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따라 복압·절박·복합성 나눠…수치심·편견 버리고 병원 찾아야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원하지 않는 장소와 시간에 소변이 나와 속옷을 적시는 증상인 요실금.

우리나라 중년기 여성인구 약 40%가 증상을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이런 요실금에는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이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소변이 마렵지 않고 방광이 수축하지 않았는데도 배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요도를 통해 흘러나오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요도 주변 조직이 약화되어 발생한다. 전체 요실금 환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이 증상을 호소하며, 일상생활 중에 크게 웃거나 재채기를 하는 경우 혹은 뛰는 운동이나 기침을 할 때 배에 압력이 올라가면서 소변이 새어 나오게 된다.

이와 다르게 과민성 방광 증상 중 하나로 '절박성 요실금'이 있다. 이는 주로 배뇨 감각-운동 조절이상으로 발생하게 된다. 방광이 과도하게 민감해 방광 내 소변이 일부 밖에 차지 않았는데 소변을 보고 싶은 절박감이 들어 소변이 새어나오는 경우다.

민감한 방광이 강하게 수축을 하여 소변이 새어 나오는 것으로, 이 경우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듣거나 설거지나 손을 씻기 위해 흐르는 물을 틀기만 해도 소변이 나올 수 있다.

이 두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복합성 요실금'도 있다. 이는 전체 요실금 환자 가운데 42%가 증상을 호소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이를 치료하려면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 두 증상 중에 보다 중한 증상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론과 달리 실제로 요실금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여성들은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 증상을 혼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복압성 요실금 증상에 의해 신경이 자극되어 감각-운동 조절 이상현상이 생기거나, 복압성 요실금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 행동으로 자주 소변을 보는 일이 지속되면 절박성 요실금으로 오인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검사 이전에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와 전문의 간 자세한 상담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요실금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수치심이나 정보 부족 등으로 충분한 상담을 하지 못하기도 하고, 비뇨기과는 남성들이 주로 찾는 곳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병원에 방문하는 것을 꺼려하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는 때가 많다. 때로는 정확한 증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치료를 받게 되어 이중고에 시달릴 수도 있다.

최근 요실금 관련 수술 건강보험재정지출액이 급등(2002년 35억에서 2006년 476억으로 증가)한 것을 보면 요실금의 치료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절박성 요실금이나 복합성 요실금에 대해서도 세밀한 상담과 진단을 통한 수술이 이루지는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여성들은 요실금은 누구나 생길 수 있는 흔한 질환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당당히 병원을 찾아 비뇨기과 전문의와 자세하게 상담을 하고 증상을 정확히 반영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요실금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여성 스스로 위축된 사회활동을 하게 되거나, 심한 경우 우울증에 시달리는 등 2차적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의심되는 여성들은 선입견에 매몰되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 빠른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 좋다. 이것이 요실금을 없앨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이영숙(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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