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 김성동(28)·최은경(28) 부부

동갑내기인 김성동(28·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최은경(28) 씨는 지난 2010년 10월 24일 결혼했다. 그때 나이가 26살이니 제법 이른 나이에 부부가 된 셈이다.

"아이 때문에요. 조금 서둘러서 결혼했어요."

성동 씨가 머쓱하게 웃으며 설명했다. 성동 씨와 은경 씨를 묶어준 김원민(2) 양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성동 씨와 은경 씨는 지난 2007년 처음 만났다. 당시 연인이었던 성동 씨 친구와 은경 씨 친구가 두 사람 소개팅을 주선했다.

   
 

"소개팅인지도 모르고 나갔어요. 그냥 만나자고 해서 나갔더니 친구들이 그런 자리를 마련했더라고요."

그렇게 처음 만난 성동 씨와 은경 씨, 그러나 서로 첫인상은 별로였다. 성동 씨에게 은경 씨는 첫눈에 대가 세 보이는 사람이었다.

"얼굴 보면 제법 고집이 있겠다 싶은 인상이에요. 더군다나 성이 최 씨라고 하니까 더 그런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은경 씨에게도 결코 모범생 쪽은 아닌 성동 씨 인상이 처음부터 매력 있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은경 씨는 그저 "처음에는 별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20대 초반 청춘들에게 첫인상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두 사람을 이어준 친구 커플 덕에 성동 씨와 은경 씨는 자연스럽게 만남을 이어갔다. 그리고 다가온 여름, 친구 커플이 그럴 듯한 제안을 한다.

"우리를 소개한 커플이 거제에 놀러 간다면서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요. 아내에게 물어 보니 좋다고 해서 1박 2일로 갔지요. 그때 친구들과 함께 밤을 보내며 엠티처럼 신나게 놀았어요."

둘은 서로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 여느 커플처럼 평범한 데이트도 이어졌다. 작은 일로 다투는 일도 있었고, 생각 없이 던진 말 때문에 상처를 주고받으며 헤어지니 마니 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 역시 지나고 보면 평범한 연인들 사이 일상다반사였다. 그렇게 지낸 지 3년째, 이들에게 생각지도 않은 축복이 다가온다. 그리고 그 축복은 성동 씨 꿈에서 먼저 신호를 보냈다.

"지금은 장모님이지요. 그때 여자친구 어머니께서 아이를 안고 있더라고요. 이름도 기억이 나요. 꿈에서는 사내였는데, 그러고 말았지요. 지금 생각하면 태몽이었나봐요."

때마침 결혼한 성동 씨 누나에게서 임신 소식이 들렸다. 주변 어르신들은 성동 씨가 누나 태몽을 대신 꿨다며 기특해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동 씨는 은경 씨에게 아이 소식을 듣는다.

"처음에는 너무 놀랐지요. 당황하기도 했고요. 어쨌든 어머니에게 말을 하기는 해야 하는데, 겨우 '엄마, 그 태몽 누나 게 아니라 내 것인 것 같다'고 말했지요. 어머니도 처음에는 매우 황당해 하기는 했어요. 그런데 생각처럼 화를 내지는 않더라고요."

은경 씨 집을 향하는 마음은 더욱 무거웠다. 성동 씨는 훨씬 어렵게 말을 꺼냈다. 당장 뺨이라도 맞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 장모는 철없는 아이들을 몰아붙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성동 씨와 은경 씨는 서둘러 결혼을 진행했다.

30대 중반에 결혼해도 그렇게 늦었다 소리를 듣지 않는 요즘, 성동 씨와 은경 씨 결혼이 이르기는 하다. 이들 부부에게 이른 결혼은 어떻게 다가올까.

"좋아하는 사람과 일찍 같이 한집에 사니 친구들이 부러워해요. 최근에 결혼하는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제가 또 조언도 해주고요. 일찍 결혼해서 또래처럼 즐기지 못하는 점은 있겠지만 좋은 점도 많은 것 같아요."

은경 씨 역시 이른 결혼 때문에 혼자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남보다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는 장점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직 연애처럼 지내는 게 좋아요. 제가 보기에는 꼭 한 가지 찍어서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아내에게 느끼는 매력도 많고요. 돌이켜보면 작은 일로 많이 싸웠던 것 같은데 원인은 대부분 저에게 있었던 것 같아요. 늘 화목한 가정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성동 씨가 바라는 평범한 행복을 이루기 위해 은경 씨가 내세운 조건은 간단했다.

"내 말을 더 잘 들었으면 좋겠어요!"

※결혼 기사를 매주 월요일 6면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사연을 알리고 싶은 분은 이승환 기자(010 3593 5214)에게 연락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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