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4일 “오늘 우리 한나라당은 조건없는 국회 정상화를 선언한다”면서 “국회에 들어가 시급한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7일 우리당이 발의한 검찰총장 탄핵안의 국회 표결을 저지한 여당의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반민주적·반의회적 폭거였다”고 주장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투쟁만 지속하기엔 나라와 국민이 처한 형편이 너무나도 절박하다”며 무조건 국회 등원 방침을 천명했다.

이 총재는 “주가는 가라앉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으며, 거리로 내몰리는 실직자와 노숙자는 늘어만 가고 생존권을 요구하는 농민과 근로자의 투쟁은 봉기의 성격마저 띠고 있는데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뒷짐을 진 채 침묵하고 있고, 정부 여당은 국민 기만과 임기응변식 미봉책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국민을 바라보면서 제1당의 본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무엇보다 먼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적자금은 적시·적소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겠지만 돈을 제대로 쓰겠다는 것인지 철저히 따진 후 동의할 것이며, `공적자금관리특별법'도 반드시 통과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간의 여야 영수회담이 빠르면 내주말께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을 수행중인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4일 “김 대통령이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이번 순방결과를 설명하는 형식을 빌려 영수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 “김 대통령이 귀국하면 정국이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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