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37) 고성군 문화관광과 채수천 씨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독특한 행보로 괴짜로 통하는 채수천(46·고성군 문화관광과 지방건축주사) 씨는 휴일이면 문화 현장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동영상과 카메라 셔터를 열심히 누르며 다닌다.

그는 "문화 공연이나 전시회, 각종 행사, 공사 현장 등에 가면 고성의 현재 모습을 담아 간직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며 "비록 작은 일이지만 고성의 현재 모습을 우리 후손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해주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에게 휴일은 평일 근무 시간보다 오히려 더 분주하다. 카메라를 메고 고성 구석구석에 다닌다. 고성의 잡다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두고자 그의 휴일은 바쁘다. 특히 고성오광대, 고성 농요 등 문화 행사가 있으면 달려간다. 오히려 업무 부담이 없는 휴일이 그에게는 많은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그는 고성의 모습을 담고자 때로는 헬기를 타기도 하고 고성 마라톤 출발 모습을 찍고자 군의 각종 장비를 동원하기도 한다.

   
 

고성군 중심지에 있는 고성읍성은 조선시대 쌓은 석곽으로 경남도 지정 문화재로 많은 민원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신기~남포 간 도로개설로 인해 1층 제한지역이 상당히 많아 읍민들로부터 건축 민원이 많이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그는 지난 2008년 2월 고성읍성 주변조사를 철저히 하려고 헬기를 타고 고성읍성 주변 사진을 직접 촬영해 관련 자료와 사진을 가지고 경남도에 보고했다. 또, 문화재심의위원회에 참석해 고성의 현 실태를 그대로 보고해 지난 2008년 5월 고성읍성 정비계획안을 변경승인 받았으며 애초 성곽길이 1652m를 500m로 축소토록 조치해 많은 민원을 해결했다.

그는 "일반인이 문화재 위치를 잘 몰라 불법 행위를 할 수 있다. 이를 없애기 위해 송학·내산리 고분, 고성성지, 거류 산성, 옥천사, 운흥사 등 17개소 문화재에 대해 측량 사업을 시행해 문화재 위치를 전자파일로 작성, 군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문화재지정구역과 보호구역을 구분토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내 옛날 사진 수집을 위해 직접 노트북과 스캐너를 가지고 다닌다. 학교, 종교단체, 개인 집, 마을회관 등 현장을 방문해 사진 2000여 점을 직접 수집, 고성문화원 향토사학연구소 관계자, 관내 사진전문가 등과 회의를 통해 800점으로 압축 선별해 책자로 발간하는 등 남다른 열정으로 〈내 고장 고성의 그때, 그 모습〉을 지난 2009년 9월 발간해 귀중한 자료를 남기기도 했다. 이어서 관내 국가·도지정문화재 64건을 직접 조사하고 사진을 촬영해 〈경남 고성의 문화재〉 안내책자 2000부를 발간해 관내 기관에 배부하는 남다른 열정으로 문화재 보호활동에 힘쓰고 있다.

그는 고성 박물관 건립을 위해 지난 2005년 10월 군수, 과장, 담당계장 등과 문화재청을 방문해 고성박물관 건립을 건의, 박물관 건립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전체 계획을 수립해 2005년 12월 전시관 건립 승인, 사업비 확보, 건립 장소 결정, 건축공사 공모 등으로 지난 2009년 2월에 공사를 시작했다.

또, 유물기증 운동, 농경 유물 인수 등을 거쳐 지난 2010월 10월 박물관으로 등록하고 동아대학교박물관, 진주박물관, 경남대학교박물관 등과 유물 대여를 협의해 지난 5월 17일 고성박물관 개관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박물관 주변의 토지를 사들여 주변정비가 완료됐다. 하지만, 인근 토지 17㎡와 낡은 슬레이트 건물 25.75㎡를 지난 2003년부터 매입 추진했으나 소유자의 생계활동으로 불가능해 매입을 포기, 그동안 흉물로 있었다. 그러던 지난 2011년 3월께 소유자가 매각 의사가 있어 사들이려고 했으나 군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당장 매입이 불가능하자 자신의 가족 이름으로 사들이고 군 예산이 확보된 지난 3월 군에서 사들일 수 있도록 해 박물관 주변정비 사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그는 "고성의 각종 생활 모습, 교육, 환경 등 모든 분야에 대한 많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고성의 현재 모습을 담고 있다. 고성의 변화된 사항을 담아 수년 뒤에 책자를 만들어 고성의 자료가 될 수 있도록 발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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