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31) 밀양시청 상하수도과 박철석 사무관

밀양시청 박철석(53) 사무관은 1979년 지방토목기사보로 발령받아 밀양 하남읍에서 공무원을 처음 시작했다. 건설과, 도시과, 새마을과를 두루 거쳐 2006년 6월에 지방토목사무관으로 승진한 박 사무관은 재난관리과 등에 근무하다 2010년 10월 13일에 현재 상하수도과로 발령받았다. 박 사무관은 현재 직위에 연연하지 않고 밀양시의 건설·토목 현장에서 항상 솔선수범하는 참 공무원상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직접 광역상수도 공급사업과 공공하수도 정비·설치 사업 현장을 일일이 찾아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이다. 혹시라도 시민이 불편을 느끼지나 않을까 세심히 배려한다.

   
 

박 사무관은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아 불편을 겪는 읍·면 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생활용수를 공급해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광역상수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45개 마을을 대상으로 지난해까지 103개 마을을 완료했으며 올해 삼랑진읍 송지리 죽곡마을 외 4곳에 광역상수도를 공급할 계획이다.

"상수도 업무를 하다 보면 개인 민원과 많이 접촉하게 됩니다. 주민들의 불편한 점을 해결하고 대화로 민원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만나고 대화하면 다 해결된다는 것이 생활신조입니다."

밀양시에서도 동 지역은 상수도 체계가 잡혀 큰 문제가 없지만, 농촌 지역으로 가면 사정이 다르다고 한다.

"삼랑진이나 하남 등은 낙동강 옆이라 그런지 수질이 상당히 안 좋습니다. 관정을 깊이 파면 짠물이 나오고 얕게 파면 철분 함량이 높습니다. 그런 농촌 지역에 좋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 홍보하러 가는데, 실제 나가보면 공짜로 지하수를 쓰다가 요금을 내야 하는 수돗물을 쓰는 것에 쉽게 수긍하지 않습니다. 또 처음 공사할 때 시설분담금이라고 해서 주민들이 시설비로 70만~80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농촌지역에는 노령층이 많아서 설득하는 데 애로가 많습니다."

농촌 노인들이 한평생 생활해온 방식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돈'이 드는 일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들을 설득하려면 완전 '동네 사람'이 돼야 한다.

"동네 회의 등에 수차례 참석하며 주민들을 만나야 합니다. 그래도 설득하기 어려우면 다른 지역에 나가 있는 자식들에게 연락해 농촌 지역에 좋은 물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와 사정을 설명하고 부모님을 설득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마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해나가는 일입니다."

처음에는 반대하던 주민들도 박 사무관과 다른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막상 좋은 수돗물이 공급되면 반응이 달라진다고 한다.

"설득하느라 무척 고생하게 만들었던 분들이 나중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때도 있습니다. 좋은 물이 공급돼 마신 후에는 이웃 마을 주민들에게 스스로 홍보를 하시더군요."

새로운 관로 확충뿐 아니라 소규모 수도시설 노후로 인한 누수와 수량 부족 등 주민들 불편을 막기 위한 개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시설 개선은 마을상수도 154개소, 소규모 급수시설 140개소 등 총 294개소를 계획하고 있다. 2011년까지 241개소를 마쳤으며, 올해 중으로 30개소를 개선할 계획이다.

"농촌 마을에는 옛날 관로가 많은데 상수도를 공급하면 누수가 많이 발생합니다. 저녁이나 한밤중이라도 누수가 발생하면 보수 작업에 매달립니다. 보수가 늦어지면 그만큼 금전적인 손실과 주민 생활 불편이 크니까 한밤중이 따로 없습니다."

시에서 관로 교체사업을 하고 있지만, 예산 확보가 쉽지만은 않다.

"예산을 편성할 때 최대한 편성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하지만, 돈이 필요 없는 부서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지역 대표들과 긴밀한 협조를 합니다. 지역 대표들이 읍면 사업 보고를 할 때 상하수도 부문이 우선순위에 들어오면 그만큼 예산을 많이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시로 협조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업들도 모두 중요하겠지만, '먹는 물'은 주민 생명과 직결되는 일인 만큼 절대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박 사무관은 이 밖에 다른 업무에서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위 공무원으로부터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민원인과 동료, 후배 공무원에게 늘 친절하게 응대하며,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부서장으로서 권위보다는 부서원들과 늘 가까운 동료처럼 지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직원과 시민의 칭송이 자자하다.

박 사무관의 그런 모습은 상복으로 이어졌다. 지난 2008년 지방도로 정비사업 평가 결과 밀양시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밀양시 기관 표창과 함께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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