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달 동안 경남 문화계, 특히 음악계와 공연계는 바쁜 시간을 보냈다. 경남의 대표적 공연장인 창원성산아트홀, 3·15아트센터, 김해문화의전당, 경상남도 문화회관 등의 일정만 살펴봐도 다른 달에 비해 매우 흥미 있고 관심이 가는 공연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여러 음악회를 소화하면서 많은 음악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1회적 소모성이 아닌, 지속적이면서 발전 가능한 우리 지역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음악회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물론 오랜 역사를 가진 연주단체나 지명도와 인지도가 높은 연주자들의 활동에서 지역적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 고유한 문화적 색채를 내세우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여러 문화 행사 중 유독 눈에 띈 것은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경남의 노래'가 아니었나 싶다.

지난 15일 오후 7시 30분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린 이 행사는 경남문인협회와 경남음악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경남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시인들의 경남을 주제로 한 시에, 경남의 작곡가들이 곡을 붙여 가곡을 만들어 공연했다.

또한 경남 출신의 성악가들이 연주를 함으로써 우리 지역만의 고유한 무엇을 보여주고자 애썼다.

5회까지 오면서 작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많은 서정적인 작품이 만들어졌고, 특히 지난해에는 지금까지 작곡된 작품들이 악보로 출판되기도 했다. 이 작품들은 제1회 경남성악콩쿠르 지정곡으로 활용돼 타 시도 음악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도 정보암 시에 공태진이 곡을 붙인 '세월'을 시작으로 박정용 시·백승태 곡 '유민공주', 정강혜 시·박규동 곡 '신수도 기행', 임채수 시·황덕식 곡 '주남저수지', 김미정 시·전욱용 곡 '무학 산정에서', 안정애 시·김호준 곡 '화개동천', 김용철 시·김지만 곡 '엄마별 아리랑', 김정희 시·박현수 곡 '우리는 서로가 얼마나 사랑하고 있을까' 등 다양한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지휘를 맡은 꼬니-니꼬 체임버 앙상블 한정훈을 비롯해 바리톤 김종홍·신화수, 테너 정능화·김동순, 소프라노 성정하·유소영·이주련 등은 훌륭한 연주로 많은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연주회가 끝나고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악보집을 비롯해 CD제작 등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이 음악회를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경남의 노래를 통해 더욱 아름다운 시와 가곡이 많이 탄생되기를 바라며, 경남의 노래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들이 더 많은 연주자에 의해 불리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세월이 흘러 많은 사람들 입에서 경남의 노래가 불리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

/전욱용 작곡가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