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33) 정두균 진주시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진주 단감이 4년 연속으로 탑프루트 대상을 받았습니다. 다른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제가 이 상을 받는 데 기여한 데 만족합니다."

정두균(55·진주시 농업기술센터 소득지원과·사진) 농촌지도사는 진주 단감의 품질을 높이는 데 전력 투구하고 있으며 우수성을 알리는 전도사다.

정 씨는 진주가 우수한 단감을 생산하는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진주의 주력 단감나무 수령이 20~30년 정도 되는데, 이 시기가 가장 맛있는 단감을 생산할 때다. 여기에 일조량이 전국에서 최고이고 남강을 끼고 있어 용수도 풍부하기 때문에 자연조건으로 볼 때 진주는 단감을 키우는 최적지"라며 진주 단감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정 씨는 또 "진주는 기후뿐만 아니라 주변 여건도 최고다. 대학을 통해 기술 체계가 확립돼 있고 기술 지원도 좋고, 전문연구소까지 있어서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네트워크가 갖춰져 있다. 저는 이것을 진주의 승부수로 여기고 있다. 이런 네트워크를 밑바탕으로 해서 대외적으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진주만의 체계'를 만들고 싶다. 현재 시도를 하고 있고 일부 성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진주 단감은 수확량이 다른 지역보다 30%가량 많고 대형 거래처에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상품(上品)'도 30% 정도 더 생산되는데, 이것이 이런 네트워크의 성과라는 것이다. 정 씨는 "농가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농민 의식이고 여기에 전문 지식과 애정이 더해져야 한다. 감을 재배하는 것은 과학이고 예술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농민은 나무와 대화할 정도는 돼야 한다. 나무와 대화를 할 정도로 자주, 자세히 보면 자연스럽게 나무 상태를 알 수 있다는 말을 늘 강조한다"고.

진주가 4년 연속 탑프루트 대상을 받는 데 정 씨는 많은 정성을 쏟았다. 탑프루트 현장 심사 때는 너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이 '저 사람은 공무원이 아니고 직접 농사를 짓는 농민인 것 같다'는 오해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서류를 준비할 때는 휴일도 반납하고 농민들과 씨름을 했다. 함께 심사를 준비한 농민 김종철 씨는 "휴일도 없이 심사 준비를 할 때는 귀찮을 만도 한데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한다는 것을 느꼈다. 농민 요구는 어떻게든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는 '진짜 공무원'"이라고 치켜세웠다.

탑프루트(Top fruit)는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탑프루트 프로젝트에 의해 생산된 사과·배·포도·감귤·단감을 크기, 당도, 색도, 안전성 등 최고 품질 기준에 의해 선별한 과실이다.

진주는 단감 부문에서 4년 연속 대상을 받았기 때문에 진주 단감은 농촌진흥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품질이 좋다는 것을 인증받은 것이다. 그리고 납품을 할 때 '4년 연속 대상'이라는 것 이외에 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 씨는 농촌진흥청의 농업경영전문지도연구회 회장을 8년 정도 역임했다. 전국 농촌지도사들의 연구모임 성격으로 회원만 6000명이나 되는 이 모임을 이끌면서 지도사들 사이에서는 제법 유명인사가 됐다.

정 씨는 업무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운동도 수준급이다. 탁구는 4부 정도 수준으로 각종 대회에서 우승도 했고 마라톤을 했다. 봉사활동도 꾸준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실버해설사도 하고 싶고 더 늦기 전에 권투도 배우고 싶다며 좀은 엉뚱한 희망사항도 전했다.

정 씨는 "앞으로 남은 일은 인적 네트워크를 좀 더 발전시켜서 진주 단감을 궤도에 올리고 싶다. 농민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달려갈 것이다. 지도직이라는 게 정말 좋다. 후회는 없다. 농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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