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을 가다] (16) 거제

거제 선거구는 진성진(51·새누리당·기호 1), 김한주(44·진보신당·기호 6), 김한표(57·무소속·기호 7) 후보 간 3자 대결로 정해졌다.

10여 명에 이르던 후보들이 공천과 단일화 등을 통해 정리되고 정당 관계자들과 운동원들이 각 후보 캠프로 합류되면서 각 후보 진영도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거제 선거구는 인근 다른 선거구와는 선거 양상이 다르다.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윤영 의원이 공천에 실패하고 정치 초년병 격인 진성진 후보가 공천을 받으면서 진 후보가 기존 당 조직을 채 추스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선거구는 여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의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금 선거 구도는 야권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신당의 약진과 무소속 돌풍 등으로 세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후보들의 초반 기 싸움도 대단하다. 벌써 상대 후보의 허물을 들추는 성명서 공방으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진성진, 진보신당 김한주, 무소속 김한표 후보.

포문은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가 먼저 열었다. 야권을 향해 꼬마정당 논란을, 무소속을 겨냥해서는 구시대 인물이라는 표현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이를 맞받아 야권에서는 치졸한 표현이라고 비난했으며, 무소속 김한표 후보는 "진 후보의 캠프에 구시대적 인물이 주류를 이룬다"며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런 가운데 각 캠프에서 최근 벌인 여론조사에서 세 후보 간 지지율 차이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성진 후보는 지난 1일 박근혜 대표의 거제 방문을 시점으로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날 진 후보는 빨간 점퍼 차림으로 고현사거리에 모인 600여 명의 지지자와 악수를 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진 후보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지역현안에 대해 명진터널을 꼽으며 "처음 터널 얘기가 나온 지 50년이 돼 간다. 거제의 균형발전을 위해 명진터널이 반드시 개통돼야 하기에 당선되면 임기 중 이것만은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지역 현안인 대우조선 문제를 두고는 "국민기업으로 탄생시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진 후보 캠프에서는 야권 단일화 바람과 무소속 돌풍은 선거 중반에 이르면 긴장한 보수 표가 결집하는 효과로 나타나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과의 여론조사 경선으로 야권 단일화를 이룬 김한주 후보는 젊음과 패기를 내세우고 있다.

김한주 후보는 전국 유일의 야권 단일화 진보신당 후보다. 때문에 진보신당의 김 후보 지원은 여타 정당과는 확연히 다르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에서 김 후보의 일정을 챙길 정도다.

김한주 후보는 대우조선과 삼성조선 양대 조선의 노동자 표 모으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 후보는 새벽 대우조선과 삼성조선 정문에서의 인사를 시작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7만여 명에 이르는 조선 가족의 지지를 등에 업는다면 적수가 없다는 게 김 후보 캠프의 분석이다.

김 후보는 "깨끗하고 돈 안 쓰는 선거로 거제시민의 신뢰를 얻어 이번 총선에서 꼭 승리하겠다. 절대 네거티브 선거는 안 된다"며 "거제지역의 경제적 버팀목인 대우조선과 삼성조선 노동자를 위한 정책 개발과 서민 우선 정책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한표 후보의 이번 총선에 묻어나는 분위기는 '12년의 한'이 배어 있다.

전 수협중앙회장 박종식 씨와의 무소속 단일화를 이뤄낸 김 후보는 당선고지 9분 능선의 좌절을 이번만큼은 반복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4·11 총선에 임하고 있다.

10여 년 세월 동안 항상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김 후보는 박종식 후보와의 무소속 단일화가 세 확산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과 야권 단일화 후보 간 이념 공방이 치열해질 경우, 관망하던 부동층이 자신에게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한표 후보는 "집권당 소속 국회의원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내가 당선되면 천혜의 절경 거제를 국제적 관광도시로 가꾸겠다"고 말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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