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회 입성 당선자에게 듣는다] (8) 양산 윤영석(새누리당) 당선자

육군 의장대 출신으로 헌칠한 키와 곱상한 외모의 윤영석(47·새누리당) 양산시 국회의원 당선자. 그는 어린 시절 양산시 원동면 시골 초가집 방에 벽지로 발라진 신문과 트랜지스터 라디오 뉴스를 보고 들으며 공적인 일에 관심을 가졌던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었다.

그는 새마을 운동을 하던 동네 어르신들 모습을 보면서 지역과 나라발전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국가 운영을 논하는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정치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리고 행정고시 출신으로 서울시청 국장급 공무원의 안정된 19년간 공직자 신분을 내려놓고 19대 총선에 뛰어든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그는 어릴 적부터 품어왔던 '정치' 꿈을 이룬 '행운아'가 됐다.

   
 

그는 서울시 지원으로 중국 전매대학에서 유학 중 지난 2008년 북경 첨단과학기술단지인 중관촌에서 목격한 중국 기업의 첨단과학기술개발 의지에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정치로 전향(?)을 결심했다.

윤 당선자는 "미국, 일본, 한국 등 첨단 기업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중국 기업들은 산업 생산 피라미드의 하위에 있을 것이라는 당시 생각은 중관촌을 둘러본 후 산산조각나고 말았다"고 술회했다.

윤 당선자는 중국 전매대학은 물론 미국 듀크대학에서 첨단과학기술 클러스터에 대해 연구를 해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 객원연구원을 역임한 학자 공무원이다.

가슴 속에 잠자고 있던 정치에 대한 열망을 중국 중관촌을 통해 일깨우면서 정치에 한 발 한 발 다가섰다. 2008년 중국 CCTV가 주최한 북경 제1회 아시아도시포럼에 서울시 대표로 참가한 윤 당선자는 이듬해인 2009년 아시아도시연맹 초대 이사장으로 선출돼 아시아 도시 간 협력을 강화하는 수장이 됐다. 이때부터 윤 당선자는 잠재돼 있던 정치력이 발휘됐다.

때마침 고향인 양산에서는 17대 이후 내리 8년간 외지인 낙하산 공천에 반발해 지역인을 국회의원으로 내야 한다는 의식이 일고 있었다. 이에 지역구 의원이자 정치 원로인 박희태 당시 국회의장도 공·사석에서 차기는 '양산사람 공천'이 돼야 한다는 뜻과 의지를 밝히면서 지역민 공천의 길이 트였다.

윤 당선자는 자신 의지와 주위 권유로 정치에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영남권인 양산에서 '여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냉랭한 여론이 일었고 여권 지원이 제한되는 등 난관에 부딪혔다. 당내 경선을 통해 공천됐으나 중앙당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부인 이연승 씨와 함께 시장과 골목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어렵게 치른 선거 결과 상대 후보와 불과 4999표 차로 이겼다. 역대 양산 총선에서도 보았듯이, 지난 18대 재선거에서도 박희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상대 후보에게 3299표 차의 박빙 승부로 이긴 기록으로 비춰 볼 때 야당 후보가 만만하지 않았다.

19대 총선 결과 윤 당선자가 태어난 원동면과 상북·하북면 등 농촌지역에서 표가 쏟아지면서 당선 영광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 같은 표심의 결과는 양산 시민들이 그동안 '외지인 낙하산 공천의 트라우마'를 자신의 대에서는 고리를 끊어야겠다는 향토애와 자존심이 작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당선자는 "공직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인맥을 고향 양산으로 돌아와 고향 발전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는 꿈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뿐"이라며 "부산·울산·경남의 중심에 있는 양산은 발전 가능성이 많은 도시로 지역민과 함께 하나하나 꿈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국 유학시절 정치를 통해 나라와 지역의 발전을 이루겠다는 원대한 꿈을 꾼 지 불과 4년여 만에 꿈을 이룬 윤 당선자는 구수한 된장과도 같은 경상도 사나이 마음으로 "도덕성, 신뢰와 전문성, 진정성, 소통력을 갖춘 정치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는 "웅상 그리고 양산의 균형적인 발전, 사회 통합이 양산이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이자 과업"이라며 화합을 강조했다.

"계층·분야별 소모임 통해 소통"

-행정고시 출신으로 안정적인 직위가 보장된 행정공무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게 된 동기는.

"중국 북경 첨단과학기술단지의 중국 기업들이 세계 유수기업과 활발히 '산·학·연' 협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틀의 국가정책을 위해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다. 중국 젊은이 중에서 우수한 두뇌를 자랑하는 북경대, 청화대 등 20여 개 대학 이공계 전공 학생들과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중관촌에 몰려 있는 세계적인 첨단 기업들이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대학생들이 이러한 첨단 기업에서 제대로 살아 있는 공부와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나로서는 공포에 가까운 것이었다. 우리나라 대학에는 이공계 박사 과정은 몇 년째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국가적으로 이공계 지원책이 절실하다."

-정치 입문에 대해 가족들 반응은.

"평범한 공무원이 아니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끝장을 내는 뚝심이 있다. 가족들도 마음먹으면 기어코 해내고야 마는 성격을 알기 때문에 정치 입문 얘기를 했을 때 아무런 의심 없이 묵묵히 따라 주었다."

   
 
  선거기간 방송사 인터뷰를 하는 윤영석 당선자.  

-공무원 시절 주로 어떤 업무를 했나.

"행정고시 합격 후 19년 동안 고용노동부 사무관을 거쳐 서울시 문화환경조성팀장, 서울시장 민원비서관, 문화정책팀장, 마케팅담당관을 맡아 세종문화회관 민영화, 7000여 건 민원 해결, 서울시립교향악단 개혁, 국가와 도시브랜딩 등 업무를 해오고 성과도 낳았다. 또 서울시 지원으로 중국 북경대 방문학자와 전매대학 객좌교수, 미국 듀크대학교(행정대학원 석사), 하버드대 객원연구원 등 유학을 하면서 글로벌 역량을 키웠다."

-좌우명은 뭔가.

"정치인 덕목은 도덕성과 신뢰성이다. 진정성, 전문성을 갖춘 시민의 심부름꾼이 되겠다. 특히 정치인은 국민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책무다. 소통을 통해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신뢰를 쌓아나가겠다."

-어떻게 청렴성과 도덕성을 유지하는가.

"정치인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현실을 바꾸고자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런 제도가 마련되면 그 시스템을 통해 정치인의 청렴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원칙을 중요하게 작동하도록 하겠다."

-국회에 진출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중국과 미국 유학 때 첨단과학기술 공부를 해 그쪽에 관심이 많다. 첨단과학기술을 통해 나라 발전에 일조하고 싶다. 국회에서는 지식경제분과위원으로 활동하고 싶다."

-대선에서의 역할은.

"새누리당은 미래지향적인 정당이다. 젊은 사람의 장점을 살려 대학생 등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서는 정치와 설득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겠다."

-정치학도이자 행정가로서 느끼는 정치는.

"현재 정치는 현실에 너무 침착돼 있다. 정치와 행정은 같은 것. 정치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국가의 앞날을,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정치를 하겠다."

-분열된 양산 민심을 봉합할 방안은.

"고건 서울시장 시절 시장 민원비서관으로 지내며 다양한 시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해온 경험을 살려 시민들 목소리를 경청하며 계층별, 분야별 다양한 소모임을 통해 실질적인 소통이 가능한 통로를 만들겠다."

-양산과 웅상으로 양분된 양산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방안은.

"신도시에는 부족한 문화시설을 확충하고 제2의 천성산 터널을 뚫어 소통을 강화하고 기업을 유치해 양산시민의 삶이 나아지도록 하겠다."

-시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선거 과정에서 분열과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시민들이 공정한 선거 분위기로 바꾸어놓았다. 이런 분위기가 시민 화합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항상 낮은 자세로 시민을 하늘같이 섬기는 일꾼으로 달려나가겠다. 20여 년 공직 경험과 외국 유학에서 익힌 노하우를 양산과 시민을 위해 모두 쏟아 붓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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