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언론이나 우리의 일상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일들을 설명할 때면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한류'라는 단어이다. 인터넷을 통해 '한류'에 대해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니 '한류(韓流)'란 단어는 97년께 대만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대만에는 원래 '한파주의보'를 뜻하는 한류(寒流)란 말이 있었는데 이영애와 차인표가 주연한 <불꽃>이란 TV드라마가 대만에 들어갔을 무렵 한국 드라마들의 경쟁력이 무서우니 대만 연예계가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대만 언론들이 '寒流'를 '韓流'로 바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이렇듯 한국의 TV드라마를 시작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동남아시아 권을 중심으로 퍼지던 '한류(韓流)'는 최근 아이돌(idol) 스타 가수들 중심으로 K-Pop 열풍이 더해져 아시아를 넘어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 한해는 방송사의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함께 K-Pop 열풍이 거센 한해였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이 K-Pop에서 아시아를 넘어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을 넘어 남미와 아랍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새삼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느끼게 되었던 해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이제 우리 일상에서 아이돌(idol)이나 K-Pop이라는 단어들이 매우 친숙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이즈음에서 아이돌(idol)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본래 신처럼 숭배되는 '우상'을 뜻한다. 이 뜻이 많은 사랑을 받는 대상으로서의 우상적인 존재, 즉 인기 있는 사람으로 넓혀져 최근에는 청소년층에 인기가 있는 가수 등을 'Teen idol'로 지칭하면서 여러 방송사 등 언론에서 이들을 '아이돌'이라고 짧게 줄여 부르고 있다. K-Pop의 사전적 의미는 한국의 대중가요를 Korean Pop 또는 Korean Popular Music을 뜻한다. 한편 일본의 대중가요는 J-Pop, 중국의 대중가요는 C-pop이라고 불린다. 즉 K-Pop이라 함은 한국의 모든 대중음악을 통칭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특히 올해 K-Pop 유럽 공연의 성공으로 여러 방송사에서는 경쟁하듯 앞 다투어 이러한 사실들을 방송 보도하다보니 이따금 TV를 보면서 그 요란한 율동이나 헤어스타일, 옷차림에 혀를 차가며 '저게 노래냐'고 비아냥대던 세대들도 이제는 뿌듯해 하는 눈치다.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세계의 중심'으로 점차 다가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일까?

우리는 이즈음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한류라는 단어가 "진정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것인가"에 대하여 한번 고민해봐야 하겠다.

수십, 수백 명의 팬들이 "사랑해요, K-Pop"이라는 말이 적힌 플래카드와 사진을 흔들어 대며 플래시몹(flash mob; 휴대전화나 SNS 등을 이용한 연락으로 갑자기 약속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 동안 해프닝을 벌인 뒤 흩어지는 불특정 다수의 군중이나 행위)같은 이색시위를 연출하며 '우리 도시에서도 공연해 달라'거나 '연장공연' 등을 주장하는 외국 팬들. 그들의 모습 속에서 그들이 '우리 문화를 받아들인 것일까'라는 의문점도 던져봐야 하지 않을까?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해본다면 K-Pop이 세계를 점령하고 있다는 식의 문화제국주의 표현이다. 문화 현상과 예술행위들에 한국이라는 국민감정을 과대 포장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여러 방송사들의 스타 발굴 오디션 프로그램과 K-Pop의 세계적인 열풍이 2011년 올 한해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많은 연예인을 지망하는 청소년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은 음악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각 대학 실용음악과를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넘쳐나고 지방의 일반 음악과는 정원을 채우기에도 힘겨워 보인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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