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 창원 산호동 '코코네 닭 한마리 칼국수'
"여기 닭 한 마리요." 어떤 형태의 닭을 기대하든, 누구나 한 번쯤은 불러 봄 직했을 주문이다. 그만큼 닭은 우리에게 친근하다. 하지만,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코코네 닭 한 마리 칼국수'에서 "닭 한 마리요"를 외친다면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특별한 '닭 한 마리'를 만날 수 있다. 사실 닭고기처럼 고마운 음식이 어디 있을까? 부위별로 영양 성분이 달라 한 마리만으로도 가족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다. 고단백 저지방 부위인 가슴살부터 콜라젠 성분이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날개, 단백질과 지방의 조화로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다리 살까지 통째로 즐길 수 있는 고마운 음식이다. 여기에 갖가지 몸에 좋은 재료들로 정성까지 더해 그동안 흔히 먹었던 닭요리와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면 행운이 아닐까?
착한 가격의 점심 특선을 주문했다.
큼지막한 양은냄비 안에 넉넉한 육수와 닭 반마리가 감자와 떡 등 갖가지 재료를 넣고 주방에서 한소끔 끓여져 다시 불판에 놓였다.
"충북 제천에서 가져온 청정 한약재 10여 가지와 각종 채소 10여 가지를 넣고 9시간을 끓여 우려낸 육수입니다. 닭은 냄새 제거를 위해 우선 소금에 절이고 소주와 청양고추·생강·양파·월계수 잎에 넣고 푹 삶았죠."
평소 몸이 좀 약했다는 박시우(30) 사장은 자신이 개발한 이 육수를 먹고 잔병치레가 많이 없어졌다며 육수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이내 보글보글 맛있는 소리가 끓어 오른다. 국물이 살짝 끓을 동안 '코코네 닭 한 마리 칼국수'만의 특제 소스를 만들면 된다.
우선 간장을 2∼3숟가락 넣고 갖은 양념과 다진 마늘 겨자를 요령껏 넣는다. 그리고 잘 섞고 나서 양배추·적채 부추 등 채소에 버무리면 된다. 물론 처음 오는 손님들에게 직접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빼놓지 않는다.
소스를 만들어 놓고 국물을 떴다.
기름기 없는 깔끔한 국물이 은은한 한약재 향을 머금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담백하기 이를 데 없다.
치즈가 들어간 떡과 가래떡을 소스에 찍어 채소와 먹으니 식욕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를 먹는 기분이다.
이제 한약재의 깊은맛이 밴 닭고기를 집어들었다. 고기를 소스에 찍어 채소와 함께 입 안에 넣었다.
닭고기는 부위에 따라 쫄깃하기도 하고 퍼석하기도 한데 소금에 한번 절여졌다는 닭고기는 탱글탱글한데다 한약재의 깊은맛이 우러난 육수, 개운한 채소와 어우러지니 그 맛이 기가 막히다.
배추김치와 시원한 물김치, 아삭한 깍두기도 모두 사장이 직접 만들 만큼 평소 요리에 관심은 물론 소질도 있었다는 박 사장은 "마산에 아귀찜 골목이 있듯이 서울에는 닭 한 마리 칼국수 골목이 있어요. 서울에서 직장생활 할 때 자주 다녔죠. 그러다 경남에 내려왔는데 이곳엔 이런 맛이 없어서 아쉬워하던 참에 내가 직접 해보자 싶더라고요.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 골목에서 먹어봤던 집 가운데 가장 맛있었던 집에 가서 한 달 동안 설거지하고 서빙도 하며 배웠죠. 여기다 경남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시식회도 여러 번 거쳤습니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단골이 생길 만큼 좋아하시더라고요."
점점 졸아가는 육수는 진하면서도 깊은맛을 낸다. 여기에 칼국수가 '투하' 됐다. 이 둘의 조화 또한 예사롭지 않다. 쫄깃한 면발과 진한 육수는 어느 제대로 된 칼국수 집 부럽지 않다.
경기도 안성에서 가져왔다는 칼국수 역시 박 사장이 서울 한 식당에서 먹어본 칼국수 맛에 반해 직접 공장을 찾아가 공수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면발의 쫄깃함이 가시지 않더라고요. 알고 보니 직접 손으로 빚은 칼국수더라고요. 그래서 번거롭더라도 제가 먹어본 것 중에 최상의 것만 주문해 씁니다. 앞으로도 최상의 재료로 속이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많은 분이 찾을 수 있는 닭 한 마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 시행착오와 검증을 거쳐 만들어진 '코코네 닭 한마리 칼국수'는 젊은 사장의 의욕과 자부심이 그대로 녹아들어 맛도 영양도 놓치지 않으면서 온 종일 든든하기까지 하다.
"담백한 육수 맛을 느끼고 싶으시면 그대로 드시고 좀 시원한 맛을 느끼고 싶으시면 물김치를 넣으시고 거기에 얼큰한 맛까지 느끼고 싶으시면 매운 갖은 양념을 함께 넣어 드셔 보세요. 내 입맛에 맞춰 먹을 수 있는 똑똑한 닭 한 마리입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닭 한 마리 2만 원. △닭 반마리 1만 원. △점심 특선(닭 반마리+칼국수, 2인분) 1만 2000원.
□위치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8-17번지. (055) 241-9008.
<'코코네 닭 한 마리 칼국수' 맛있게 먹는 법>
1. 닭은 3분의 2 정도 익혀 나오기 때문에 한 번만 팔팔(3∼5분) 끓이면 된다.
2. 국물이 끓는 동안 소스를 만든다.
3. 소스는 갖은 양념 한 숟가락 정도, 간장 2~3 숟가락 정도, 다진 마늘과 겨자는 좋아하는 만큼 넣어 채소와 함께 비빈다.
4. 먼저 익은 떡 사리를 소스에 찍어 드시고 닭은 소스를 버무린 채소에 싸서 먹으면 된다.
5. 닭을 먹은 후 칼국수 사리를 넣어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