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19) 창원 축구센터

서둘렀다. '장미전쟁'이라 명명된 경남FC와 FC서울 경기를 보러 지난 12일 오후 경남축구센터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TV라는 평면적 공간 속에서 펼쳐지던 축구경기를 흥미롭게 바라보던, 이내 캐릭터가 그려진 공으로 어설프게 흉내를 내는 아이와 직접 경기장에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초록의 잔디밭과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 서포터스 간의 묘한 긴장감과 모두 한마음이 되어 같은 곳을 바라보며 응원하는 기분. 축구장으로 향하며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상상했다.

그런데 웬걸. 축구장엔 축구경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우선 아이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 건 메가스토어 앞에 마련된 에어바운스 놀이터. 여유롭게 도착했기에망정이지. 몸이 전반전을 뛴 선수처럼 땀에 젖었다. 에어바운스와 X-게임장에는 삼삼오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멀찍이서 이를 여유롭게 바라보는 어른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12일 경남축구센터서 경기를 관전하는 가족.

관람석에 들어섰다. '장미 전쟁'을 앞둔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여성관람객에게 붉은 장미를 한 송이씩 건넨다. 뜻밖의 선물에 기분이 좋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통닭과 컵라면 등 다양한 주전부리를 한 아름씩 안고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가족끼리 선수 유니폼으로 맞춰 입고 온 열성팬부터 갓난쟁이를 안고 경기장을 찾은 주부 팬까지 다양하다.

마주한 서포터스의 신경전도 볼거리다. 긴장감이 예사롭지 않다. 응원도구를 동원해 하나가 되어 지르는 목소리에 아이는 또 한 번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나운서의 활기찬 목소리가 장내에 울린다.

경기가 시작되자 열기가 뜨거워진다. 관중과 하나가 되어 한 아이가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경남FC 선수 중 장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는 누구일까요?'라는 멘트와 함께 최영준 선수가 1위를 차지했다는 메시지가 전광판에 떴다. 이날 최영준 선수는 설문 참가자 중 추첨으로 선정된 여성팬 1명에게 장미꽃 100송이를 선사했다.

경기가 시작됐다.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경남FC의 공격에 때론 수비에 목소리를 높이다 박수도 쳤다가, 야유도 했다가 금세 하나가 되었다. 이런 모습에 아이는 또 눈이 커졌다.

"공을 저기 골대 안으로 많이 넣는 팀이 이기는 거야." 단출하다. 공이 하늘로 치솟을 때마다 아이는 마냥 신기하다. 넘어지고 일어서고, 공을 쫓는 선수들의 모습도 아이 눈엔 대단한 '형아'들이다.

팽팽한 90분이 흘렀다. 마지막 1분, FC서울 데얀의 머리에 맞은 공이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곳저곳에서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온다. "우리가 진 거야?" 어느새 아이도 경남FC 팬이 되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경기장을 나왔다. 그런데 아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축구공이 제일 친한 친구가 됐다.

◇20일 오후 5시 '경남FC 대 성남일화' 경기를 보러 간다면 = 경남FC는 5월 '가정의 달'과 연계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나의 사랑, 나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경남FC는 이번 경기에 한해 가족 관람권(4인 패키지 일반석 가족 티켓 2만 원, W석 2만 6000원)을 판매한다. 또 메가 스토어에서 유니폼을 구입하면 어린이 티셔츠를 증정한다. 성년의 날이나 부부의 날인 21일을 맞이해 1992년생과 부부 관람객을 대상으로 입장권을 2000원 할인한다.

장미전쟁을 기념해 붉은 옷을 입고 오는 관중 300명에게는 조재철 브로마이드를 증정하고 입장권도 할인해준다. 이벤트 존에서는 페이스 페인팅 및 네일아트 행사가 열린다. 메가스토어 앞 광장에서는 에어바운스를 설치해 놀이공간을 마련한다. 통기타 그룹 '섬데이'의 야외 공연도 열리고 자전거, 와인시음권, 주유상품권 등 푸짐한 경품도 선물한다.

온라인 이벤트도 마련했다. 홈경기 시작부터 종료 3일 후까지 관전을 증명하는 인증 샷을 경남 공식 페이스북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흑마늘 진액세트를 증정한다.

경기 시작 전부터 하프타임 사이에는 경남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를 골라 트위터 또는 페이스북을 통해 맞추는 이벤트도 열린다. 당첨자 5명에게는 패밀리레스토랑 식사권(1인 2매)을 제공한다.

자세한 내용은 경남FC 인터넷 홈페이지(www.gyeongnamfc.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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