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 창원시 용호동 쌈밥 전문점 '만년당'

"집밥 먹고 싶다." 직장인들이면 다 안다. 음식이 제아무리 화려한 맛과 멋으로 유혹해도 어머니가 해주는 밥이 보약이라는 것을. 짜고, 맵고, 달달한 맛에 물릴 대로 물린 직장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맛집이 있다. 바로 '만년당'이다. 아침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 굶고 그냥 자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낙(樂)은 점심시간.

혹자는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무실을 탈출하는 게 관건이다. 어떤 말을 해도 뒤돌아보지 말고 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오전 10~11시가 되면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밀려와 몇 번이고 배를 눌러야 하는 그들에게 점심시간은 뱃속의 요동을 잠재울 기회이자 휴식시간이다.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15-8번지에 있는 만년당. 이곳은 점심시간 바쁜 일과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편안한 가정집 같다' 만년당의 첫인상이다. 마치 평범한 가정집에 초대받아 맛있는 음식도 먹고, 웃음꽃 피우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선미 씨는 음식점을 차리기로 했다. 특별한 양념을 하지 않고 조물조물 손맛으로 간을 해도 주위에서는 맛있다고 했고, 어릴 때부터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그릇도 좋아했다. 그래서 3년 전부터 만년당의 주인이 됐다.

"매일 아침 장을 봐요. 직접 식재료를 봐야 직성이 풀려요. 배달을 하면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들어서, 매일 마산 어시장이나 상남 시장에 갑니다"고 조선미 사장은 말했다. 그의 말처럼 만년당의 음식은 음식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 '집밥'이었다.

쌈밥을 주문했다. '소박하다', '호화롭지는 않지만 시골마을 아낙네의 기운이 잔상으로 남는다' 다 알겠지만 쌈밥은 신선한 채소 잎과 해조류 등에 밥과 생선·수육을 얹고 쌈장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말만 들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쌈밥 정식.

손을 걷어붙였다. 배추 한 잎에 기름이 번지르르 감도는 수육 한 점을 올리고 아삭아삭한 겉절이와 쌈장을 곁들였다. 그리고 입으로 직행. 수육의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질감과 쌈장의 고소하면서도 짜지 않은 맛, 배추의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이 느껴졌다. 이번엔 곱게 자른 다시마 한 장을 손에 얹었다. 노릇노릇 잘도 익은 고등어 한 점과 밥 한 숟가락을 얹었다. 물컹물컹한 다시마와 짭조름한 고등어가 입안으로 쏙 들어오는 꽉 찬 이 느낌, 좋았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아들에게 어머니가 정성스레 차려준 상차림 같았다. 혀를 움직일 수도 없을 정도로 입안을 빵빵하게 쌈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어떻게 쌈을 싸도 맛있는 건 매한가지니까.

   
 

"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아요. 음식을 재사용하지도 않습니다. 요즘 손님들은 맛만 보고도 잘 알아요. 성격이 깐깐해서 모든 걸 직접 해야 직성이 풀려요. 그래서 손이 더 많이 갑니다"고 조선미 사장은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만년당의 음식은 어머니의 정성스런 손맛이 뱄다.

밑반찬도 맛있다. 특히 꼬막 간장조림과 들깨찜은 밥도둑이다. 꼬막 하면 으레 고춧가루로 매콤하게 무친 꼬막 무침을 떠올리지만 이 집은 간장으로 맛깔 나게 조렸다. 간장 색깔은 연했다. 연한 만큼 짜지 않다. 혀끝을 살짝 건드리는 단맛도 느껴진다.

들깨찜은 참기름도 울고 갈 만큼 고소하다. 생쌀을 갈아서 검정 통 들깨와 들깻가루를 골고루 버무려 콩나물, 당근 등과 쪘다. 밑반찬은 계절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만년당이라는 이름을 직접 만들지는 않았어요. 누군가가 가게를 운영했고, 2년 동안은 비어 있었습니다. 주인을 늦게 만난 셈이지요. 손님들에게 '집밥같다', '편안하다' 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라고 말하는 조선미 사장. 그의 말처럼 만년당은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수놓은' 공력 이상의 정성이 느껴졌다. 점심 예약은 필수. 오후 3~5시는 휴식.

<메뉴 및 위치>

◇메뉴: △쌈밥정식 8000원 △추어탕 8000원 △추어탕 정식 1 만 원.

◇위치: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15-8. 055-266-8816.

쌈 요리 왜 좋을까?

<증보산림경제> <임원십육지> 등 조선시대 농서들에는 우리 땅에서 자라는 채소의 종류와 재배법, 이용방법 등이 상세히 기록돼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조상은 채소를 즐겨 먹었다. 쌈 요리는 비타민, 무기질, 비타민 C 등의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고 식이 섬유소가 풍부하여 변비 예방과 포만감을 준다. 다이어트에도 좋은 참살이 식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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