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백두대간 종주기-S&T중공업 오병기

오늘은 또 어떤 산을 만날지? 기대와 설렘으로 출발했다. 덕산재 산행 들머리에서 엄동설한을 이겨낸 버들강아지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생각도 마음도 비우고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산을 오르리라고 다짐을 했다. 마음껏 즐기자고 나선 산행이었다.

백두대간의 중심에 우뚝 버티는 백수리산은 가파른 경사와 변덕스러운 날씨가 우리에게 그다지 관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서운 눈바람 속에 피어있는 눈꽃 풍경은 겨울 산의 진수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조용히 내려앉은 안개와 함께 자연이 만들어낸 눈꽃 풍경이 모두를 감탄하게 만든다. 나뭇가지의 눈꽃을 보고 있노라니 바닷속의 산호초 같았고 조금 있으면 피어날 벚꽃길을 걷는 착각이 들었다.

발걸음은 마음을 따라주지 않았고, 차가운 날씨에도 몸에서는 땀이 끝없이 배출되었다. 덩달아 길은 가파르고 몸은 휘청거리며 다리는 후들거렸다.

정상에 가까워지면 산은 더 거친 모습을 드러낸다. 가파른 빙판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해서 내려놓는다. 백두대간 종주팀의 뜨거운 열기가 차갑게 얼어붙은 겨울 산을 녹였다. 겨울의 끝자락 추위는 여전했지만 봄이 오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눈 녹아 골짜기 개울을 이루니 시냇물이 소리를 내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