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우수 씨 정신잇기 캠페인…어린이재단 경남본부 후원 모집에 영화 개봉 앞둬

"삶에서 어느 한순간 빛이라고 할 만한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매달 70만 원의 월급을 쪼개 아이들을 도울 때만큼은 제 삶에서 가장 빛나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23일 교통사고로 숨진 50대 중국집 배달원의 생전 발언이었다. 이 배달원 얘기가 영화로 만들어져 오는 7월 개봉을 앞두고 있고, 어린이재단 경남본부는 '철가방 기부천사 김우수(사진) 정신 잇기'라는 모금운동을 벌인다.

숨진 배달원은 당시 54세였던 고 김우수 씨로, 고시원 쪽방에 살며 서울의 한 중국집 배달 일을 하고 지냈다. 월급 70만 원을 받으면서도 어린이재단을 통해 어려운 처지의 어린이들을 도왔다.

그는 7살 때 보육원에 보내졌고, 12살에 그곳을 뛰쳐나와 구걸과 노숙생활도 하면서 힘겹게 살았다. 한때 삶에 대한 불만으로 홧김에 방화를 저질러 교도소에 갔다가 거기에서 우연히 어린이재단이 발간한 책자를 접했다.

   
 

책자 속 아이들 사연을 접하며 가슴 아파했던 그는 출소(2006년)하고서 죽기 전까지 만 5년가량 매달 5만∼10만 원씩 어린이재단을 통해 어려운 처지의 어린이들을 도왔다. 한 명이라도 더 후원하려고 하루 두 갑씩 피우던 담배도 끊었다.

사망 뒤 그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철가방 기부 천사'로 각종 보도매체에 소개됐다. 가족도 없어 자칫 행려 사망자로 생을 마감할 뻔했던 그는 우리 사회의 희망 메신저로 거듭났다. 그는 영화 〈행복을 배달합니다〉에서 배우 최수종 씨에 의해 되살아날 예정이다. 어린이재단은 그의 사연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릴 것이라고도 했다.

어린이재단 경남본부는 영화 개봉 전에 모금운동을 준비했다.

모금운동을 기획한 김민영 대리는 "모든 경남도민을 김우수 씨로 만들어 나눔과 희망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게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 포부 속에는 올 연말까지 1000개 계좌, 월 1000만 원 이상 후원 회원을 모집한다는 현실적 계획이 담겨 있다.

경남본부는 지난 20·21일 오후 3시 30분 창원 X-플러스상가 앞에서 그를 알리고 후원자를 모집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11월까지 월·화요일마다 캠페인을 한다.

22일 오후 4시 창원시 용호동 X-플러스 상가 앞에서 어린이재단 경남본부가 '철가방 기부천사 김우수 정신 잇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시우 기자

이와 함께 경남본부는 지난 17일 중국집 업주 모임인 창원시 중식봉사총연합회(회장 하호용)와 사회공헌활동 협약을 맺었다.

이날 오후 10시 20분 창원시 의창구 반지동 지하 사무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임원 20명이 이 캠페인에 참여해, 한 달에 2만 원씩 기부하기로 했다.

하호용 회장은 "임원이 먼저 참여했지만 180명에 이르는 전체 회원으로 기부활동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을 통해 시민들을 많이 만나는 점을 활용해 어린이재단이 제작한 '김우수 정신 잇기' 캠페인용 이쑤시개 통과 전단을 음식과 함께 배달한다. 또 다른 형태의 재능기부라고 할 수 있다.

고 김우수 씨와 비슷한 일을 하는 이들이 먼저 후원자로 나서고 있다. 모금운동에 참여하려면 어린이재단 경남본부(055-237-9398)로 전화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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