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고열 지속땐 가와사키 의심…관상동맥류 인한 급사 위험 높아

전 세계에 분포된 가와사키병은 급성열성 혈관염으로 1967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됐다. 발생 빈도는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높다. 최근에는 어린이들에게 흔히 발병하는 후천성 심장 질환으로 의료계의 주목을 받는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약 20~25% 정도가 관상동맥 합병증이 발생해 심근경색 혹은 급사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으나 유전 소인이 있는 어린이들이 비교적 흔한 병원체에 감염돼 유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994년부터 1996년 사이에 국내 역학 조사에 따르면, 연간 500차례 이상 가와사키병이 발병했고, 이 가운데 4세 미만의 영유아가 80% 정도를 차지했다. 평균 연령은 28개월, 재발률은 3% 정도로 나타났다.

병리학적으로 가와사키병은 중간 크기의 혈관을 주로 침범하는 전신성 혈관염이다. 초기에는 혈관벽이 약해져 늘어나며, 경우에 따라서는 동맥류가 생기고 이곳에 혈전이 생기기도 한다. 회복기에는 손상된 혈관들이 점차 섬유화되고 내피 증식이 발생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다.

진단은 1차로 임상증상을 근거해 이루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발열인데 주로 38.5℃ 이상의 고열이 나타나고, 치료하지 않으면 대개 1~2주 동안 지속된다. 때로는 3~4주 동안 열이 있기도 하는데 오랜 발열은 관상 동맥 합병증의 위험요소다. 이 외 손발이 붓고 붉게 충혈돼 통증을 느끼기도 하며, 다양한 양상의 피부 발진이 생긴다. 분비물이 거의 없이 양측 안구 결막 충혈이 나타나고, 입술이 평소보다 훨씬 붉어져 갈라지는 증상도 보인다. 딸기 모양 혀, 구강 점막 발적, 비화농성 경부 임파절 종창 등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영아의 경우 BCG(결핵예방) 접종 부위에 발적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기 아이들은 심하게 보채고, 경우에 따라 설사, 복통, 담낭 종대, 무균성 뇌수막염, 무균성 농요, 가벼운 간염, 그리고 관절염을 동반하기도 한다.

급성기에는 심장 침범으로 심근염, 가벼운 심낭 삼출증, 판막 역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급성기가 1~2주를 넘기게 되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 낙설(피부 벗겨짐)이 나타나고, 혈소판 수가 증가해 관상동맥류로 말미암은 급사 위험이 높아진다.

관상 동맥류는 발병 1~2주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대개 4~8주에 최대가 된다. 거대 관상 동맥류(직경 8㎜ 이상)는 파열, 혈전 형성 그리고 폐쇄에 의한 심근 경색 위험이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다. 급성기에는 면역 글로불린을 주사하고 고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발병 후 1~2주 내 심초음파 검사를 통해 심장합병증 유무와 함께 관상 동맥의 상태를 파악한다.

   
 

관상 동맥 합병증이 없는 경우에는 아스피린을 용량을 줄여 6~8주 투여한다. 반면, 중등도 이상으로 관상 동맥의 변화가 있으면 심초음파, 심전도, 운동 부하 검사 등을 통해 심근 허혈 유무를 정기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아스피린 외에 항혈소판제, 혈액 응고 저지제 등을 장기 복용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 관혈적인 관상동맥조영술을 해 관상 동맥 협착 혹은 폐쇄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된다.

/김성훈(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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