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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달콤 아귀 한 입, 얼얼한 혀 끝 '사르르'

[경남맛집] 창원 아귀불고기 전문점 '미가원'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2012년 04월 25일 수요일

2년 전 친구 손에 이끌려 아귀불고기를 먹으러 갔다. 아귀찜은 들어도 봤고 먹어도 봤는데, 아귀불고기는 처음이었다. '불고기처럼 불판에 달달 볶아서 먹는 건가? 아니면 구워서 먹나?' 혼자 오만 상상을 다했다. 결론은 아니었다. 끝내 불판은 나오지 않았다. 접시에는 콩나물은 온데간데없고 아귀와 버섯만이 빨간 양념에 춤을 추고 있었다. '어라~. 뭐야? 콩나물만 없는 거잖아?' 겉모습은 아귀찜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첫인상은 실망을 안겨준 터라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 번 먹어봐. 아귀찜과는 차원이 달라." 친구는 젓가락으로 아귀를 덥석 집더니 입으로 오물오물 잘도 씹어 먹었다. 오동통한 아귀가 탱글탱글 빨간 양념에서 춤을 추는 걸 그냥 볼 수는 없었다. 젓가락으로 아귀를 집어 올렸다. '콩나물만 수북하던 아귀찜과는 다르잖아. 아귀불고기야 미안.' 첫인상이라는 이름의 선입견을 걷어올리는 순간이었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코끼리 주차장 2층 '미가원'은 아귀불고기전문점이다. 2년 전 식당손님에서 취재기자로 바뀌는 순간 물었다. "아귀불고기 정체가 뭐예요? 어떻게 만들게 된 거예요?", "(웃음)손이 아파서요.", "네?" 거창한 무언가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아귀불고기 탄생 계기는 뜻밖에 사소했다.

조영희 사장은 회상했다. "원래 아귀찜을 했었어요. 오른손으로 주걱을 하도 비비니 오른손이 가만있을 터가 있나요. 병원에서는 쉬라고 하고 일은 계속해야겠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아귀불고기입니다."

국어사전에서 불고기를 찾으면 쇠고기 따위의 살코기를 저며 양념하여 재었다가 불에 구운 음식이라고 적혀있다. 조 사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불고기가 아니고, 불처럼 맵다 할 때 불이에요."

   
 
  탱탱한 생아귀 내장 수육과 달콤한 매운 맛을 자랑하는 양념 아귀불고기. /김민지 기자  

하지만, 기자가 먹어본 아귀불고기는 눈물, 콧물이 나도록 맵지 않았다. 입술을 빨갛게 물들이는 달콤한 매운맛이었다. 아귀찜과 달랐다.

아귀찜이 얼얼한 맛으로 혀를 마비시킨다면 아귀불고기는 얼얼한 혀를 달래주는, 어루만지는 맛이다.

'미가원'은 통통하게 오른 생아귀만을 쓴다. "내장 수육은 살아있는 아귀로만 요리할 수 있으니까 무조건 남해 앞바다 생아귀만을 쓰죠. 내장 수육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알아서, 단골들이 주로 찾습니다."

탱글탱글 아귀에 물이 올랐다. 칼로 툭툭 먹기 좋게 아귀를 잘라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그다음은 우윳빛 아귀에 빨간 양념을 물들일 차례.

"고춧가루·마늘·생강·양파·과일·한약재료 등 20가지를 넣어 아귀불고기 양념을 만드는 데 하루 이틀 숙성을 시켜요. 그래야, 끈적거림이 없이 달짝지근한 맛이 납니다."

   
 

프라이팬에 아귀를 넣고 양념을 끼얹는 듯 주걱으로 매만져준다. 흩어지게 내던지듯 뿌리는 게 중요하다. 탱탱한 아귀에 조그마한 흠집도 나지 않게 빨간 이불을 살포시 덮어줘야 한다.

젓가락으로 아귀 한 점을 집어보면 안다. 두 개의 젓가락을 철봉 삼아 떨어질 듯 말듯 아귀가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면 단박에 아귀가 좋다, 안 좋다 안다. 씹으면 더 명확해진다.

입안에서 탱글탱글 아귀가 구르고 '눈은 번쩍, 귀는 쫑긋'할 만큼 고소함이 하늘을 찌른다.

남해 앞바다가 훅하고 가게 가운데로 날아왔다. '이 맛이야.' 빨간 양념은 먹으면 먹을수록 혀를 당겼다.

처음에는 맵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아귀불고기를 먹다 보면 얼얼한 혀를 막대 사탕이 달래주듯 끝은 달콤하다.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 밥 도둑이 따로 없다.

"내장 수육도 맛보이소." 조 사장이 건넨 말에 아귀 간을 얼떨결에 먹었다. 솔직히 고백건대 기자는 아귀 내장 수육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촌사람이다. 구수하긴 한데 느끼했다.

마니아들은 잘만 먹는다는데 역시 기자는 촌사람인가 쉽게 젓가락이 가질 않는다. 아귀 위는 쫄깃쫄깃하니 맛났다. 소주 안주인 회도 울고 갈 정도로 술안주로 최고다.

미가(味佳)원은 아름다운 맛이다. 아귀는 실제로 보면 지지리도 못생겼지만 미가원에서 맛본 아귀불고기는 미스코리아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아구의 효능>

아귀의 껍질에는 콜라겐 성분이 합유돼 있어 여자들의 피부미용에 좋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을 내리는 효능과 주독해소 작용이 있다. DHA성분과 비타민A가 있어 두뇌발달과 눈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아구불고기 대 4만 3000원, 중 3만 3000원, 소 2만 3000원 △아구 또는 내장 수육 대 4만 5000원, 소 3만 5000원 △세트메뉴 아구불고기와 내장수육 대 5만 3000원, 중 4만 3000원, 소 3만 3000원

◇위치: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25 네스트빌딩 206 (코끼리 주차장 2층). 055-262-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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