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5)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살짝 도심에서도 벗어나고, 날씨에 따라 실내와 야외를 오갈 수 있고, 아이와 함께 조물락조물락 뭔가를 만들 수도 있는 곳. 김해시 진례면 송정리 358번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클레이아크'는 흙을 뜻하는 '클레이(Clay)'와 건축을 뜻하는 '아크(Architecture)'의 합성어. 지난 2006년 3월 개관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이러한 건축과 도자의 만남을 지향하는 공간으로 세계 최초의 건축 도자 전문 미술관이다.

설명이 너무 거창한 것 같지만 발길이 닿는 대로 미술관을 한 바퀴 돌다 보면 몸으로, 눈으로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우선 전시관은 그 외관부터 볼거리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웅장해 보이기까지 하는 전시관 외벽은 가로·세로 각 48cm크기의 도자 타일 5036장으로 감싸여 있는데 이 도자 타일은 '파이어드 페인팅(Fired Painting·구운 그림이라는 뜻으로 흙을 이용하여 만든 도판 위에 그림을 그려 구워 만든 타일)'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건축도자를 표방하는 미술관에서 '제1호 소장품'으로 꼽는 작품이기도 하단다.

아기자기한 다육식물들이 우리를 반기는 미술관에는 '집을 생각하다 House&Home' 전시가 한창이다. '집을 짓다', '삶을 상상하다', '정원을 꿈꾸다' 세 파트로 구분된 전시는 다양한 작가가 독특한 시각으로 본 집에 대해 형상화한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느린 걸음으로 작품을 바라보며 아이와 집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끝없는 상상력을 펼쳐보는 재미가 좋다.

다양한 물건으로 눈 코 입을 채워볼 수 있는 fun-fun 얼굴 만들기 프로그램.

마음을 사로잡은 건 전시와 연계한 체험 행사다. (하단 표 참조)

'좋은 집, 행복한 집'이라는 주제의 미술체험에서는 성냥개비와 미니 벽돌을 이용해 건축물을 만들어 보고 'fun-fun 얼굴 만들기'는 얼굴 표정을 다양한 도자 미니어처로 꾸며볼 수 있다. '픽셀하우스 모형 만들기'는 아이와 가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직접 색칠도 하고 종이를 이리저리 뜯어 조립도 해볼 수 있다. 아이들이 완성된 작품과 함께 브이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작품을 들고 전시관을 나오는 것을 보면 성취감도 꽤 커 보인다.

미술관 언덕 뒤편으로 피크닉 공원과 20m높이의 클레이아크 타워가 조성돼 있다.

전시관을 나와 잘 꾸며진 야외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피크닉 공원과 도자 체험관을 만날 수 있다. 햇살이 좋은 틈을 타 공원에서 아이들이 뛰어논다. 아이들은 작은 소품, 자연만 가지고도 스스로 훌륭한 놀이터를 만들어 낸다. 미술관 언덕 뒤편에는 '파이어드 페인팅' 1000여 장으로 장식한 높이 20m의 '클레이아크 타워'가 솟아 있다.

도자체험은 시간이 정해져 있어 미리 시간을 알고 가는 것이 좋다. 전시와 연계한 도자체험과 함께 상설 도자체험이 있다. 소성(작품제작 후 미술관 자체 시유와 소성을 거쳐 작품을 완성)은 한 달 뒤 집으로 보내주고, 무소성은 체험 후 완성된 작품을 굽지 않고 바로 가져갈 수 있는데 소성은 1만 원, 무소성은 5000원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은 휴관한다. 관람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6세 미만은 무료다.(www.clayarch.org)

 

 

   
 

인근지역 먹거리-아이도 반한 쫄깃쫄깃 다슬기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인근에는 도자공방이 밀집해 있다. 화훼 단지와 공장이 밀집한 김해에 건축 도자 전문 미술관이, 그리고 인근에 도자공방이 많은 이유는 무얼까?

현재를 알려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선사시대의 김해는 김해토기의 본고장이었다. 김해토기는 가야연합의 종주국인 금관가야의 가야토기로 계승됐고, 조선 초기에는 분청사기와 백자 생산지 가운데 하나였다. 이런 연유로 현대에 와서는 100여 개의 도자공방이 밀집돼 도자기가 생산되고 있는 곳이 바로 김해이다.

도자 공방길을 따라 진례면사무소 인근에 맑은 다슬기국과 들깨를 듬뿍 넣은 다슬기들깨탕으로 유명한 코끼리식당(김해시 진례면 송정리 433-9, (055) 345-9887)이 있다. 몸도 녹일 겸 다슬기국을 시켰다.

   
 
  코끼리식당의 다슬기국.  

뚝배기 한가득 선명한 초록빛이다. 숟가락으로 휘저으니 그 아래로 푸른빛이 도는 다슬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부추와 다슬기, 편을 썬 표고버섯으로 맛을 낸 다슬기국이 입안을 개운하게 채운다. 쫄깃하게 씹히는 다슬기 맛에 아이도 반한 눈치다. 후후 불어 앞으로 건넨 다슬기를 손으로 집어 입으로 쏙쏙 가져간다.

밑반찬도 정갈하고 맛나다. 영양 가득한 다슬기국으로 한끼를 해결하니 몸도 마음도 든든하다. 다슬기국 6000원, 다슬기들깨탕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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