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26) 거창군 농업기술센터 김진근 축산내수면 담당

거창군은 농업이 지역경제의 주를 이루고 있으며 벼농사와 함께 축산, 과수, 딸기 등이 주 소득 작목이다. 이 가운데 축산업 비중은 연간 4300여억 원으로 추산되는 농업분야 수익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특히 쑥을 주성분으로 하는 사료를 개발하고, 쑥을 마케팅 브랜드화에 접목시킨 한우(애우, 艾牛), 돼지(애도니), 닭(애닭이)은 사양특허와 상표등록을 완료했다. 애우는 현재 전국 260여 개 한우 상표 중 소비자시민모임이 인증하는 전국 우수 축산물 상표에 3년 연속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면서 이제는 시장에서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규모에서는 경남 도내 중간 정도인 거창의 축산행정이 이처럼 정점에 올라 있는 것은 축산 농가들과 현장에서 부대끼면서 구슬땀을 흘려온 축산직 공무원의 집념 어린 노력이 바탕이 됐다.

거창군 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는 김진근(46·사진) 축산내수면 담당주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축산을 전공한 특기를 살려서 공직생활도 대부분 축산분야에 몸담아 온 이력 때문에 이제는 자타가 축산 전문 공무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는 축산 업무를 담당하면서 1990년대 UR(우루과이라운드)나 WTO(세계무역기구) 체제 출범으로 이어지는 자유무역의 확산 추세에 따라 축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임을 내다보고 일찍부터 지역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왔다. 축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축산분야 농어촌 발전 특별 대책을 수립하고, 영세·부업 규모를 축사시설 현대화를 통한 선택과 집중으로 1990년대보다 3~4배 정도 규모로 전업화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전업화 이후 2000년도부터는 시대 흐름에 맞게 소비 패턴에 맞추어 기능성 웰빙(Well-Being) 축산물 상표 개발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양보다는 질 위주의 축산물 생산에 전력을 다했다. 먼저 쑥을 급여한 한우 상표 개발을 시작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기어이 상품화를 이루어 냈다. 현재 사양시험을 거쳐 171개 항목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2004년에 사양특허와 상표등록을 완료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양돈과 산란계에도 쑥을 접목, 애도니, 애닭이 상표를 개발해 특허청에 등록을 완료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또 소비자 패턴에 맞는 질 위주 사양을 위해 한우 농가의 숙원인 섬유질 가공사료(TMR) 시설을 건립했다. TMR 시설은 도내 최초 한우 전용 섬유질 사료공장으로 무항생제 사료를 1일 90t 이상 생산해 농가에 공급함으로써 한우 농가의 생산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기존 거창읍에 있는 노후화된 시설에서 중개인들끼리 거래해 오던 가축시장을 남상면 무촌리 일원으로 이전했다. 이 덕분에 전국 최대 규모인 1일 300마리 정도의 가축전자경매를 할 수 있게 됐고, 전국에서 축산 농가와 상인들이 줄지어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축산업 방향을 친환경 생명산업 육성으로 정하고 섬유질 사료공장을 이용한 친환경 사료 급여와 함께 HACCP(위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 100농가 육성, 축산물 무항생제 인증 100농가를 목표로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 농장 HACCP 인증은 70농가로 경남 도내 최고이며, 전국에서도 세 번째로 많다. 무항생제 인증 또한 47농가로 경남 도내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또 제값받는 거창 축산물을 위해 지난해 CJ프레쉬웨이와 MOU를 체결해 매월 애우 150마리를 공급, 연 126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한편으로는 축산 분야뿐만 아니라 2011년부터 내수면 업무와 21세기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곤충산업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농촌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다. 논농사 대체 작목으로 미꾸라지의 청정 자연생태장 조성을 위해 국비 10억 원, 곤충생산단지 조성을 위한 국책사업에 응모해 1개소 2억 원, 유기축산 인증에 응모해 2억 원, 애우 소비자체험전시 가공시설 설치 등 2개소에 2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눈부신 실적을 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서북부 한우클러스터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국비 4억 원의 성과보수를 받았고, 소비자시민모임이 주관하는 평가에서 전국 260개 한우 상표에서 당당히 3년 연속 인증받는 쾌거를 이루어 낸 것이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거창의 축산업이 완전히 경쟁우위에 설 때까지 일 욕심을 부리겠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기후 변화와 축산 환경 문제, FTA 피해 예상 문제 등을 걱정하면서 다양한 시책을 통해 '살고 싶은 농촌', '의욕 넘치는 농가', '희망의 축산업'을 목표로 거창의 축산업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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