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백두대간 종주기] S&T중공업 여운택

지난 2008년 4월 19일 새벽. 설악에서의 백두대간 종주팀 출정식 겸 제1차 산행을 환송한 것이 엊그제 같건만 어느새 41차 산행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지리산 천왕봉에 우뚝 설 그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른 새벽을 헤치고 달린 버스가 덕산재 입구에 도착하여 가벼운 체조로 몸을 풀고 종주팀장께서 산행에 앞선 위기의식 일발장전의 당부 말씀으로 우리들의 안전을 일깨우자 'S&T중공업 We can do it!'의 구호로 한마음이 된 후 등반대장의 출발신호와 함께 출발하였다.

봄기운을 눈앞에 둔 날씨라 산행이 비교적 수월할 거란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였으나, 구간이 더해지면서 의외로 만만찮은 산행을 암시하듯 낙엽 밑의 얼음과 계속 이어지는 설산(雪山)의 눈길은 긴장을 늦출 수가 없게 하였다.

그러나 가파른 눈길에 그냥 주저앉기만 해도 굉장한 속력으로 내달렸던 신나는 미끄럼타기 놀이는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과 어우러져 잊지못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사방의 안개 때문에 산 아래 경관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접어야 했지만 설산의 초목에 핀 눈꽃을 감상하며 말 없는 산과 끊임없는 내면의 대화를 나누면서 부질없는 것들을 비우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꿈과 비전으로 다시 채울 수 있는 겸허함 속의 넉넉한 선물을 품에 안고 온 아름다운 주말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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