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이 만난 사람] 시장·군수에게 듣는다-이학렬 고성군수

민선 5기 취임 후 인터뷰에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되고 싶다던 이학렬(60·새누리당) 고성군수. 그는 지금 3월 30일 개막하는 고성 공룡엑스포에 심혈을 쏟고 있다. 고성의 '환경' 브랜드를 전국에 알리는 데 열정을 바쳐온 그는 지난 6일 고성군청 집무실에서 만났을 때 새로운 계획에 들떠 있는 듯했다. '빗물'을 주제로 한 공룡엑스포 성공은 물론이고, 그 스스로 '혁명'이라 일컫는 생명환경농업·축산 분야에 좀 더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서 일하고픈 꿈을 키우고 있었다.

-1년 반 동안 성과와 잘못은.

"이번 공룡엑스포 주제를 '하늘이 내린 빗물, 공룡을 깨우다!'로 잡는 게 쉽지 않았다. 군의회에서 엑스포에 예산 많이 들어가는 것 꺼렸기 때문에. 근데 그러면 사람이 안 온다. 계속 변화돼야 하는데…. (엑스포)주제가 좋다. 그게 보람 있고…. 또 한 가지는 엔씨다이노스 제2구장 고성으로 오게 한 것. 스포츠마케팅 앞서 갈 것이다. (제2구장이)고성과 배둔 중간이니까 그것도 좋은 것 같고. 2014년 초에 경기가 시작된다. 행정절차 진행 중이고, 바로 끝나면 부지확보 5000평 돼 있고, 내년까지 공사 끝난다. 창원시엔 1구장이 들어서고 고성에 2구장이 생기면 서부경남 쪽에서 오기가 좋지 않나."

지난 6일 고성군청 집무실에서 이학렬 군수가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추진 안 된 일은 없었나. 삼호조선 청산 절차 밟는 중이고, STX도 들어오기로 했었는데.

"삼호조선은 어렵고… 다른 게 들어오도록 추진하고 있다. 행정적 법적 절차 끝내서 들어오기만 하면 된다.…STX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 나는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뒤집을 때는 확실하게 얘기해줘야 한다. STX는 상당히… 고성 군민들을…우롱했다. (STX) 회장님이 저보고 본사까지 옮기는 걸 검토하겠다고 했으니까, 그룹 회장이니까 믿었다…."

-올해 공룡엑스포 주제를 '빗물'로 잡게 된 동기는.

"문화행사는 세 가지가 기본이다. 차별화, 차등화, 변화. 차별화는 다른 지역과 달라야 한다. 차등화는 다르게 하되 격을 높여야 하고, 그다음엔 계속 바꿔나가야 한다. 공룡이 6000만 년 전에 환경재앙으로 사라졌다. 빗물은 환경의 중심이고, 빗물은 모든 물의 어머니다. 빗물을 가지고 공룡을 깨게 한다.…고성에서 둠벙(웅덩이)이 237개 발견됐다. 둠벙은 생태의 보고다. 지금은 둠벙에 물이 솟아나지 않는다. 관정 때문이다. 처음엔 관정 팔 때 10미터 파다 물 안 나오면 20미터, 100미터 판다. 그러면 지하수 수위가 낮아진다. 그걸 폐공이라 그러는데, 환경오염 주범이다. 이번 공룡엑스포는 그런 환경, 빗물의 중요함을 알리는 행사다."

-생명환경농업은 고성의 브랜드가 됐다. 해마다 업그레이드되는 비결은.

"생명환경농업은 고성군 성장 차원이 아니고 국가적인 문제, 범정부적인, 더 나아가서는 인류의 문제다.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 취임 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가고 싶다고 표명했었다. 그 자리가 탐나서가 아니라, 군수로서 생명환경농업을 계속 추진하기는 어렵다. 초기비용이란 게 있다. 농작물은 자생력이 중요하니까 (생명환경농업은)처음 파종부터 다르다. 이앙기가 다르고…. 농민들보고 그걸 하라면 안 한다. 군에서 90% 지원했다. 그 지원을 계속할 수 없다. 정부 차원에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농업 기법을 바꾸면…. 생명환경축산에 적용하면 혁명이다. 구제역 막을 수 있다. 근데 사람들이 안 믿어. 구제역이 왜 생기나. 어릴 때 소·돼지·닭을 집집마다 키웠다. 등에 거적 덮어주고 발밑에 짚을 깔아 따뜻하게 해줘서 구제역 없었다. 요즘 바닥은 시멘트다. 똥·오줌이 내려갈 데가 없다. 시멘트는 겨울엔 얼음장이다. 거기에 소·돼지가 있다고 생각해봐라. 동물 학대다. 그게(바닥에 시멘트 처리하는 게) 현재 법이다. 고성군은 환경법을 위반하고 있다."

-도지사가 돼도 경남 전역에 생명환경농업·축산을 추진할 수 있지 않나.

"만약 (도지사 할)기회가 주어지면 경남을 그렇게 만들고 싶다. 그러면 세계적 경남이 된다. 국회의원은 저하고는 좀 인연이 없는 것 같다. 군수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도지사로 하면 더 낫겠지. 생명환경법 만들고 지원법도 만들고…. 이런 게 바이오사업이니까. FTA 때문에 중국 농산물 들어오는 걸 겁내는데, 중국에서 4%가 부자다. 5200만 명. 그 사람들은 좋은 것, 비싼 것만 먹는다. 오히려 역발상해 그런 사람들을 겨냥해 중국에 수출하면 된다."

-글로벌 명품 교육·보육 도시를 주창했는데, 효과는.

"서울대학 몇 명 보내는 게 명품교육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자기 재질·적성·재능 발휘하도록 해주는 것, 그게 중요하다. 현재 대한민국 교육을 바꿀 순 없기 때문에 미국으로 간다. 고성군에서 3명 갔다. 2년 졸업하고 그 애들이 이번에 잘하는 게 보이면 다음엔 더 많이 좋아질 거다."

-페이스북 등 SNS 활동 활발하다.

"처음엔 직원들이 반대하더라. 그런데 시대가 그렇게 됐다. 권위를 없애주는 것, SNS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가장 좋은 점은 민원을 바로 듣고 바로 해결할 수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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