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 마산합포구 산호동 갈치전문점 성도식당

두툼한 갈치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고소한 향을 피우는 곳은 성도식당 1층. 2층은 주인 박쌍수 씨의 가정집이다. 30여 년 전 이곳에선 소고기국밥과 비빔밥을 팔았다. "그때 이곳 앞은 허허벌판이었지. 식당도 별로 없던 거리였다"고 회상했다.

박 씨는 외동딸로 태어나 '물' 하나 묻히지 않고 결혼을 했다. 남편은 군인이었고 편안하게 결혼생활을 했다. 하지만, 남편이 제대하자마자 박 씨는 친하지 않던 '물'과 친구가 되어야 했다. 음식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요리는 못 했어. 하지만, 어떡해? 먹고살라면 배워야지. 30년 가까이하다 보니 이제는 뭐…. 눈 감고도 뚝딱이지." 말은 쉽게 했지만 찬찬히 들어보니 결코 쉽게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

박 씨는 맨 처음 마산 오동동서 갈비찜 장사를 했다고 했다. 지금 이곳으로 옮겨선 소고기국밥과 비빔밥, 낙지곱창전골 등을 팔았고 지난 1998년부터 갈치를 전문적으로 다뤘다.

장사는 곧잘 됐지만 계속 한 메뉴만 고집할 수는 없었다. 정체되는 게 싫었다.

"선착순 집이라고 했어. 장사가 잘 될 때는 2층까지 손님들이 밀어닥쳤지. 갈치 맛있다고 금세 소문이 난 거야. 아줌마들도 '우린 왜 이런 솜씨가 안 나느냐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지."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식객과 동참하고 싶었다.

토실토실한 갈치가 빨갛게 노을진 바닷물에 풍덩 하고 빠졌다.

"갈치찌개 1인분요." 바닷물이 곧 들이닥칠 듯 짠맛이 진동하고 방바닥에 깻가루라도 뿌렸나 고소한 향이 찾아온다. 토실토실한 갈치가 빨갛게 노을진 바닷물에 풍덩 하고 빠졌다. 송송 썬 청양고추의 향이 코끝을 찌른다.

갈치 한 토막을 반으로 나눠 뼈를 발랐다. 빨간 옷을 벗고 뽀얀 우윳빛 속살을 드러낸 갈치를 입에 집어넣는 순간, 목 넘김이 부드럽다. 아니, 부드럽기가 솜털 같고 쫄깃하기가 찰떡 같다.

반찬 하나를 내도 내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7가지 밑반찬도 예사롭지 않았다. 간볼 필요도 없고 도사도 필요 없다는 박 씨 말처럼 간은 딱 맞았다.

"국산 생갈치만 써. 갈치조림이든 구이든 찌개든 갈치 본연의 맛이 중요하지 않겠어? 손님들 보기 미안하지 않게 재료는 무조건 좋은 것만 쓰지."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넣은 국물은 매콤 칼칼했다. 멸치와 파뿌리, 새우, 양파 등 7가지를 우려 만든 육수와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1:1로 넣어 만든 양념장이 잘 어우러졌다.

박 씨 남편은 군인 출신이라 무뚝뚝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철저하게 빗나갔다.

'성도식당' 실내장식은 모두 박 씨 남편의 손에서 나왔고 벽에 걸린 사진작품도 남편이 찍은 것이다. 매일 아침 어시장에 가서 장을 보는 것도 그의 몫이다.

"생갈치를 쓰는 것치곤 가격이 저렴한데요?"라고 기자가 묻자 박 씨는 "주방에 나밖에 없잖아. 인건비가 안 나가니까 그렇지. 그리고 백화점이나 중소기업에서 오는 손님이 대부분인데 어떻게 비싸게 받아? 큰 욕심 없어. 손해가 안 갈 만큼 장사를 하면 되지"라고 쿨하게 답한다. '성도식당' 이름도 "작명소에서 지었어"라고 단숨에 말해버린다.

짭짤하고 고소한 향을 한껏 머금었던 기자는 성도식당을 나가자마자 복잡하게 얽힌 전선 아래 퀴퀴한 매연 속으로 또다시 빠져들었다.

갈치에 관한 tip

   
 

-DHA 풍부 성장발육에 좋아

갈치는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등이 골고루 들어가 있고 위장을 따뜻하게 해줘 소화가 잘 된다. 칼슘, 인, 나트륨 등 무기질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뿐만 아니라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가 풍부해 두뇌발달에 좋고 성장발육에 좋다.

-은백색 광택 '싱싱'

은분이 벗겨져 있지 않고 등이 약간 검정색을 띤 것을 고른다. 은백색의 광택이 있고 흠집없이 탄력이 있는 것이 싱싱하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갈치조림 7000원 △갈치구이 7000원 △갈치찌개 7000원 △대구탕 9000원 △정식 6000원.

◇위치 :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13-51번지. 055-241-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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