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32) 양산시청 환경지도담당 이두영 씨

공무원으로서는 처음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중개사 자격을 획득한 양산시청 환경지도담당 이두영(46) 씨. 이 씨는 20년간 환경직 공무원으로 한길을 걸어오면서 고질적인 주민 악취 민원 해결은 물론 환경공학석사 학위 취득, 폐기물처리기술사 취득 등 공부하는 공무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씨는 진주 경상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93년 1월 양산시청 공직에 입문한 이래 환경직 공무원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양산시 환경보호과에서 근무하면서 지난 2003년 부산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환경공학을 전공하면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씨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쓰레기 침출수 유출사고가 난 어곡동 생활쓰레기 매립장 복구공사와 사후관리를 도맡아 처리하는 등 생활 민원 해결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당시 어곡동 쓰레기 처리장 침출수 유출사건은 이 지역 최대 민원으로 대두해 안팎의 관심이 높았다.

양산시 환경지도담당 이두영 씨가 축사 악취민원을 해결해준 고마움에 주민들이 보내온 난을 닦고 있다.

이 씨는 현장에서 습득한 환경적 마인드를 체화해 2007년 폐기물처리기술사를 취득, 현장 관리에 더욱 합리적이고 학구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이러한 이 씨의 노력을 인정한 당시 고 오근섭 양산시장은 지난 2007년 이 씨를 시장 수행비서로 발탁했다. 당시 오 시장은 양산을 환경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에 따라 측근에 자타가 공인하는 환경전문가인 이 씨를 곁에 두게 된 것이다.

1년간 시장 수행비서로 일하면서 이 씨는 시장에게 환경 행정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 시장도 조언에 따라 환경에 눈을 뜨게 되고 친환경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되는 등 이 씨의 남다른 노력이 빛을 발했다.

이후 지난 2009년 7월 양산시 웅상출장소 환경계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긴 이 씨는 쓰레기 처리장 침출수 유출사건에 이은 또 하나의 지역적 환경 민원과 맞닥뜨리게 된다. 웅상출장소 관내 한 마을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축사의 축산폐수 악취 민원을 제기했던 것.

이 씨는 악취 해소를 위해 자신의 내공을 모두 동원했으나 기술적으로 한계가 보여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축사 소유주, 농민, 아파트 주민 등 관련자들과 불철주야 얼굴을 맞대며 소통을 한 결과, 저감 대책을 내놓는 등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이 씨의 노력에도, 한계에 부딪혀 100% 악취 저감 효과는 보지 못했으나 축사 소유주가 스스로 운영을 포기하면서 민원이 해소됐다. 민원 해소에 열과 성을 보인 노력의 결과로 이 씨가 지난 2월 양산시청 환경지도계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주민들은 고마움의 표시로 난 화분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씨는 지금도 책상 옆에 난 화분을 두고 활짝 핀 향기를 맡으며 당시를 회상한다. 공직자로서 보람과 긍지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이 씨는 지난해 10월 8일부터 11월 26일까지 창원대학교에서 마련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시험에 응시해 지난 1월 27일 자격을 취득했다.

이 씨는 20년간 환경 업무를 해오면서 자원회수시설 온실가스 저감사업(CDM 사업) 추진과 지역 내 기업들이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시행으로 고민이 많은 것을 보고 주말을 이용해 공부를 시작했다. 이 씨는 "이제는 환경문제가 우물 안 개구리식의 국내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배출규제 등 국제적인 이슈다. 아는 만큼 국가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알게 된 지식을 온실가스 저감업무를 수행하거나 지역 내 기업체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고향인 진주를 떠나 양산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이 씨는 시에서 같은 공직의 길을 걷는 아내 배은정(41·양산시 상북면 주민생활지원담당) 씨를 만나 딸(17·고1)과 아들(14·중2)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행정직 아내와 환경직 남편인 부부 공무원은 소외 계층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떡국 재료를 공급하는 등 틈이 나는 대로 이웃사랑도 열심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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