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창원 창동예술촌 조성사업 '지지부진'

창원 창동예술촌에 대한 기대가 우려와 실망으로 변해가고 있다. 애초 지난해 12월 29일로 예정됐던 최종 입주자 발표가 이번 달 4일로 늦춰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창동예술촌은 총 50개 점포 중 32개만을 1차 입주자로 선정, 추가 공모에 나섰다. 짧은 공고 기간과 홍보 미비로 전국적인 신청자가 부족했고 1차 입주자로 선정되지 않은 신청자에 한해 재평가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 창동예술촌 측의 설명이다. 지난 10일에는 서울서 전문가 간담회와 언론발표회가 열렸다. 창동예술촌 관계자는 "전국 차원의 입주자와 예술인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창동예술촌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것은 물론 전국적인 전문가와 문화예술계 네트워크 구축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약없는 표류 = 지난해 8월 창동예술촌 기획자로 문장철 씨가 뽑혔고 11월 창동예술촌 간담회가 열렸다. 윤범모 경원대 교수와 김광우 조각가, 박수철 동아대 교수, 이성석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정연규 마산예총 사무국장, 김보성 창동통합상인회 회장, 윤종수 상공회의소 부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는 형식적이었다.

자문하는 자리였으나 전문가들도 어떻게 사업이 진척되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였고, 문장철 촌장이 일방적으로 이들에게 통보하는 형식이었다. 의미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열린 창동예술촌 사업설명회 때 문장철 촌장은 "1차 서류심사 후 평가위원회를 통해 29일 입주예정자를 발표할 것이며 2012년 1월 5일 선정자를 대상으로 입주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마산합포구청서 열린 창동예술촌 사업설명회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하지만,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왜 늦어지는지에 대한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모 작가는 "입주예정자 발표를 지역신문에 공고하고 개별통보를 해준다고 했는데, 아무런 통보가 없었다. 창동예술촌 사무국에 전화를 하니 2차 평가가 늦춰져 1월 3~4일에 발표날 것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1차 입주자로 선정되지 않은 모 작가도 "공모 후 재평가를 받아야 할 대상자들이 있다면 메시지나 메일로 알려줘야 하지 않나?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피드백이 없다. 일방적이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애초 9일 예정됐던 추가 입주자 공고도 11일로 다시 늦춰졌고, 16일로 예정돼있던 최종 평가 위원회도 18일로 미뤄졌다.

◇완벽한 준비 필요 = 그럼에도 문장철 촌장은 창동예술촌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박수철 동아대학교 교수는 "창동예술촌의 정확한 콘셉트를 모르겠다. 문신 선생만 내세울 것이냐? 어떤 성격으로 예술촌을 만들 것인지 확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석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도 "여러 마리 토끼를 잡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문신·최운 등 그 시대의 특정세대에 국한된 공감대가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창동예술촌 간담회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창동예술촌 구성 콘셉트는 50~80년대 마산 르네상스 시절을 재조명하는 '마산예술흔적',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공간인 '에꼴 드(Ecole de) 창동', '문신예술 골목' 등 총 3가지다. 과연 이 사업이 문예부흥을 위한 것인지, 상권 활성화를 위한 것인지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해 예술인들과 상인들이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2년 동안은 무상으로 임대료를 지원받지만, 그 뒤가 걱정이다." 창동예술촌 간담회와 사업설명회 때 공통으로 나온 의견이다.

문장철 촌장은 "전담 운영관리 기구를 설립해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회적 기업과 1인 창조기업을 유치할 것이다"며 창동예술촌 메세나 회원제를 운영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황무현 마산대학 교수는 "어떻게 채워가고 만들어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목적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범모 경원대 교수와 이성석 학예연구팀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을 유치하고 어떻게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2년 뒤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누가 창동예술촌에 또 입주하겠느냐?"라며 되물었다.

창동예술촌 최종 입주자 결과 발표는 오는 18일 지역신문과 창원시 홈페이지에 공고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습으로 봐서 이마저도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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