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력자의 소망은 늙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이었다. 150만∼200만 년 전의 인류는 평균수명이 대개 10세 전후였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1900년쯤에야 선진국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겨우 40~45세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의학이 발달하면서 40세에서 80세로 늘어나는 데 불과 100년도 걸리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1945년 해방공간에서 평균수명이 35세 전후였지만 50여 년이 지나면서 남녀 합해서 70세 정도가 되었다. 이처럼 의학의 발달은 인간에게 평균수명을 연장하면서 과거 권력자들처럼 늙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을 고민하게 하였다. 그래서인지 21세기에 가장 뜨는 업종이 '노화방지산업'이다. 늙어가는 것을 막아 주는 안티에이징(Anti Aging)이 산업이 된 것이다.

노화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포와 조직 단위에서 발생하는 퇴화인데, 보통 발달 과정이 끝난 직후인 20대 전후부터 노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노화현상(Aging)과 싸워 젊어야 한다는 최면을 걸고 '젊음만 아름답다'를 신앙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도 변해가는 느낌이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아름다움이란 고어로 '알움답다'이며 알(씨)이 움(싹)을 틔워 그답게 되었다는 말이라고 한다. 그답게 되었다는 것은 그가 가진 정체성을 억압하거나 배제되지 않고 적절하고 자연스럽게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일러 아름답다고 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찬탄과 경이로움이 바로 자연스럽게 세월을 먹어가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안티에이징의 주술에 걸려 일상의 전투를 벌이는 사람들은 젊고 예쁜 존재-여성, 젊고 예쁜 존재-남성으로 등치 시키면서, 나이 든 사람들을 제3의 인류인 양 취급하면서 결국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안티에이징 소비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젊음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세월을 먹어가는 아름다움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론 건강한 삶은 안티에이징 소비자가 아니어도 필요한 덕목이다. 타임지도 항노화에 필수라는 10대 장수식품으로 토마토, 시금치, 적포도주, 견과류, 브로콜리, 귀리, 연어, 마늘, 녹차, 블루베리 등을 선정하여 권하기도 했다. 덧붙여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흡연을 삼가고, 간편식 섭취를 줄이고 탄 음식이나 튀김, 짠 음식, 단순당으로 만든 사탕, 동물성 지방, 탄산음료 등을 줄이는 것은 건강한 식단의 덕목이다.

   
 

건강수명은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아니라 건강하게 산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선진국에서는 평균수명보다 중요한 지표로 인용되는데, 이 건강수명이 평균수명보다 10년이나 차이가 난다. 결국, 한국인들은 무려 일생의 10여 년 동안이나 질병 및 부상 등으로 말미암은 고통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 이렇듯 안티에이징의 핵심은 건강한 삶이다.

/황무현(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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