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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추억의 돈가스

[경남맛집] 김해시 서상동 돈가스전문점 '사꾸사꾸'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2012년 01월 25일 수요일

1㎝는 돼보였다. 아저씨는 돼지고기를 연방 고기 망치로 두드렸다. 쿵쿵! 쾅쾅! 망치로 내리치는 소리에 돼지고기는 기가 죽었는지 점점 얇아져갔다. 0.5mm는 되려나? 얇디얇은 몸매를 자랑했지만 넓이는 애초보다 어마어마해졌다. 밑간을 하고 밀가루, 계란, 빵가루를 거쳐 기름에 바싹 튀겼다. 노릇노릇 색감 좋게 튀겨진 돼지고기 위에 데미그라스 소스를 흥건하게 적셨다. 토마토케첩이 지나치게 가미된 촌스런 맛이지만 톡 쏘는 것이 좋았다. 노란 수프와 단무지, 마카로니와 양배추 샐러드도 빠질 수 없다. 밥도 소복하게 접시에 담겼다.

"칼질하러 가자"고 엄마가 말하면 그날은 어김없이 돈가스를 먹는 날이었다. 돈가스를 잘근잘근 자르고 데미그라스 소스를 흠뻑 적셔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먹었던 추억의 음식 돈가스. 1970년대 김해에는 '이곳'에서만 돈가스를 맛볼 수 있었다. 바로 '강줄기'다.

김해시 서상동 82-17번지를 찾았다. 돈가스전문점 '사꾸사꾸'다. 1976년 '강줄기'서 1998년 '꼬래똔까스', 2006년 '사꾸사꾸'로 간판은 바뀌었지만 자리는 요지부동이다. 강줄기는 김태성·윤두이 부부가 처음 문을 열었고 꼬래똔까스와 사꾸사꾸는 그의 아들 김상률 씨가 도맡으면서 사용했다.

두툼하다. 3cm는 족히 돼 보인다. 노릇노릇 바삭바삭 잘도 튀겨진 것이 바삭한 과자 같았다. 씹는 질감이 장난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돼지 살코기를 베어 물자 육즙이 터져 나왔다. 부드러움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저토록 두툼한 돼지고기 어떻게 했길래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지?' 의문이 단박에 솟아올랐다.

   
 
  바삭바삭 잘 튀겨진 살코기를 한입 베어 물면 부드러운 육즙이 입안을 휘감는다.  

"사꾸사꾸(さくさく)는 눈이나 모래 위를 걸을 때 나는 소리인 '사박사박'을 뜻하는 일본어예요. 일본식 돈가스를 선보이고 싶어 지난 2005년 일본으로 건너가 7박 8일 동안 일본에서 유명하다는 돈가스란 돈가스는 죄다 먹어봤어요. 책도 많이 봤죠."

돈가스는 역시 고기가 생명이다. 이곳에선 김해시 주촌면에 있는 부경축산물공판장에서 돼지고기, 그것도 암퇘지만을 사용한다. 암퇘지는 살이 많고, 고기와 지방의 비율이 알맞다. 육질이 특히 부드럽고 잡냄새가 나지 않는다. 고기는 영상2도~영하2도로 유지되는 전용 냉장고에 보관한다. 모든 음식은 주문 즉시 만든다. 돼지고기를 밀가루와 계란, 빵가루의 순으로 입히는데 1분, 기름에 튀기는데 4분, 기름을 빼는 데는 3분이 걸린다.

   
 

고기 다음으로 신경쓰는 식재료는 빵가루다. 이곳에선 습식빵가루가 아닌 오븐식빵가루를 쓴다. 빵가루의 고소함은 더하고 기름기는 덜하다.

김상률 사장은 관대함과 수줍음이 많았다. 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엄격했다. "손님이 돈가스를 다 먹었는지, 남겼는지 항상 체크해요. 손님이 남긴 돈가스를 먹어보며 왜 남겼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하죠." 그는 매일 새벽2~3시에 잔다. 소스 개발에 여념이 없다. 과일농축액이 아닌 100%과일과 채소만을 사용하고 계절에 따라 약간의 변화를 준다. "돈가스소스를 비롯해 데미그라스소스, 야채드레싱 등 약 28개가 있어요. 제철 과일과 채소를 이용해 직접 만드는데 2주일 정도 숙성을 합니다."

엄격함은 그를 채찍질했고 그것은 맛으로 나타났다. 5~6가지로 시작했던 메뉴는 지금은 30여 개로 늘어났고, 쌈 싸먹는 돈가스·할로윈블루·레이디가스·철판돈가스 등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메뉴를 선보였다.

'저토록 두툼한 돼지고기 어떻게 했길래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지?'에 대한 의문은 풀렸다. 김상률 사장은 요리와 무관한 인생을 살았지만 가업을 잇기로 마음먹고 '돈가스'에 인생을 걸었다.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은 30년이 넘게 그 명목을 이어가고 있다.

"입소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알고 온 손님들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만큼 기대감을 가지고 오니까 실망이 클 수도 있죠. 맛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사꾸사꾸를 찾아주시고, 맛있다고 칭찬해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오늘도 손님들은 사박사박 모래 흙길 밟는 소리를 내며 사꾸사꾸를 찾는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데미소스 돈가스 6500원 △로스까스 7000원 △히레까스 7500원 △할로윈블루 8800원 △쌈 싸먹는 돈가스(2인) 2만 2000원 △철판돈가스 9000원.

◇위치: 김해시 서상동 82-17번지 (055) 328-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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