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22) 고성공룡박물관사업소 박일규 씨

고성공룡박물관사업소에 가면 자격증을 무려 25개나 보유하고, 박물관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매일 중장비와 동고동락하는 박일규(54·기능 6급 지방기계장·사진) 씨를 만날 수 있다.

박 씨는 지난 1991년 6월 서울시 동작구청에서 공무원을 시작해 5년여를 근무하고 1995년부터 12년여 동안 경기도 부천시에서 근무했다.

그는 지난 2007년 4월 고향인 고성군으로 전입해 지금까지 공룡박물관 사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가 고향으로 발걸음을 한 것은 고령인 부모를 가까이 모시기 위해서다. 외동아들로서 그동안 가까이서 부모를 모신 여동생의 무거운 짐도 조금은 내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의 자격증 따기는 1978년 22살 때 해병대 장기 하사로 입대해 보직으로 공병 중장비를 맡고부터 10여 년간 중사로 전역할 때까지 이어진다. 자격증의 필요성을 느끼고 1년에 1~2개씩 전문분야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 이런 자격증 보유로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됐고, 자신의 업무와 연관된 부서의 자격증은 반드시 땄다.

그는 중장비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나 한두 개 있을 자격증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이 수많은 자격증 중 하나도 불필요한 것이 없다. 도로교통 관련 과에서는 도로교통안전관리자격증을 땄고, 설비 분야에 있을 때는 전기공사, 보일러취급 기능사, 건축 관련 분야에 근무할 때는 롤러며 굴착기, 지게차, 건설기계 조종사 등의 자격증을 땄다.

"한 분야만을 정해놓고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공무원을 하면서도 다양한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싶어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맡은 분야에서만큼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도전했을 뿐인데 이렇게 자격증이 많아졌습니다."

각종 자격증을 갖고 전문적인 기술이 있다 보니 그는 공룡박물관에서 몇 사람 역할을 한다. 특히, 공룡박물관과 상족암 군립공원 내 시설물 관리와 보수, 군립공원의 탐방로와 전망데크 수선은 맡아놓은 당상이다. 또 수전설비 전기기기를 사전에 교체해 관람객 안전을 도모하고, 전기시설물 등 시설물 전반적인 것들을 직접 안전점검하고 개·보수를 하고 있다. 박물관과 군립공원 내 깨끗한 환경조성과 사계절 꽃 피는 공간을 위해 수목을 정비하고 계절별 꽃을 선별해 꽃길을 만드는 것도 일이다.

그는 낮에는 고성공룡박물관 직원으로 온갖 궂은 일을 하다가 퇴근하면 공부를 한다. 언제나 부족한 지식을 채워 주는 것이 공부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는 서울시에서 근무할 때 창원기능대에서 국비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에 늘 감사하며 살고 있다. 그때의 공부에 대한 열정이 지금도 그의 몸에 배어 있다.

그는 각종 자격증으로 말미암은 업무 처리와 근면 성실함으로 서울시 우수공무원상(1994), 부천시장 표창장 2회, 경기도 모범공무원상(2004), 문화관광부 장관상(2006) 등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 9월 30일에는 경남도 자랑스러운 공무원상을 받는 등 그동안 12회나 각종 상을 받았다.

"언제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 기쁩니다. 이제껏 해온 만큼 맡은 위치에서 언제나 온 힘을 다하는 공무원이 되겠습니다. 스스로 만족을 위해 공부한 것이고, 제 업무를 위해 당연한 노력을 한 것뿐입니다. 적어도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성실함과 노력은 아들과 딸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아이들이 학생이던 시절부터 아버지가 책을 읽고 있으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손에 잡게 됐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 모든 일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라는 그의 평소 입버릇처럼 아이들도 아버지를 따라 탐구하는 태도가 몸에 배었다. 두 아이는 서울에서 대학원과 대학에 다니고 있다.

그의 계획이 궁금했다. "어떤 위치 어떤 자리에 가더라도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아이들이 졸업하면 아내를 고성으로 오게 해 부모님을 모시고 공직생활을 고향에서 마무리하고, 제가 가진 모든 기술과 자격증을 활용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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