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산시 잇단 발표 악용, 일본선주 가격 올려

경남도와 마산시가 마산~일본 직항로 취항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화물선 수입가격 인상과 함께 선박도입 협상에 난항을 초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직항로 취항이 당초 계획보다 3차례나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1일 경남도와 마산시·직항로 운영선사인 (주)마관페리 등에 따르면 당초 늦어도 지난해말 취항을 목표로 추진해온 마산~시모노세키항 직항로 개설이 선박구입 조건을 둘러싼 일본 선주와의 협상 난항으로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다.

이는 지난 99년부터 경남도와 마산시가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10월, 12월에 이어 올 2월 등 계속해서 구체적인 취항일정을 밝히자 선박을 소유하고 있는 일본 선주들이 우리측의 일정이 촉박하다는 점을 이용해 선박가격을 턱없이 올린 때문이다.

(주)마관페리측이 직접 또는 중개인을 통해 접촉하고 있는 일본 선주들은 일반적으로 270만~300만달러에 거래되는 9000t급 화물선을 지난달 초에는 최고 50% 이상 올린 410만달러까지 제시하는 등 배짱을 부리고 있다.

이처럼 일본 선주들과의 협상이 어려워지자 마관페리측은 협상대상을 싱가포르 선주까지 확대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선박용량을 비롯해 구조·제조연도 등 조건이 맞지 않아 실패했다.

이에 따라 선사측은 지자체들이 밝힌 일정과는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일본선주들과의 협상에 나선 결과 최근 순조로운 진행을 보였으나 지난달 30일 마산시가 시정보고회를 통해 2월 취항을 또 다시 약속해 같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선사측 관계자는 “자치단체장 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사업을 빨리 진척시키려는 지자체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무책임한 취항 계획 발표로 외화유출을 가중시키는 한편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선사측의 어려움을 더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산~시모노세키 직항로는 도와 시·마산지방해양수산청 등이 지역 농산물 및 공산품 수출업체들의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99년부터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 선사로 선정된 부산의 정인해운이 최근 직항로 운영을 위해 별도의 법인인 (주)마관페리를 설립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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