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들 노조원 눈물 닦아주며 위로

진해현대의원노조(지부장 김미연)가 병원 측의 위장폐업 철회를 주장하며 병원에서 농성에 돌입한지 169일째 되는 1일 법원 결정에 의해 강제로 쫓겨났다.

이날 오후 3시 20분 진해경찰서 경찰관과 진해시청 직원들은 소방차까지 동원해 강제철거 작업을 신속하게 마무리지었으며 다음날 철거를 예상했던 노조원들은 예상치 못한 기습에 놀라 병원 앞 길바닥에 주저앉아 눈물만 흘렸다.

이 광경을 지켜본 행인들은 “결국은 쫓겨나는 신세가 될 것을 왜 사서 이 고생들이냐”며 손수건으로 노조원들의 눈물을 닦아주었으며 어떤 할머니는 호주머니에서 5000원짜리 지폐를 꺼내 노조원의 손에 쥐어 주기도 했다.

김 지부장은 “170일이 되도록 제대로 중재 한번 안해 준 진해시가 철거작업에 공무원들을 보낸 것이 더 섭섭하다”며 “노동부가 연장근무시간을 인정해 주지 않고 체불임금 3억4000만원을 달라는 청구소송에서도 단지 7000만원만 인정받은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주순남(36) 노조 선전부장은 “사용자가 병원운영 자금 중 16억원의 세금을 포탈했다는 사실을 증빙자료와 함께 제출했으나 창원세무서가 4가지 세무비리를 조사과정에서 누락시켰다”며 “작년 5월에 이 세무서에 있었던 과장이 느닷없이 병원을 방문해 강연회를 열고 ‘현대의원의 운영사정이 타 병원에 비해 매우 어렵다’는 등의 강의를 해서 어리둥절했었다”고 밝혔다.

한편 철거반은 철거에 대비, 노조원들이 병원 앞에 친 천막까지 모두 치웠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진해대동조선노동조합(위원장 고용수)이 똑같은 자리에다 새 텐트를 설치해 이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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