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35) 의령 충익사 관리사무소 윤재환 소장

역사와 나라 사랑의 전당인 의령 충익사에도 형형색색 봄꽃들이 만발했다.

의령 충익사는 의령 9경 중 제1경. 의령읍 남산기슭에 자리 잡은 충익사는 의령인의 기상을 담고 있다. 곽재우 장군과 그의 지휘 아래 있던 17 장령과 수많은 의병이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키고 왜적과 싸워 승전한 공적을 기리고자 1978년에 정화한 유적지다.

충익사를 빛나게 하는 사람이 바로 윤재환(54) 관리소장이다.

정확한 직위는 문화재 주무관이다. 2009년 1월에 조직개편으로 충익사 관리 담당이 문화재담당으로 통합됐다.

   
 

그는 지난 2008년 5월 6일자로 발령받아 지금까지 4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러면서 충익사의 면모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하던 방식을 적극적인 개방형으로 운영했다. 충익사를 찾는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잔디를 밟지 맙시다'라는 안내판을 먼저 걷어냈다.

그리고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잔디밭에 들어가도록 허용했다.

나무 가까이에 가서 꽃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나무를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친절하고 상냥하고 진지하게 안내를 한다.

그는 경내에서 시화전을 비롯해 사진전도 열었다. 잔디를 깎아서 '6월 1일은 의병의 날'이라는 글자를 새겨 그동안 의령군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의병의 날 제정에 따른 의병정신을 함양하도록 했다. 대한민국 지도도 만들었다. 가을에는 처치를 못 해서 어려움을 겪던 낙엽을 모아 하트모양과 별표, 대한민국 지도 등을 만들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불러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특히 겨울에는 충익사 앞 하천을 이용해 무료 썰매장을 운영했다. 직원들과 함께 직접 썰매를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제공했다. 대인기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이 더 좋아했다.

윤 소장은 자신의 작은 생각을 실천해 충익사를 찾는 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했다. 그렇게 다녀간 사람이 지난해에는 무려 26만 5906명이나 된다.

또 그렇게 많은 일을 하는 직원들을 배려하는 일도 적극적이다. 직원의 생일에는 작지만 속옷 등 선물도 챙겨주고 부모 제사 때는 제주도 챙겨준다. 설과 추석을 비롯해 연말과 의병의 날 행사를 마치고 난 후 부부동반으로 식사와 함께 영화구경을 가곤 한다.

지난 2009년 제37회 의병제전 때에는 망우당 곽재우 장군이 남긴 시 37편을 시집으로 묶어냈다. 또 2008년에 박정수 작가가 쓴 역사 장편소설 <천강>을 통해 전국 학생 독후감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시상식은 곽재우 장군 탄신 456주년 다례제를 마치고 했는데, 당시 김채용 군수가 천강문학상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만든 것이 올해 제4회째를 맞는 천강문학상이다.

그는 곽재우 장군이 태어나서 자란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에서 유곡천을 따라 상류 6㎞ 지점인 마두마을에서 태어났다. 1992년 5월 3일 충익사 경내에서 전통혼례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20년이 됐다. 1997년 4월인 제25회 의병제전 때 충익사 입구에 우뚝 서 있는 의병탑을 표지로 만든 애향시집 〈의령〉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마라톤 마니아다. 올해로 11년째 마라톤을 하고 있다. 주로 하프코스에 출전하고 있는데 지난해 제1회 의병의 날과 함께 한 의병 마라톤대회에 의령군청을 대표해 풀코스에 도전, 완주했다. 올해 열리는 제2회 의병의 날 의병 마라톤대회에서도 풀코스에 참가하고자 담금질을 하고 있다. 이처럼 곽재우 장군과 충익사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그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해낸 곽재우 장군의 인문학과 자연주의 철학을 중심으로 하는 실천사상을 존중하면서 작은 것 하나라도 배려하고 실천하면서 충익사를 운영해 나가고 있다.

그가 있어 의령 제1경인, 역사와 나라 사랑의 전당 충익사는 사계절 내내 아름답고 깨끗하다. 그래서 충익사를 찾는 사람들은 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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