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체질 맞춘 음식섭취 '편협'…몸 상태 따라 균형적 영양공급

진료를 하다 보면 특정질환에 어떤 음식이 좋으냐, 우리 아이 체질(사상체질)에는 어떤 음식을 먹여야 하느냐, 평소에 ○○을 차처럼 꾸준히 먹이는데 어떠냐? 등 질문을 부모들로부터 많이 받게 된다.

몇몇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답은 거의 비슷하다. "골고루 먹이세요, 어디어디에 좋다는 것을 먹이려 하기보다는 안 좋은 것을 피하도록 하세요."

아이들은 두뇌활동, 성장, 사춘기 신체변화 등에 따라 다양한 영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좋다는 음식으로 병을 고치기 전에 안 좋은 음식을 피하여 병을 예방하는 것이 먼저다.

특정질환에 좋은 음식? 질환이라는 것은 신체의 한 부분이 어떠한 원인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말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물의 도움으로는 개선될 수 있는 상태를 넘어섰다는 말이다. 병적인 상태는 약물이나 다른 방법을 통하여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그러므로 질환은 치료가 먼저고, 치료 후에는 적절한 음식 등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사상체질에 맞는 음식? 현재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어떤 체질에는 어떤 음식이 무조건 좋다는 말은 맞지 않다. 예를 들면, 고추 파 마늘 후추는 소양인에게 맞지 않는 식품이고, 배추는 태음인과 소음인에 맞지 않는 식품이다. 그렇다면 고추, 파, 마늘과 배추로 만든 김치는 어느 체질에게도 맞지 않는 음식이 된다. 체질에 따른 음식을 편협하게 이해하면 이런 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체질에 따른 병이 생겼거나, 체질에 맞지 않는 식품을 과하게 장기적으로 즐겨서 생긴 병일 때는 그에 따른 음식 조절이 필요하겠지만 평시에는 골고루 먹는 것이 필요하고, 골고루 먹었다고 그것 때문에 병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차처럼 꾸준히 먹어도 괜찮나? 약차란 건강을 증진하거나 질병 예방을 목적으로 약재를 연하게 끓여서 장기적으로 차처럼 마시는 것을 말한다. 어른들의 몸은 완성이 끝난 상태로 인체의 편차(균형의 정도)가 어느 정도 정해진다.

그러므로 자신의 몸에 맞는 약재를 정확히 선택만 할 수 있다면 굳이 나쁠 게 없겠지만, 아이들에게는 되도록 특정 약재를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을 피하도록 이야기한다.

해가 되기 때문에 피하라는 것이 아니라, 한쪽으로 기운이 치우치는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아이란 존재는 아직 성장 중에 있어 몸이 완성되지 않았고, 완성되지 않은 몸에 특정한 기운의 약재를 장기적으로 먹으면 그 부분은 좋아지겠지만 다른 부분과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

   
 

영양부족의 시대가 아니라 영양과잉의 시대다. 성장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해서 먹인 음식이 지나쳐 오히려 사춘기가 빨라지고 성장이 빨리 멈추기도 한다. 더 좋은, 더 많은 영양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과한 부분을 절제하는 영양의 균형을 생각해야 할 시대이다.

/옥상철(창원시 마산회원구 아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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