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9) 김해 드림 주 동물원과 대성동 고분박물관

조금만 더 봄이 빨리 와주길 기다린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햇살은 따사롭지만 바람이 매섭다. 늦은 독감이 유행이라는 반갑지 않은 소식은 놀러 나가자고 떼를 쓰는 아이를 애써 모른 체하며 햇살이 좋은 한낮까지 승강이를 벌인다.

이번 나들이도 그렇게 시작됐다. 뜻밖에 이런저런 볼거리와 유적지도 많고 바스락바스락 풀 밟는 소리를 내며 걷기 좋은 공원이 많이 있는 김해로 차를 몰았다. 말문이 트이기 시작한 아이는 동물원 가자고 가끔 졸라댄다.

안타깝게도 경남에는 이렇다 할 동물원이 없는 실정. 그런데 김해에 직접 동물에게 먹이도 주고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하여 떠난 곳은 '식사와 동물체험'이라는 부제가 붙은 드림 주(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304, 055-338-5250).

서김해 IC에서 부산, 김해시청, 주촌 방면으로 가다가 대동로를 따라 가다 보면 나지막한 드림 주 입구가 보인다. 가는 길에 안내판이 없어 출발하기 전 지도를 꼼꼼히 살펴보는 준비가 필요하다. 인근 주차장에 차를 대고 조금 걸어 입구에 도착했다. 작은 규모다. 사자나 호랑이·코끼리를 기대하면 안 된다. 다만, 매표소에서 파는 당근을 사면 토끼나 미어캣, 원숭이에게 직접 줄 수 있는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김밥 등 간단한 식사비가 포함된 입장료를 구입하고 들어섰다.

김해 드림주에서는 아이들이 토끼, 염소, 미어캣 등에 직접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휘돌아보는데 1시간이 채 넘지 않으니 요즘 같은 날씨에 부담없는 코스이기는 하다.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낮은 울타리 안에 올망졸망 뛰어다니는 토끼들이다. 울타리 안으로 아이와 어른도 들어갈 수 있다. 사람을 보면 다리를 곧추세우고 먹이를 달라며 애교를 부려댄다. 처음엔 머뭇거리던 아이들이 이내 토끼에게 먹이도 주고 쓰다듬기도 하며 장난을 친다. 염소와 양, 원숭이, 사슴, 미어캣, 프레리 독 등 도심에 사는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기에 충분하다.

   
 

사육사들이 친근하게 다가와 먹이 주는 것을 도와주거나 직접 동물과 교감을 나누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아이들 시선으로 바라보면 마냥 신기하겠지만, 동물원이라는 것이 애초 인간을 위한 것이지 동물을 위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해준다.

작은 구지봉이란 의미가 있는 '왜(애) 꼬지' 구릉에 만들어진 금관가야 왕과 왕족들의 무덤유적에서 발굴 조사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는 대성동 고분박물관은 도입과 개관의 장, 고분의 장, 교류의 장, 문화의 장 등의 주제로 꾸며져 있다. 대성동 고분군 구릉의 정상과 주변에 발굴조사된 구역을 산책로로 꾸며 놓았는데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고대 가야의 역사를 생각해 보게 한다.드림 주를 다녀온 것만으로는 뭔가 아쉬워 김해시 대성동 고분박물관(김해시 대성동 434번지, 055-331-2359)으로 발을 옮겼다. 위로는 부산~김해간 경전철이 오가고 사방으로 펼쳐진 도로 한가운데 나지막한 박물관과 인근 고분은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대성동고분박물관으로 오면 나들이에 실패할 확률은 없을 듯하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근에 수로왕과 왕비를 기리는 수릉원과 민중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민속박물관이 자리하고, 수로왕릉과 김해 한옥마을체험관까지 시대를 거슬러 온 듯한 기분에 여유와 편안함까지 느낄 수 있다.

   
 

청동주로 제작된 가야 기마무사의 형상으로 돼 있는 대성동고분박물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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