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함안문화예술회관 한상훈 주무관

함안에는 경남 문화예술의 메카로 떠오르는 함안문화예술회관이 있다. 2005년 개관해 7년째를 맞은 함안문화예술회관의 발전과 역사 가운데는 공연기획과 무대를 이끌어 온 한상훈(35) 기술감독이 있다.

한 감독은 아주 우연한 계기로 공연장과 인연을 맺었다. 원래 전문대학에서 이벤트를 전공할 목적이었던 그는 우연히 공연장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무대 일에 흥미가 생겼고, 적성에도 맞는다는 걸 느꼈다.

무대기술자로서 더 큰 꿈을 키우고자 상명대학교 무대미술과 기술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심화교육을 받았다.

처음 라트 어린이극장을 시작으로 대전 예술의 전당, 동숭아트센터를 마지막으로 서울 생활을 정리했다. 2006년 5월 1일 함안군 문화체육시설사업소에 발령을 받아 함안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함안군에서 근무하기 전 그는 함안문화예술회관에서 윤석화 씨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다. 〈영영 이별〉이라는 모노드라마였는데, 공연을 시작한 지 10분이 채 안 돼 연극이 두 번이나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객석에서 사진촬영과 함께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기 때문이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문화예술회관에서 근무하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고 한다. 바로 '공연장 질서 확립'이다.

함안문화예술회관은 2005년 개관 후에도 2년 동안 무료 공연으로 운영돼 공연장 질서 부재의 어려움을 겪었다.

   
 

한 감독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공연 유료화 시행'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관객은 보고 싶은 공연이 있으면 관람권을 구매하게 되고, 이를 통해 공연의 가치와 소중함을 생각할 수 있다. 그는 공연을 좋아하는 관객이 늘어날수록 공연장 질서가 자발적으로 확립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공연 유료화와 함께 공연장 질서 확립을 위해서 힘을 쏟았다. 공연장 전 직원과 함께 똘똘 뭉쳐 관객이 로비에서 입장하는 순간부터 음식물 반입 금지, 관람등급제 시행, 시간 엄수 등 준수사항을 안내하고 질서 정착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문화사랑 회원제'를 시행해 함안 군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무대 기술감독으로서 공연장 무대 시설 보완과 점검을 위해 그는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무대 기계, 조명, 음향의 문제점과 보완점을 수시로 점검해 공연장 시설 최적화를 위해 온 힘을 쏟아 왔다. 그는 언제나 '공연장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평소에 무대 관리와 점검, 감독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평소에 잘해야만 공연 중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그의 안전주의 원칙 때문이다.

그는 지역예술단체와 교류하며 지역과 소통하는 문화예술회관을 운영해왔다. 2008년 12월에는 극단 '아시랑'을 창단해 〈놀부가 뿔 났다〉를 시작으로 7번의 정기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2011년에는 한국연극협회 함안지부를 승인받아 2012년 함안에서 제30회 경남연극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 극단 '예도'와도 인연이 깊다. 세 번에 걸쳐 전국연극제에 참가해 극단 '예도'의 조명디자이너로 활약했다. 그는 극단 '예도'의 상임 조명디자이너인 동시에 현재 극단 아시랑 부대표를 맡고 있다.

지금껏 그가 함안문화예술회관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대공연장을 전문공연장으로 운영하는 일이었다. 문화예술회관을 개관하며 2년 동안 대공연장이 전문 공연장의 운영 목적에 맞지 않는 행사 위주로 사용되면서 공연장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를 개정, 시행했고, 전문공연 외에는 대공연장 대관을 허가하지 않도록 했다. 그래서 결국 함안문화예술회관은 개관 2년 만인 2007년에 전문 공연만 49회 운영하는 전문 공연장으로서 새롭게 그 위상을 정립할 수 있었다.

한 감독은 공연예술을 '문화의 총체'이자 '다양한 세계문화의 간접 체험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공연예술이 관객과 만나는 공연장 관리에 깊고 뜨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오늘도 무대 뒤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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