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으로 고입선발 지각 결석 수업차질


내신성적만으로 고교 입학이 결정되는 첫 세대인 중학교 3학년생들의 수업과 학교 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17일 도내 일선 중학교 3학년 교사들과 경남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10월말과 11월초에 치른 기말 시험 이후 교실이 시끄러워지고 지각.조퇴.결석이 늘어나는 등 분위기가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
학교 밖 생활에서도 교사들은 학생들이 모든 것이 끝났다는 해방감으로 일탈행위를 저지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전전긍긍하면서도 이달 말까지 내신성적을 산출해야 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올해 중3들의 고교 입학이 12월에 따로 선발고사가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11월중에 마무리되는 내신성적만으로 이뤄지는 탓에 마지막 기말시험 이후 학생들 자세가 풀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 기말시험이 끝난 데 이어 출석과 특별활동 성적 산출 기준일인 17일이 지난 19일부터는 아예 학교를 결석해도 학교에 특별한 매력이 없는 이상 강제로 끌어올 수도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지난해는 고교 입학과 관련된 일정이 겨울방학과 거의 맞물려 끝나 학습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었으나 올해는 적어도 40일 이상 벌어져 학교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산 모 중학교 3학년 주임 교사는 “지난해는 12월 14일 별도 선발고사가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공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올해는 10월말 기말시험 이후 고3 교실과 비교될 정도로 학생들 자세가 눈에 띄게 달라져 수업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창원의 모 중학교 3학년생인 한 학생도 “내신 산출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학교서는 누가 어떤 고등학교에 갈 것인지는 거의 결정된 상태”라며 “성적이 어중간해서 초조해하는 아이는 물론 성적에 따라 진로가 뚜렷해진 아이들도 학교 수업에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교실 실정을 전했다.
이와는 달리 산청 모 중학교 교감은 “학생들이 느슨해져도 지도는 결국 교사의 열성과 방법에 달려 있다고 본다”며 “대입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완전한 고입 정상화는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느긋하게 다양한 경험을 학생들에게 안겨줄 수 있다는 면에서 좋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창녕의 한 중학교 교사는 “대구.경북 지역은 내신성적 산출 기준일을 늦춰 11월말에 기말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진도의 공백을 없애고 충실한 교과 학습과 학생 지도를 위해 경남에서도 검토해 볼만한 방안”이라고 나름대로 대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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