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붓고 통증…심하면 뼈 파괴, 약물복용과 운동 등 생활요법 병행

통풍은 한자로 '아플 통(痛), 바람 풍(風)'으로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통증과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고 해서 일컫는 증상을 표현한 병명이다.

영어로는 'gout'라고 하는데, 그 어원은 물방울 또는 응고를 의미하는 라틴어의 'gutta'에서 유래된 말이다. 통풍은 우리 몸 속 '요산'이 관절 내에 결정을 형성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인데, 신기하게도 서양에서 'gout'의 어원은 통풍의 발생 과정을 잘 반영하고 있다.

통풍의 별명은 '황제의 병'이다. 통풍이 서양에서 주로 왕족, 귀족들이 걸렸던 것에서 유래됐다. 통풍은 비만, 당뇨 등 만성대사성 질환의 일종으로 발병하고, 이러한 대사성 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 부유한 사람에게서 생기는 병임을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통풍은 고대로부터 잘 알려진 병이다.

하지만, 요산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통풍이 오는 것은 아니다. 요산 수치가 정상인데도 통풍으로 내원하는 환자도 많다. 그러므로 건강 검진에서 요산 수치가 높다고 해서 곧바로 치료할 필요는 없으며 환자 대부분은 관절염 증상으로 내원해 통풍으로 진단되면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통풍 진단은 요산 수치로 하는 것이 아니다. 관절에서 관절액을 주사기로 뽑아서 편광현미경으로 요산 결정을 관찰해야 통풍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발이나 발목, 무릎에 관절염이 나타날 경우 류머티스 관절염, 골관절염, 반응성 관절염, 척추관절병증 등의 다른 관절질환일 수도 있으므로 편광현미경 검사와 기타 혈액검사를 통한 감별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증상은 주로 엄지발가락 관절에 나타나지만 발목, 무릎, 손 관절에도 나타날 수 있다. 급성기 통풍은 관절이 붓고 극심한 통증이 나타났다가 수일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는 경과를 보인다. 만성적으로 진행할 경우에는 요산결정이 관절 내에 쌓여 결절(tophi)을 형성해 뼈를 파괴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통풍의 치료는 급성기와 만성기로 나눌 수 있다. 급성기에는 관절 내 주사와 경구약물로 관절염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하게 되며, 대개가 수일 내에 호전된다. 급성기의 관절염이 완전히 나은 이후에는 만성기의 치료를 하게 되는데, 만성기의 치료는 통풍 발작을 예방하고 요산결정에 의한 뼈의 손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 요산을 낮추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아울러 생활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운동과 체중조절이 필요하며 요산을 올리는 식품을 피해야 한다.

요산을 올리는 식품으로는 술, 청량음료, 육류가 대표적이다. 술중에도 맥주, 소주, 양주는 안 좋고 와인은 괜찮다. 콜라, 사이다와 같은 청량음료는 술만큼 통풍에 좋지 않다. 생선을 포함한 육류 과식은 금물이다. 반면, 요산을 낮추는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식물성 기름, 커피, 비타민 C, 저지방 우유가 있다. 통풍은 고혈압, 당뇨, 비만과 같은 만성 대사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 잘 오기 때문에 통풍 환자는 고혈압, 당뇨, 비만에 대한 검진과 치료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통풍은 류머티스 관절염, 골관절염 등의 다른 관절염에 비해 비교적 쉽게 조절할 수 있는 병이지만 편광현미경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 비만과 같은 만성 대사성 질환의 일종으로 인식해야하며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용근(창원 파티마병원 류마티스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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