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25) 함양군 재난관리과 홍화섭 씨

예로부터 물과 산을 잘 다스려야 훌륭한 공복이 된다고 했던가. 함양은 산이 높아 상대적으로 골이 깊어 물이 마르지 않는다.

특히 함양읍 소재지인 위천은 신라 때는 읍내 중앙을 가로질러 홍수의 피해가 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신라말 최치원 선생이 함양 태수로 있을 당시 둑을 쌓아 지금의 하천 위치로 돌리고 나무를 심어 방재림을 조성해 치산치수에 신경을 썼는데, 그 덕분에 후손들이 큰 덕을 보고 있다.

10여 년 전 태풍 루사, 매미의 내습 때 하천과 관련해 큰 피해를 보고 복구를 하는 데 함양군만큼 노력을 기울인 지자체도 없을 것이다.

   
 

함양군에는 42개 지방하천과 202개 소하천이 있다. 주거지역과 농경 지역이 하천에 근접하고 있어 군민의 생활안정 핵심은 치수에 힘쓰는 것이 최우선이다. 요즘은 자연친화적 정비와 문화생활과 관련해 치수·방재의 개념을 넘어선, 지역민이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하천 환경을 이루어내야 한다.

함양군 재난관리과는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하는 위천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함양읍을 흐르는 한들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생태하천 조성 및 복원'이라는 자연친화적 조성사업으로 함양읍 시가지 하천을 정비하고 있다. 태풍 무이파 내습 때 하천 시설물이 피해 본 것을 조속히 복구하고 있는데, 재난관리과 홍화섭(49·사진) 하천담당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홍 계장은 평소 말이 없고 표정의 변화가 없다. 그의 경륜이 말해주듯 그저 지역에 걸맞게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행정이 기본이다.

홍 계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생태학전문가, 수자원전문가, 토목 전문가의 의견을 거쳐서 목현 소하천 정비사업을 하느라 밤낮없이 지냈다.

"1987년 태풍 셀마 때도 목현마을 내에 통수 단면이 부족해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미정비된 소하천 총연장 1.8㎞를 정비함으로써 재해를 예방하고, 물도 머물러가는 하천이라는 대명제 아래 면 소재지 친수 공간을 확보해 마을구간의 기존교량 17개소를 철거한 후 10개소로 정비했습니다. 지역주민의 친수공간으로 수변공원과 기존도로·제방 둑을 활용한 산책로 등을 만들고, 각종 수생식물을 심어서 치수와 생태가 어우러진 하천을 만들었지요."

홍 계장은 목현 소하천 정비사업이 전국 최우수 생태하천사업으로 선정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또 홍 계장 덕분에 소방방재청이 아름다운 소하천 가꾸기의 성공적인 소하천 정비사업의 모델로도 선정됐다.

함양군 목현 소하천이 전국 최우수를 수상함에 따라 서울 코엑스에서 2011년 기후변화 방재산업전에 전시를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함양을 전국에 알리는 기회도 됐다. 전국의 방재분야 담당자 교육기관인 국립방재교육원에서는 하천정비의 우수사례로 목현 소하천 현장견학을 오고 있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하천부서 담당자들도 현장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해 예방과 동시에 친환경 하천정비에 함양군이 전국 최고로 손꼽힐 수 있도록 한 주인공이 바로 홍 계장이다.

홍 계장의 공무원 출발은 지난 1990년 마천면사무소에서 시작했다. 이후 건설과 도로부서와 방재부서 등에서 근무하면서 각종 건설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홍 계장은 현장 실무 경험이 축적된 베테랑 시설직 공무원이며,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 항상 적극적인 자세로 민원 응대와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2002년에는 재난관리업무 유공과 환경 국가사회발전 유공 등 그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홍 계장은 상급기관이나 동료 직원들의 칭찬에 "제가 뭐 하는 게 있나요. 밑에 직원들이 일을 다 하지요"라고 항상 대답한다. 공로를 항상 후배 직원들에게 돌리는 홍 계장은 현재 추진 중인 함양 위천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한들 생태하천복원사업 등 대규모 사업의 현장 점검에 여념이 없다. "품질 높은 사업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지역민에게 녹을 먹는 공무원의 역할"이라는 홍 계장은 오늘도 한결같이 불철주야 생태하천 조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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