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 창원 용호동 다미양곱창…젓갈에 빠진 돼지 마늘에 빠진 곱창

고민이다. 대부분 맛집은 대표 메뉴가 있는데 이번 맛집은 '양곱창'과 '제주도 흑돼지' 어느 하나 양보하기 함들 것 같다. 특제 소스에 빠진 양곱창과 제주도 흑돼지를 만나는 순간, 두 가지 맛을 다 놓칠 수 없다.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다미 양곱창'. 사실 양구이·대창·소창과 같은 내장 음식들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 중 하나다. 밑반찬만 먹고 자리를 일어나더라도 곱창은 입에도 대지 못하겠다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2첩 수라상을 내밀어도 양곱창과 바꾸지 않겠다는 마니아도 있다. 이렇듯 마니아를 만들어내는 음식에는 분명히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런 이유로 평소 내장 음식은 쳐다도 보지 않던 사람도 정성을 들이고 제대로 맛을 낸 음식을 만난다면 마니아로 돌아서는 것 또한 순간이지 않을까 싶다.

'양'이란 '위'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양이 찾느냐?"라는 말은 양(量)이 아니라 "위가 찾느냐?"라는 말이다.

/박일호 기자

흔히 소금구이로 먹는 줄로 알았던 양곱창이 '다미 양곱창'에서는 다진 마늘과 파인애플 즙 등으로 버무린 소스에 빠져 특유의 냄새는커녕 곱창의 솜털처럼 보드라운 속살이 입에서 녹고 양구이는 씹을수록 쫄깃하고 고소하다. 잘 손질하고, 특제 소스와 제대로 궁합을 맞추고, 숯불에 잘 구워내기까지 한 양곱창은 본연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내장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향긋하면서 다양한 질감들이 입을 즐겁게 한다.

"양 부위 중 최상으로 치는 것은 살이 가장 두꺼운 깃 머리인데, 소 한 마리에 기껏 3∼4근밖에 나오지 않아요. 양 모양 보세요. 결이 나있죠? 씹으면 조개관자 같으면서도 쫄깃한 맛이 그만이라니까요."

1년여 쯤 전, 십수 년 해오던 음식 장사를 접고 좀 쉬겠다고 마음먹었던 정영숙(46) 사장은 불현듯 용호동 앞을 지나다 우연히 양곱창 집을 발견하고 가게를 인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먹었던 제주도 흑돼지 맛에 반했던 정 사장은 양곱창과 제주도 흑돼지, 여기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살린 특제소스를 곁들여 문을 열었다.

"인연이 되려고 했는지 좀 쉬려고 했는데 다시 장사를 시작했네요. 제대로 맛을 내 열심히 한다면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처음엔 한 테이블, 두 테이블 정도만 찼었는데 단골들이 또 다른 손님을 데리고 오고, 또 단골이 생기면서 지금은 말 그대로 마니아가 많아졌어요."

양곱창은 그 재료 못지않게 굽는 타이밍이나 자르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 때문에 정 사장은 테이블을 돌며 직접 구워주기도 하고 잘라주는 등 가장 맛있는 상태에서 양곱창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양은 굽다 보면 하얗게 변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먹으면 가장 맛있단다. "곱창이나 대창은 설익거나 너무 많이 익으면 질기거나 오므라들기 때문에 센 불에 얼른 구워 먹어야 한다"라며 연방 고기를 구워 얹어준다. 잘 구워진 양곱창은 소금에만 찍어 먹어도 그만이지만 거칠게 빻아진 마늘과 간장 등이 어우러진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면 개운함이 더해져 질리지 않는다.

/박일호 기자

이어 제주도 흑돼지가 테이블에 놓였다. "우리 집에 와서 흑돼지 안 먹고 가면 섭섭하지." 배부르다며 고개를 저었는데도 맛만 보란다. 제대로 오겹살인데다 두툼하다. 거무스름한 소스도 불판에 같이 올려진다.

멸치액젓에 양파와 새우젓 등으로 맛을 낸 이 집만의 특별한 소스다. 오겹살을 된장이 아닌 이 소스에 찍어 먹는단다. 액젓에다 마늘과 청양고추를 썰어 넣고 고기 옆에서 보글보글 끓인다.

"젓갈에 찍은 오겹살을 깻잎 장아찌 위에 올리고 액젓 안에 들어 있던 마늘하고 청양고추 얹어서 부추 양념과 같이 먹어 보세요." 기가 막히다. 젓갈에 빠졌다가 나온 오겹살은 기름진 고기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개운하다. 육질이 좋은 제주도 흑돼지와 어우러져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다.

친정에서 직접 가져다 쓴다는 된장으로 맛을 낸 우거지 된장국도 빼먹으면 아쉬운 메뉴.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된장국에다 보드라운 우거지의 조화가 배부른 것도 잊고 계속 숟가락이 가게 한다.

<음식의 효능>

△양의 효능 = 양은 소의 첫 번째 위로서 예부터 임금님이 하루에 한 번은 꼭 드셨다고 한다.

본초강목과 동의보감도 그 효능을 높이 평가하는 고단백 저지방 최고의 보양식으로 정력과 기운을 북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오장을 보호하고 어지럼증을 다스리고, 당뇨·술 중독·피로해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막창의 효능 = '막창'은 소의 네 번째 위로 '홍장'이라고도 한다. 칼슘 함량이 소고기보다 높아 어린이에게는 성장 부진 예방, 성인에게는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

△곱창의 효능 = 곱창은 소의 작은창자를 말하며 고단백 저콜레스테롤 식품으로 소화 흡수력과 알코올 분해작용이 뛰어나 소화촉진과 위변보호 등에 효과가 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특양구이(150g) 1만8000원. △대창구이(150g) 1만5000원. △제주흑돼지오겹살(120g) 1만원. △제주 삼겹살(120g) 8000원.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용지온천 2층. (055) 262-6646.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