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15) 경남 민물고기전시관

"이거 상어 아니잖아. 코가 이상한데. 뾰족뾰족한 이빨도 없고…." 책에서만 상어를 본 아이는 이제 막 한 자씩 알아가는 한글 덕분에 안내판을 보았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았다 하며 울상이다. 분명히 상어라는 글씨가 보이는데 책에서 봤던 상어와 다른 모습에 여간 슬픈 표정이 아니다.

물고기와 관련된 설명이 있는 안내판을 보며 얕은 지식을 동원해 바다와 민물의 차이에서부터 왜 상어인데 책 속의 상어와는 어떻게 다른지, 왜 이름이 이빨 없는 철갑상어인지 설명하느라 혼쭐이 났다.

밀양시 산외면 산외남로 28-27번지 경상남도 수산자원연구소 내수면지소에서 운영하는 경상남도 민물고기 전시관은 소박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꾸며놓아 체험장이 되기에 좋은 장소다.

다양한 민물고기를 만날 수 있는 전시동 내부. 아이들 높이에 맞춰져 있다./최규정 기자

요즘은 어디를 가도 꽃구경이다. 소문난 꽃축제를 가도 좋고, 목적없이 강변을 따라 혹은 드라이브를 떠나도 색색으로 피어난 꽃들의 향기에 취하기 좋다. 꽃이 아니어도 좋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연초록의 세상은 그것만으로도 좋은 안식처가 된다.

어른들에게도 예쁘게만 보이는 계절인데 아이들 눈에는 어떨까? 노란 개나리도 신기하고 진달래도 새삼스럽다. 흐드러지게 피다 꽃 비를 내리는 벚꽃은 또 어떠한가.

목적 없이 차를 몰고 세상 구경을 해도 좋을 만큼 햇살은 따사롭고 경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계절의 선물과 함께 한창 자연 과학책의 물고기를 보며 질문을 많이 하는 아이를 위해 떠난 곳이 바로 경상남도 민물고기 전시관. 휴일, 여유와 함께 끊임없이 아이와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좋은 장소다.

민물고기 전시관 외관은 자세히 보면 물고기 모양이다. 또 다양한 물고기 캐릭터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어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게다가 이곳 전시장에는 이야기가 있는 테마 전시공간을 주제로 참몰게, 갈겨니, 버들붕어, 동사리, 버들치, 수수미꾸리, 칼납자루 등 이름도 친근하고 재미있는 우리 토종 물고기 36종을 비롯해 우리 강에서 토종물고기를 잡아먹어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는 블루길과 외래종 떡붕어 등 40여 종의 물고기가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 내부를 채우고 있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시선이 대부분 아래로 향한다. 굳이 아이를 안아 이리저리 보여줄 필요도 없다. 물고기 탁본 체험도 할 수 있는데 메기 탁본과 금붕어 탁본 등 종이를 대고 크레파스로 쓱싹쓱싹 색칠하면 탁본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전시관 외부. 민물고기의 성장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최규정 기자

내부 전시관을 둘러본 것으로 끝이 아니다. 전시관 외부에는 토종 민물고기 사육장과 생산부화동, 자연산 뱀장어 치어를 키우는 육성동이 있어 토종 민물고기가 부화해 자라는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아이가 가는 곳으로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머리를 모은다. 그 모습에 마냥 신이 났다.

"물고기들이 나를 좋아하나 봐. 이것 봐봐" 하며 내려다보이는 수조 주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전시관과 야외동 사이에는 마치 강으로 흐르는 시냇가를 축소해 놓은 듯한 물길과 그 위로 다리가 놓여 있다.

소금쟁이들이 물 위를 걸어다니고 그 아래로 유유자적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헤엄을 치고 있다.

한가롭게 앉아 풀밭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를 바라보며 나른한 봄볕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기분이 좋다. 

민물고기 외에도 금붕어 등 다양한 물고기가 전시되어 있다.

<인근 볼거리 및 찾아가는 길>

□인근 볼거리 = 너무나 유명한 얼음골과 표충사를 비롯해 호박소와 구만산 계곡.

□찾아가는 길

△창원→밀양 = 국도 24호선→남밀양 IC →밀양 IC → 표충사·얼음골 방면

△부산→밀양 = 신대구고속도로 →밀양 IC → 표충사·얼음골 방면

△대구→밀양 = 동대구 IC →밀양 IC → 표충사·얼음골 방면

입장료 무료. 연중무휴. (055) 355-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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