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이 낸 책] 〈찔레꽃〉 (보리)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경남여고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 학생들이 쓴 산문(꽁당보리밥)과 시(찔레꽃)를 엮었다. 적게는 30~40대부터 많게는 70대까지 뒤늦게 수줍은 여고생이 되어 부르는 '우리 어머니들의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방송통신고등학교는 형편상 제때 배움을 다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학교다. 늦깎이 여고생이 된 학생들은 한 달에 두 번 학교에 나갔고, 일반 고등학생처럼 여러 과목을 공부하고 시험도 치고 소풍도 갔다. 책을 엮은 구자행은 이들을 가르친 국어교사로서, 이 특별한 학생들한테 문제집을 풀게 하는 대신 용기를 주며 함께 글쓰기를 해나갔다.

모두 자신이 책을 낼 수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엮은이는 자기가 한 일은 "그저 물꼬를 터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열심히 일하며 살아온 세월과 삶을 어루만지는 감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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