배우고 자신만의 비법을 담은 '이나영표 국물'을 만들었는데 비법은 '부지런함'이었다.

멸치·디포리·양파·대파를 쇠망에 넣어 몇 시간씩 끓이고 졸이기를 여러 번. 그래야만 시원하고 담백한 '이나영표 국물'이 만들어진다. 맛을 보니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다.

베이컨, 차돌박이와 같이 고기가 얇게 썰렸다. 이렇게 얇은 오리고기는 생전 처음이다.

"오리고기는 무조건 생고기만 써요."

오리고기의 색깔은 선명한 붉은색이고, 오리고기의 비계는 햇빛이 비치니 레이스같이 보드라워 보였다. 사실 오리고기에 지방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60~70%가 불포화지방산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중성지방을 제거해주니 살찔 염려는 버려도 좋다.

   
 

국물이 보글보글 끓어오르자 채소와 함께 두께가 약 1mm 정도인 오리고기를 살포시 넣었다.

'앗! 뜨거워!' 선명한 붉은색 오리고기는 차가운 회색으로 점점 물들었고, 원래 본성이 야들야들했다는 듯 변했다.

간장에 고추냉이를 살짝 풀어 맛을 보니 '눈은 번쩍, 귀는 쫑긋'만큼 고소하니, 누린 맛은 온데간데없었다.

고기와 채소가 적절히 밴 국물은 어젯밤 술 때문에 아린 속을 따뜻하게 달래줬고, 이마에 땀을 송골송골 맺히게 했다. 국물에 말린 고추가 들어가 오리고기의 비릿함을 잡아줬다.

"우리 집 음식은 화려하고 예쁘지 않아예.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진 분들이 간혹 음식을 맛보고 '맛이 없다, 심심하다'는 평을 많이 해예. 제가 좀 못된 고집이 있어가꼬. 팔이 아파도 가벼운 플라스틱 그릇 대신 무거운 사기그릇을 씁니더. 몸에 좋으니까요."

딸과 남편도 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오리 고기와 채소를 모두 건져 먹고 난 후, 이 씨가 남은 국물에 밥과 우동을 말아 주는데 별미다. 오리 샤부샤부를 보석처럼 빛내기에 충분한 마무리다.

두부와 배추김치, 깍두기, 마늘종, 완두콩 등 밑반찬도 정갈하고 특히 이 씨가 직접 담근 매실 진액으로 맛을 낸 방아깻잎장아찌는 손을 치켜세울 정도니, 진주에 가면 꼭 '이 씨의 못된 고집'을 맛보길.

<메뉴 및 위치>

◇메뉴 : △오리 샤부샤부 7000원 △쇠고기 샤부샤부 7000원 △오리불고기 한 마리 3만 5000원 △오리버섯전골 2만 5000원 ◇위치 : 진주시 일반성면 창촌리 729-23. 055-754-6012.

오리고기의 효능

1. 체내에 쌓인 독을 풀어주거나 중화시켜줘 보양식으로 좋다.

2. 신경통, 관절염, 신장염, 신장암, 방광암 등과 늑막염, 골수염, 결핵척수염, 뇌종양 및 각부의 옹종 치료에 좋다.

3. 여성들 자궁암 및 적대하, 백대하, 황대하, 혈붕, 치질, 이질 등의 치료시에도 약으로 쓰인다.

4. 핏속의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게 하여 체내에 산소 공급을 쉽게 하여준다.

5. 대부분의 고기가 산성인 데 반해 알칼리성이어서 신체에 부담이 적다.

6. 오리는 고혈압, 중풍, 신경통, 허약 체질, 결핵, 비만증, 병후 회복, 알코올 중독, 정력 증강, 위장병 등 치료와 예방에 효과적이며 몸안의 독을 풀어주고 피돌기를 돕는 약이 된다.

7. 동의보감에서는 오리가 소변을 잘 통하게 해주고 부종을 제거해준다고 했다.

오리고기는 색은 선홍색을 띠고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시중에서 구입할 경우에는 냉장이나 냉동된 것을 선택하고 보관할 때는 되도록 밀봉해서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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