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얼굴은 동그랗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길쭉하기도 납작하기도 넙데데하기도 하다. 타원형 얼굴, 일명 '계란형' 얼굴은 누구나 바란다. 하지만, 개성이 없다. 인위적이고 밋밋하다. 각진 얼굴형이나 얼굴형이 네모난 것은 어떤가. 솔직히 우리나라에선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지만 서양에서는 '지적이다', '세련됐다'고 말한다. 서양인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얼굴형이 바로 각진 얼굴인 셈이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피자 다 제나로(Pizza da Gennaro)'에서는 각진 얼굴처럼 네모난 피자를 맛볼 수 있다. 일명 '로마식 사각피자'다. 이 네모나고 두꺼운 녀석의 출생 비밀부터 알아보자.

로마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피자를 뜯으면서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 그들이 먹는 것은 네모난 로마식 조각피자다. 로마에 가면 사각팬에 큼직하게 구워진 피자를 손님이 원하는 양만큼 잘라 무게를 재어서 판다. 도톰한 게 특징.

'피자 다 제나로'의 로마식 사각피자는 이탈리아 라티나 현의 작은 도시 라티나(Latina)에서 온 것이다. 나폴리는 알았는데 '라티나'라 생소하다.

"라티나는 무솔리니가 바다를 간척해 세운 도시입니다. 그곳에서 1957년 제나로(Gennaro) 할아버지가 처음 피자가게를 열었죠. 아직도 운영 중입니다. 그곳에 직접 가서 피자 만드는 법을 배웠죠"라고 이상환 대표는 설명했다.

두께가 1cm 정도는 돼 보인다. 유명한 피자 가맹점에서 맛본 '신(Thin)'피자와 확연히 다르다. 도우가 말랑말랑하고 푹신푹신하다.

"겉은 바삭한 느낌이지만 속은 공기층이 있어 부드럽죠." 이 대표의 설명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서둘러 로마식 사각피자 '요거 프레쉬'를 한 입 베어 먹었다. 혀 사이로 모시적삼에 물감 배듯이 새콤달콤한 맛이 전해진다. 자체 개발한 요구르트 소스였다. 도우는 덩달아 쫄깃하다. 찹쌀떡 같다고나 할까. 처치곤란(?)이었던 도우가 맛도 좋으니 토핑이 시샘하는 건 시간문제. 도톰한 피자 빵과 상큼한 채소, 블랙 올리브의 만남인 인살라타도 인기 메뉴다.

"도우는 직접 반죽하고 발효했어요. 100% 자연산 그라나 파다노(Grana Padano) 치즈와 신선한 과일, 루콜라 잎, 자체 개발한 요구르트 소스로 맛을 냈죠.(요거 프레쉬)" 이 대표는 피자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로마식 사각피자가 빠르게 입맛이 변하는 사람들의 혀를 꼭 붙들어 맬 수 있는 매력을 쉼 없이 설명했다.

우선 담백한 맛이 매력이다. 일반 피자에 비해서 딱딱함과 치즈의 늘어짐이 덜하다. 일부러 숨기지도 과장하지도 않은 맛이 혀를 서서히 끌어당긴다. 가격도 3000원에서 5000원 사이고 선택의 폭도 다양하다. 문을 연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창원 맛집 블로거들에게 소문나 다녀간 이들이 많다. 입소문이 돌아 체인점문의도 쇄도했다.

'피자 다 제나로'에서는 로마식 사각피자뿐만 아니라 나폴리 피자도 맛볼 수 있다. 나폴리 피자의 특징은 로마식 사각피자보다 도우가 얇고 심플하며 투박스럽다. 나폴리를 방문한 여왕의 이름을 본떠 만들었다는 '마르게리따 피자'(Margherita Pizza)를 비롯해 총 11가지의 나폴리 피자가 있다.

이 대표는 '피자 다 제나로'에서만 볼 수 있는 '꽈뜨로 스타지오제'(Quattro Stazione)를 추천했다. 버섯과 블랙올리브, 베이컨, 이탈리아산 카르초피(Carciofi·꽃봉오리 모양 야채) 등의 토핑을 얹었다. 씹는 재미가 있다. 꽃망울이 터지듯 톡톡 튀는 토핑과 흐드러지게 익은 치즈가 잘 어울렸다.

"제나로 할아버지의 소박한 장인 정신이 저에게도 숨 쉬고 있습니다. '피자 다 제나로'는 번쩍번쩍하지 않아요. 부담없는 가격으로 누구나 와서 피자를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이었으면 합니다"고 이 대표는 바랐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나폴리 마르게리타 7000원 △나폴리 고르곤졸라 1만 2000원 △나폴리 감자피자 1만 2000원 △로마식 사각피자 인살라타 4500원 △로마식 사각피자 요거 프레쉬 5000원.

◇위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722-10번지 (055)256-5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