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가정의 달, 감사의 달 등 이 모든 말은 5월을 지칭하는 말들이다. 이외에도 5월을 지칭하는 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즈음 5월 달력을 살펴보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기념일이 빼곡하다. 그만큼 우리 일상에서 가장 생동감 넘치는 달이 바로 5월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처럼 5월이면 많은 행사와 맞물려 우리 주변에서 여러 문화·예술 행사를 접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지자체가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 문화, 공연,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놓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당연히 5월은 1년 중 문화예술, 특히 공연계가 가장 바쁜 시간이 아닌가 생각된다.

필자 또한 5월에 있을 여러 행사 준비와 학교수업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던 중, 지난 4월 22일 작곡가 김성태 선생의 별세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김성태 선생은 서울에서 태어나 어릴 적 교회에서 서양음악을 접했고, 1930년대에 동요집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내며 작곡가로 데뷔했다.

동심초를 비롯한 많은 가곡을 작곡했으며 교성곡, 관현악곡, 실내악까지 여러 장르의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교육자로서 김성태 선생은 1946년 서울대 예술대학 음악부를 창설하고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이사, 예음문화재단 회장,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등을 지냈다. 단지 몇 줄로 그를 다 표현하지는 못하겠으나 그가 우리나라 근대음악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작곡가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문득 우리 지역 음악계를 돌아보면서,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데 대해 부끄러워진다. 창원에서 태어나 자랐고 음악활동도 이곳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주위에 많은 문화예술인과 교류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 누군가가 우리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질문을 하면 얼마만큼 충실한 근거와 자료를 갖고 대답할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앞서 고 김성태 선생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가 가능한 것은 그만큼 그에게 배운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 지역 예술가에 대한 정보나 작품세계를 알고 배울 수 있는 계기는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

다시 우리 지역 음악회로 돌아와보자. 충분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과거에 비해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제시해보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많은 행사와 음악회가 흥행성 등 단지 눈에 보이는 성공 여부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오늘날 우리 지역의 음악계, 나아가 공연예술계가 이만큼 위치에 올라선 것은 원로 예술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수십 년 전부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힘들여 닦아놓은 그 터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벌써 서울 지역에서는 김성태 선생의 추모공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5월 여러 음악회가 있지만 지역 원로 예술인들의 자취를 되돌아보고 재조명할 수 있는 음악회나 행사가 한 번쯤 있으면 어떨까 생각에 잠겨본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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